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바루 포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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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바루 포레스터
  • 류민
  • 승인 2012.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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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 바루 포레스터가 3세대로 거듭났다. 이전 세대는 왜건과 SUV의 크로스오버를 지향했다. 반면 3세대는 SUV의 성격이 짙어졌다. 그러나 낮은 무게 중심의 수평대항 엔진과 어떤 상황에서도 노면을 꽉 붙잡는 사륜구동 시스템은 여전하다.


스 바루는 후지중공업의 자동차 브랜드다. 후지중공업은 항공기 제작사로 출발했다. 그래서 스바루 차종엔 항공기 설계기술이 녹아들었다. 가벼운 모노코크 차체와 곳곳에 쓰인 경량소재 등이 좋은 예다. 스바루는 1966년 수평대향 엔진, 1972년부터는 사륜구동 시스템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1972년 발표한 레오네는 세계 최초의 상시 사륜구동 승용차였다.


스 바루는 재미있는 회사다. 모체가 항공기 회사라는 점에서 BMW, 수평대향 엔진은 포르쉐, 사륜구동을 고집하는 점에선 아우디를 연상시킨다. 이들과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운동성능뿐 아니라 밸런스에 초점 맞춘 차를 만든다는 사실이다. 스바루가 수평대향 엔진과 사륜구동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갈고 닦아온 이유 또한 이 때문이다.

 

포 레스터는 1997년 데뷔했다. 납작한 차체와 기다란 꽁지 등 영락없는 왜건의 형태였다. 하지만 지상고는 SUV처럼 높았다. 이처럼 껑충한 모습은 스바루의 고집이 빚어낸 결과였다. 포레스터의 높은 지상고는 낮은 무게중심과 네 바퀴 굴림을 밑바탕 삼아 험로주행 실력을 키우기 위한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좌측부터 2세대 포레스터, 볼보 XC70, 아우디 올로드콰트로

 

포 레스터와 비슷한 모델로 볼보 XC70과 아우디 올로드 콰트로 등이 손꼽힌다. 선두주자는 포레스터다. 포레스터는 3세대로 거듭나며 키를 100㎜ 정도 키웠다. 그 결과 SUV의 분위기가 도드라진다. SUV의 인기가 높은 미국을 의식한 결과다. 한편, 본래 포레스터의 컨셉트는 레거시 아웃백이 물려받았다.


 



끌 을 치켜 올린 눈과 엠블럼을 강조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단단한 느낌의 앞모습을 주도한다. 옆모습은 탱탱하게 부풀린 앞뒤 펜더로 탄탄한 달리기 성능을 암시했다. 뒷모습은 여전히 왜건 분위기다. 곧추선 뒤 유리와 C필러, 낮게 깔린 엉덩이 때문이다.


포 레스터의 디자인은 간결하다. 삐뚜름한 시각으로 보면 심심하다. 포레스터만이 아닌 스바루 모델의 공통점이다. ‘수트에 어울리는 모던함.’ 스바루가 주장하는 포레스터의 디자인 테마다.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확실히 ‘모던’해 지긴 했다.



실 내 역시 스바루답게 단출하다. 대시보드는 좌우대칭을 이뤘다. 센터페시아엔 오디오와 공조장치 등을 몰아넣었다. 센터페시아를 중심으로 곡선을 그리며 양옆으로 뻗어나간 은색 패널로 한껏 멋을 냈다. 하지만 패널의 재질과 조립 단차엔 허점이 많다. 2011년 포레스터는 풀 오토 에어컨과 새로 디자인한 계기판 등으로 화장을 고쳤다. 그나마 볼만해졌다.


실내 디자인은 엉성하지만 쓰임새만큼은 흠잡을 데 없다. 공간이 널찍하다. 수납공간도 곳곳에 마련했다. 트렁크엔 골프백 4개가 들어간다. 뒤 시트는 6:4로 나눠 접을 수 있다.



스바루는 포레스터에 수평대항 4기통 2.5L 엔진을 얹는다. 최고출력 172마력, 최대토크 24.1㎏·m의 힘을 4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네 바퀴로 전달한다. 공인연비는 10.6㎞/L다.


스 바루가 수평대항 엔진을 고집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첫째, 무게 중심을 낮출 수 있어서다. 차 밑바닥을 관통하는 드라이브 샤프트와 같은 선상에 크랭크축을 놓는다. 여기까진 직렬 또는 V엔진과 같다. 그런데 수평 대항 엔진은 크랭크축을 중심으로 피스톤이 양옆으로 뻗어나간다. 위쪽으로 뻗어나간 직렬이나 V와는 다르다. 때문에 엔진 부품 중 가장 무거운 실린더 블록을 바닥에 눕힐 수 있다.


둘 째, 양옆으로 뻗어나간 피스톤이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서로의 관성력을 상쇄시킨다. 권투선수가 주먹을 주고받는 듯해 ‘박서’ 엔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방식은 이론상 회전이 더 매끄럽다. 효율도 좋다. 또한, 엔진 길이가 짧다. 따라서 앞 차축 안쪽으로 최대한 당겨 달 수 있다. 단점도 있다. 윤활이 까다롭다. 또한 엔진 너비가 넓어 전용 플렛폼을 써야한다.



수 평대항 엔진은 완벽한 좌우 대칭을 이룬다. 무게의 치우침이 없으니 차의 균형감이 좋다. 그런데 스바루의 고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스바루의 사륜구동 시스템은 ‘대칭형 AWD’라고 부른다. 일반적인 사륜구동 시스템은 드라이브 샤프트 옆에 묵직한 트랜스퍼 케이스를 단다. 하지만 스바루는 트랜스퍼의 크기를 줄여 변속기 안에 쏙 넣었다. ‘클러치 팩’이라고 한다. 엔진과 변속기, 트랜스퍼가 차 앞쪽 가운데에 한 줄로 나란히 엮였다. 좌우가 데칼코마니로 찍은 것처럼 대칭을 이룬다. 심지어 드라이브 샤프트의 길이까지 같다.


엔 진이 쏟아내는 힘은 항상 네 바퀴로 전달된다. 앞뒤 구동력의 배분정도는 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뀐다. 상황판단과 배분결정은 변속기 컨트롤 유닛(TCU)이 맡는다. 평소 앞뒤 액슬의 속도 차이를 감시한다. 슬립이라고 판단하면 트랜스퍼에 구동력 배분을 지시한다. 때문에 어떤 지형, 어떤 기후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스바루가 사륜구동을 고집하는 이유가 또 있다. 사고를 예방하는 적극적 안전장비로 보기 때문이다. 운전의 즐거움을 위해서기도 하다. 스바루는 BRZ와 일부 경차 빼곤 기본적으로 수평대항 엔진과 사륜구동 시스템을 단다.



스바루는 불황의 늪에 빠진 미국 시장에서 성장 중인 몇 안 되는 회사 가운데 하나다. 특히 지형이나 기후가 험한 일부 미국 지역에선 스바루의 인기가 압도적으로 높다.

글 류민 기자 | 사진 스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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