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엠블럼의 존재 이유, BMW M2 시승기

기사입력 2017.12.2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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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의 끝자락, BMW M4를 만났다. M카의 첫경험은 어릴 적부터 품어오던 동경을 그대로 재현해주었다. 그리고 일말의 공포감까지 선사했던 M4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M 가문의 막내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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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라는 이름을 쓰는 이 막내둥이는 많은 이들이 동경하는 고성능 디비전 ‘M’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종의 ‘매개체’다. 실제로 M2는 올해 10월까지 두 번째로 많은 이들이 선택한 M카였다. 시그니처 모델인 M3와 M4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역사를 지녔음에도 상대적으로 접근성 높은 가격대와 고성능 쿠페, 혹은 스포츠카로서 결코 손색 없는 성능으로 단숨에 얼굴 마담의 자리를 빼앗을 참이다.
 
그러나 조금만 역사를 뒤적거리다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M2가 단순히 가격만 저렴(?)한 엔트리 모델이 아니라는 걸. M2의 선대 모델은 다름아닌 ‘1M 쿠페’로, 브랜드의 전설인 M1의 존재 탓에 변칙적인 이름을 사용했던 M 역사의 빛나는 엔트리 모델이다. 1M과 추억을 한 번 이라도 쌓았던 사람들은 어느 누구 하나 1M을 단순한 엔트리 M카로 여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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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는 이러한 1M의 계보를 이으면서도, 초대 M3가 품었던 컴팩트 고성능 쿠페의 감성을 재현하고 있는 오리지널 M카의 직계 후손이라 할 수도 있겠다. M3 / M4 형제가 시간의 흐름 속에 점점 비대해지는 통에 M2가 그 바통을 이어받은 셈이다. 시승한 M2는 시그니처 컬러인 블루 페인트 대신 잿빛의 옷을 입고7,390만원의 가격표를 달고 있었다.
 
여느 M카답게 과격한 모양새로 빚어진 범퍼 디자인과 과장하지 않은 키드니 그릴, 그리고 적당히 가로로 찢은 헤드램프 디자인이 잘 어우러져 제법 잘생긴 얼굴을 만들고 있다. 특히 호불호가 갈리고 있는 최신 BMW 디자인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위안이 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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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M2는 컴팩트 쿠페의 매력을 여실 없이 뽐낸다. 초대 M3를 마주한 듯한 짤막한 차체는 작은 차 애호가들을 환호하게 만듦과 동시에 로 & 롱 노즈, 하이 & 숏 데크(Low & Long Nose, High & Short Deck)와 같은 클래식 스포츠 쿠페 스타일을 충실히 재현하여 눈을 즐겁게 한다. 특히 자그마한 몸집에 비해 커다란 19인치 휠과 낮아진 차체는 한층 다이내믹한 비례를 그리는 데에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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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중에 M을 동경한 이들에게 이야기하듯, 뭇 남성들을 설레게 하는 장식 및 기능적 요소들을 추가했다. 가령 M2 전용으로 빚은 앞쪽 펜더에는 보다 효율적인 공기의 흐름을 만드는 에어 브리더를 마련하고 그 위에 ‘M’ 엠블럼을 곁들인 장식물을 덧붙였다. 
 
또한 키드니 그릴과 트렁크 리드, 슬릭한 스타일의 휠 사이로 보이는 브레이크 캘리퍼에도 M 엠블럼을 붙여 디비전의 품위를 과시했다. 개수로 압도하는 쿼드 머플러 팁도 단연 후면부의 백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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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팩트 M을 완벽하게 표현한 그 풍채에 감탄하던 와중에 시트에 몸을 실었다. 블랙 바탕에 실버 컬러로 포인트를 준 실내는 상위 모델인 M4와 마찬가지로 큰 감흥을 전해주진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M3 / M4 형제와 구성이 매우 유사하다. 사실상 축소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다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막내의 하극상을 막기 위해 조금은 심플하게 다졌음을 깨달았다. 배기음을 조절하는 별도의 버튼도 없고, 서스펜션, 스티어링, 스로틀 반응을 각각의 버튼으로 조절하는 방식이 아니라, 평범한 BMW와 마찬가지로 주행모드를 설정할 수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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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기저기를 손바닥으로 쓸어보니 촉감은 부드럽다기 보단 신선했다. 리얼 카본파이버 트림은 대시보드와 센터플로어를 장식했고, M 스포츠 스티어링 휠은 알칸타라로 덮여있어 고성능 모델 특유의 카리스마를 안겼다. 곳곳에 포인트로 더해진 무광 알루미늄 트림도 인테리어에 세련미를 가미했다.
 
오랜 시간 유지해온 레이아웃 덕에 오너가 아닌데도 손에 익는 사용성을 보여주긴 했지만, BMW가 최대 경쟁 상대로 꼽는 메르세데스-벤츠가 보여주는 인테리어의 눈부신 발전에 비하면 프리미엄 브랜드의 품격은 크게 느낄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엔트리 모델이니까’라는 핑계를 머리 속에 떠올리며 한 번 눈감아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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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상당히 좁을 것 같았던 2열은 생각보다 부풀어오른 지붕 때문에 몸집이 작은 여성이라면 충분히 탈 만한 공간이 나온다. 또한 친절하게도 센터 암레스트에는 반자동식 컵홀더도 있고, 에어벤트도 마련해 놓아 2열에 제법 신경을 썼다는 인상을 전한다. 그럼에도 성인 남성이 타기엔 무리가 있다. 결정적으로 후방 시야 확보를 위해 납작하게 만든 헤드레스트가 머리를 편히 기댈 수 없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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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을 돌아보니, M2는 단연 M다웠고, BMW다웠다. 물론 감탄과 한숨이 뒤섞인 이야기다. 본격적으로 운전대를 잡아보기 전에, M4와 마찬가지로 의식행사를 치렀다. 보닛에 담겨있는 ‘M’ 디비전제 엔진을 보기 위해서다.
 
실린더 6개를 일렬로 세워놓은 이 심장은 M GmbH에서 정성스레 다듬고 과급기를 품은 유닛으로, M3 / M4 형제와 동일한 제품을 사용하지만 ‘하극상 금지’라는 이유로 트윈 터보 대신, 싱글 – 트윈스크롤 터보차저를 사용했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각각 370마력 / 47.4kgm으로 줄긴 했어도 유닛의 완성도 측면에선 이견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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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M카라고 얕봐선 안 된다. 시동버튼을 누르는 순간부터 중저음의 묵직한 목소리를 쿼드 머플러 팁을 통해 뿜어냈다. 그리고 매력적인 목소리를 뒤로하고 전개되는 가속에선 6기통 터보 유닛이 제 솜씨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370마력을 분출하는 이 엔진은 번개같이 기어를 갈아 끼우며 호응하는 M-DCT와 호흡을 맞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불과 4.3초에 끝마치며 작은 체구치곤 엄청난 폐활량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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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속 100km까지의 가속은 워낙 순식간이라 사실상 평가가 무의미했고, 그 이상 속도에서도 M2는 맹렬하게 뒷바퀴를 굴리며 속도를 높여갔다. 그리고 과급기를 장착한 엔진이라기엔 페달을 밟는 발 재간에 엔진이 가히 ‘칼’ 같이 반응했다. 다만 절대 출력은 M4에 비해 낮은 편이라 초고속 영역에서 다시금 뻗어나가는 순간엔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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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는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 거리가 짧아 굽이진 길을 재빠르게 빠져나갔다. 가변 기어비 스티어링 시스템 덕에 운전대 조작에는 군더더기가 없고, 자연스레 동선에도 쓸데없는 낭비가 없었다. 특히 M2는 스티어링 휠을 잡은 손에 알칸타라의 부드러운 촉감 너머 노면의 질감과 앞바퀴의 움직임을 선명하게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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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안정감 넘치는 섀시에, 뒷발에 265mm폭의 타이어를 신은 M2는 세자리 숫자 속도에서의 코너링도 무덤덤하게 받아들였다. 이렇게 민첩한 면모를 속도를 불문한 어떠한 영역에서도 간직했으면서도 초고속 구간에서 보여주는 안정감이 대단할 따름이었다. 물론 7시리즈를 타고 있는듯한 묵직한 감각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한 체급 이상의 고성능 쿠페를 연상케 했다. 이토록 하체를 든든하게 다진 M의 솜씨에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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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4는 비디오 게임을 하는 듯 달리기에 관한 부위들을 자유자재로 설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M2는 인테리어 파트에서 설명했던 것과 같이 섀시 및 파워트레인을 종합적으로 조절할 수 있을 뿐이었다. 스포츠 버튼을 누르면 하체와 스티어링 비롯한 섀시를 단단히 조이고 엔진 회전수도 높게 사용하여 신경질적인 체질로 변했다. 여기에 한번 더 주행 모드 버튼을 누르면 ‘ESP’라는 고삐를 풀어 보다 순수한 몸놀림을 자아내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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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비디오 게임을 하는 듯한 재미는 다름아닌 ‘운전대’에서 느낄 수 있었다. 스티어링 휠 위 쪽을 보면 자그마한 액정이 구비되어 있는데, 여기서 연비는 물론, 랩타임이나 횡 가속도 등을 체크할 수 있다. M 스포츠 스티어링 휠에만 제공되는 기능으로 림의 좌우 가장자리에 숨어있는 버튼으로 조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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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요즘같이 노면이 차가워져 여름용 고성능 타이어들이 접지력을 잃는 순간에도 M2는 빛나는 바디 컨트롤 실력을 자랑했다. 뒷바퀴가 접지력을 잃고 휘청거리는 순간에 운전자가 당황한 기색을 보였는데도, M2는 그 찰나에 ESP를 작동시킴과 동시에 섀시를 재빠르게 다잡아 안정적인 자세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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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배기음이다. 둔부 끄트머리에 마련된 네 개의 테일 파이프에서 내뱉어지는 소리는 과격하게 생긴 얼굴과 잘 어우러진다. 엔진의 울음소리와 머플러 팁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기 소리는 한 데 모아져 속도를 올리는 와중에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BGM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다. 왼 손가락으로 패들 시프트를 딸각거려 기어를 내리는 찰나에는 배기구에서 펑펑 터지는 소리를 전달해 쾌감과 즐거움을 함께 선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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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는 단순히 고성능 디비전 모델의 범람 속에서 태어난 숫자 채우기 모델이 아니었다. 엔트리 M카의 시작을 알린 1M의 의지를 재현한 M2는 줄곧 몸집이 비대하게 키워 온 M3 / M4 형제가 지니지 못한 소형 쿠페의 매력을 고스란히 담았다. 그리고 그 작은 체구에서 M 디비전 모델이라면 응당 가져야 할 일말의 카리스마도 품었다. 진짜배기 ‘M’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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