‘큰 미니’의 역설 – 미니 클럽맨 쿠퍼 S 시승기

기사입력 2017.11.1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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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브랜드가 BMW로 넘어간 지도 20년이 넘었다. 그리고 그동안 미니는 다양한 실험적 시도를 통하여 브랜드의 정체성을 쌓아 나갔고 마침내 하나의 브랜드로 정착되기에 이르렀다. 이제는 미니는 더 이상 알렉 이시고니스 경(Sir Alexander A. C. Issigonis, 1906~1988)이 설계한 합리적인 작은 차가 아닌, BMW의 고급 소형차 브랜드로서 인식되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시승한 신형의 미니 클럽맨은 BMW가 벌인 미니의 고급화 작업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모델이다. 시승한 미니 클럽맨은 쿠퍼 S 모델이다. VAT 포함 가격은 4,87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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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대의 클럽맨은 좌우 앞문 1개씩, 후방의 스플릿 도어 2개, 그리고 조수석 뒤쪽의 수어사이드 도어 1개를 포함하여 총 5개의 문을 가지고 있었다. 이 독특한 도어 구성은 미니 클럽맨의 아이덴티티이기도 했지만, 수어사이드 도어가 우측에만 자리했기 때문에 좌측통행을 시행하는 국가에서는 효용성이 없어서 빈축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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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새로운 클럽맨은 다르다. 종래의 독특한 도어 구성을 버리고 보다 평범한 형태의 도어를 채용했다. 운전석과 조수석측 뒤편에는 모두 제대로 된 스윙 도어가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캐비닛처럼 열리는 후방의 스플릿 도어는 그대로 살려 놓았다. 따라서 새로운 클럽맨은 총 6개의 문을 지니게 된다.


새로운 클럽맨은 크기가 커진 3세대 미니를 바탕으로 한다. 따라서 기존에 비해 훨씬 큰 몸집을 자랑한다. 하지만 현행의 미니 해치백에서 받게 되는 다소 통통한 이미지와는 다른 느낌을 받는다. 미니 해치백에 비해 한층 긴 차체길이와 더불어 더 낮고 더 넓은 인상을 주도록 빚어져 있는 덕분이다. 미니 클럽맨의 전장X전폭X전고는 4,253X1,800X1,441mm다. 이 크기는 거의 C세그먼트 해치백에 준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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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고급스러운 감각을 내도록 한 디테일 역시 인상적이다. 이는 한층 크고 길어진 차체와 더불어 신형 클럽맨을 통상의 해치백형 미니에 비해 다른 인상을 심어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다만 테일램프의 디자인은 단종된 페이스맨의 것을 가로로 눕혀 놓은 듯한 모양새다. 때문에 보는 이에 따라 호오가 갈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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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세그먼트 수준의 사이즈로 커진 미니 클럽맨. 클럽맨의 거대해진 크기는 실내에서도 그대로 체감할 수 있다. 특히 공간적인 면에서 월등히 넓어졌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넓어진 전폭과 높아진 전고를 살려낸 공간 설계 덕분에, 컨트리맨을 제외한, 다른 미니 모델들에 비해 한층 쾌적한 기분이 든다. 실내공간의 확대는 클럽맨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는 부분이다.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에 고르게 공간이 할당되어 있으며, 뒷좌석은 성인 남성이 탑승해도 큰 불편이 없을 정도로 부족함이 없다. 실내의 디자인은 전통의 원형 테마를 중심으로 풀어 나가고 있지만 집요할 정도로 원형에 집착하지는 않은 모습이다. 전반적으로 세단의 이미지를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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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은 여느 미니에서 볼 수 있는 그것이다. 작고 그립감이 우수하며 기존의 미니에 비해 더욱 고급스러워진 마감이 포인트. 가죽 마감이 외측과 내측으로 나뉘어 있는데 외측은 딱 한 장의 가죽으로 마무리되어 있다. 열선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중앙의 원형 센터페시아에는 미니 커넥티드의 화면이 자리하고 있다. 신형의 미니 커넥티드는 터치로도 이용할 수 있다. 다이얼 버튼식 컨트롤러가 익숙치 못한 운전자에게 훨씬 친절해졌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오디오다. 출력은 물론, 전반적으로 음 분리도가 떨어지며, 고급 자동차에서 기대할 수 있을 만한 음색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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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좌석은 미니 해치백의 그것과 거의 같은 느낌이다. 단단한 착좌감을 지니고 있으며, 양쪽 좌석에 모두 8방향 전동조절 기능과 4방향의 허리받침, 그리고 3단계의 열선 기능이 내장되어 있다. 착좌부에는 수동으로 전개할 수 있는 사이 서포트(Thigh Support)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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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은 클럽맨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이다. 특히 공간은 그동안 미니의 뒷좌석을 무의미하게 생각해 왔다면 더욱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통상의 C세그먼트 해치백과 크게 다르지 않은 거주성을 가진 덕분이다. 성인 남성에게도 크게 부족하지 않은 거주성은 클럽맨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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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의 용량은 360리터로, 일반적인 소형 세단 이상의 트렁크 용량을 확보했다. 또한 좌우로 열리는 스플릿 도어는 짐을 싣거나 내릴 때 상당한 편의성을 제공한다. 스플릿 도어는 우측과 좌측 순서로 열리는 구조이며 도어핸들 뒤에 내장된 버튼을 살짝 누르기만 해도 ‘알아서’ 열리는 수준이다. 힘이 들어가는 과정이 하나도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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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한 미니 클럽맨은 쿠퍼 S 모델로, 직렬 4기통 2.0리터 터보 엔진과 자동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로 파워트레인을 구성한다. 최고출력 192마력/5,000~6,000rpm, 최대토크 28.6kg.m/1,350~4,60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제원 상 최고속도는 228km/h, 정지상태에서 100km/h 가속에 걸리는 시간은 7.1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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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커진 크기, 향상된 거주성과 공간활용성을 보여준 미니 클럽맨은 시동을 건 직후에도 다른 미니와는 다른 느낌을 준다. 한층 정숙하기 때문이다. 냉간에서는 소음과 진동이 제법 있는 편이지만 회전수가 안정되고 나면 일반적인 C세그먼트 소형차 수준의 정숙함을 경험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의 조작감도 예전만큼 돌덩이 같진 않아서 일상적인 운행이 한결 편해졌다.


이는 승차감에서도 마찬가지다. 미니다운 탄탄함을 완전히 지워버린 것은 아니지만, 노면의 요철 하나하나의 정보를 직결로 전달하는 다른 미니에 비해서는 한참 부드러운 축에 속한다. 전반적으로 적당히 융통성을 발휘해 주는 편이다.한층 긴 차체에서 오는 안정된 감각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변속기 아래에 위치한 주행모드 셀렉터를 왼쪽으로 젖혀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이내 표정을 바꾼다. 이 때부터 일어나는 모든 행동은 진지하고 강경한 자세로 일관된다. 가속 페달을 카펫 너머로 짓이기는 순간, 장타자가 휘두르는 배트에 맞은 야구공처럼 기운차게 전진을 개시한다. 자동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는 2.0 터보 엔진의 동력을 머뭇거림 없이 제어하여 빠르게 속도를 올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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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 편으로는 해치백의 가속감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미니 쿠퍼 S의 가속이 마치 넘치는 에너지로 온 동네를 뛰어 다니는 어린 아이와 같다면, 미니 클럽맨 쿠퍼S의 가속은 목표를 향해 올곧게 달려가는 육상 선수의 달리기와 같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뗄 때마다 휘파람 소리와 같은 블로우 오프 밸브의 소리는 가속을 더욱 맛깔지게 만들어 준다. 일상적인 운행에서의 부드러운 모습과는 다른, 긴장감 있고 똘똘한 가속감에서 다시금 이 차가 미니의 일원임을 상기할 수 있게 된다.


미니 클럽맨은 덩치는 커졌을지언정, 미니 특유의 가볍고 똘똘한 몸놀림을 아주 지워내진 않았다. 물론, 크기와 휠베이스 탓에 공격적인 느낌은 상당히 반감되기는 했지만, 적어도 이 차가 미니 가문의 일원이라는 것을 상기시킬 수 있을 정도는 된다. 코너에서는 여지없이 발랄하고 적극적이다. 구불구불한 산악 도로에서도 불안한 느낌 없이, 깔끔하고 안정적으로 차체를 선회시켜 나간다. 스포츠 모드 하에서는 가벼웠던 스티어링 휠이 한층 묵직해지며 즉각적인 조타를 돕는다. 브레이크의 성능 역시 만족스럽다. 내리막길에서 잦은 제동을 걸었음에도 쉽게 피로해지지 않는 모습을 보임은 물론, 밟는 만큼 꾸준히 상승하는 제동력 덕에, 더욱 안심하고 차를 다룰 수 있다.


시승차인 미니 클러밴 쿠퍼 S의 공인연비는 도심 10.3km/l, 고속도로 14.0km/l, 복합 11.7km/l이다. 하지만 시승을 진행하여 트립컴퓨터를 통해 별도로 기록한 연비는 이와는 약간 다른 결과를 냈다. 도심에서는 통행량에 따라 8.8km/l~10.1km/l의 기록을 냈고 고속도로를 100km/h로 정속주행했을 때에는 14.8km/l의 평균연비를 기록했다. 특히 혼잡한 출퇴근 시간대에는 7km/l 아래로 떨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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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클럽맨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그야말로 ‘큰 미니’다. 이는 한 쪽에서는 모순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다른 한 쪽에서는 역설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하지만 시승을 진행할수록 이 ‘큰 미니’는 모순이 아닌, 역설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그 덕분에 한층 쓸모 있고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차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미니 클럽맨은 현재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버린 미니에게 있어서 오리지널 미니의 파생형이 아닌, 일종의 플래그십 세단과 같은 맥락으로 만들어진 차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외관은 물론 실내, 그리고 주행에 이르는 모든 부분에서 전반적으로 미니 특유의 발랄함보다는 잘 만들어진 승용차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시승 내내 감지할 수 있었다. 미니의 스타일을 원하면서도 보다 넉넉하고 쓸모 있는 차를 원한다면, 미니 클럽맨은 나쁘지 않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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