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이 세계최초로 도입한 군사 기술 - 캐딜락 나이트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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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이 세계최초로 도입한 군사 기술 - 캐딜락 나이트비전
  • 박병하
  • 승인 2017.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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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자동차 제조사의 최고급 세단에 주로 장착되는 신기한 장치가 있다. 이 장치는 야간에 전조등 조사범위 밖의 어둠 속에서 접근하는 보행자나 야생동물, 심지어는 자동차 등을 별도의 가상 이미지를 통해 운전자에게 알린다. 전조등 밖의 상황을 영상으로 알리며 야간 운전에서 보다 향상된 가시성을 확보, 안전한 운전에 기여하는 이 신기한 장치는 통칭 `나이트 비전(Night Vision)`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 첨단 기술을 세계 최초로 도입한 사례는 2000년, 미국 GM의 고급차 브랜드인 캐딜락의 기함, 드빌(DTS)이다. 캐딜락 드빌을 통해 전세계 자동차업계에 처음으로 선보인 나이트 비전은 야간 운행 중의 안전 확보는 물론, 최첨단 기술의 상징으로 인식되어, 그 뒤 토요타, 혼다, BMW 등의 제조사에서도 도입하기 시작했다.



`나이트 비전`이란, 시계가 제한된 야간에서 원거리를 관측하기 위한 장비로, 크게 광증폭식(光增幅式) 야간투시경(夜間透視鏡)과 열상감시장비(Thermal Observation Device, TOD)의 두 가지로 나뉜다. 이 기술은 군대에서 가장 먼저 사용된 기술로, 대한민국 국군에서도 이러한 장비를 다수 운용 중이다. 흔히 군대에서 `야투경`이라 부르는 장비는 광증폭식 야간투시경이고, 이른 바 `TOD병`이 사용하는 장비가 열상장비라고 보면 된다. 광증폭식 야간투시경은 주변의 빛을 증폭시켜 영상을 얻는 방식을 사용하고, 열상장비는 사물이 내뿜는 적외선을 감지하여 그것을 영상으로 변환시키는 방식을 사용한다. 캐딜락 드빌에 처음 사용된 나이트 비전은 열상장비에 해당한다.



열상장비는 열화상(熱畫像, Thermal-imaging) 기술이 수반되어야 제작할 수 있다. 모든 사물은 각각 다른 열을 발산하는데, 특히 인간이나 자동차, 동물 등은 주변에 비해 한층 높은 열을 발산한다. 이 열을 감지해서 획득한 영상 정보를 가상의 영상으로 변환한다. 일반적으로 열상장비의 영상은 열이 높을수록 하얗게 보이는 `화이트 핫(White Hot)` 형태의 영상을 제공한다. 현대전을 바탕으로 한 게임 등의 매체에서 주변은 온통 컴컴한데 사람이나 자동차, 항공기 등의 움직이는 물체만 하얀색으로 나타나는 관측 영상 등이 바로 이를 표현한 것이다.



캐딜락 드빌의 나이트 비전은 차량 전방의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열을 감지, 이를 기반으로 한 열영상을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조사한다. 캐딜락 드빌의 이 장비는 이지스함의 레이더와 AIM-120 암람(AMRAAM), 사이드와인더, 패트리어트, 매버릭 등의 각종 미사일들로 유명한 미국의 방산업체 `레이시온(Raytheon)`과의 협업으로 개발되었다. 2000년 출시 당시, 이 장비는 선택사양(옵션)의 형태로 마련되어 있었는데, 옵션 가격이 무려 7,000달러에 달했다. 당시 환율로 계산하면 원화로 약 885만원 정도로 매우 비싼 가격이었다. 현재에도 이러한 형태의 열영상장비는 여전히 가격이 비싸, 고급 자동차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캐딜락은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플레그십 세단, CT6에 이 장비를 선택사양으로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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