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각색 컵홀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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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각색 컵홀더
  • 박병하
  • 승인 2017.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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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자동차라면 대부분 빠지지 않는 편의장비, 내지는 수납공간이 있다. 바로 `컵홀더`다 자동차를 위한 컵홀더는 `드라이브-인` 문화의 발달과 그 궤를 함께 해왔다. 특히, 높은 자동차 보급률과 더불어, 장시간 동안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는 경우가 잦은 미국에서 이러한 형태의 문화가 가장 융성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미 차내에서의 취식 행위가 일상화되어 있었고, 그 덕분에 자동차용 컵홀더의 채용도 가장 빨랐다.



자동차에 컵홀더를 처음으로 설계한 차는 1957년형 쉐보레 벨 에어(Bel Air)다. 벨 에어에 처음으로 탑재된 컵홀더는 글러브 박스 커버의 뒷면을 동그란 홈이 파인 테이블 형태로 만들어, 컵을 움직이지 못하게 잡아두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오늘날의 철도차량이나 항공기 등에서도 사용되고 있는 형태다. 하지만 격한 움직임이 많은 자동차에서 이러한 형태의 컵홀더는 한계가 명확했지만, 최초로 빌트-인 형태의 컵홀더가 시작된 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국산차 대부분의 모델에서 빌트-인 형식의 컵홀더는 없는 차를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로 일반화 되었다. 또한, 국외의 자동차에서도 일부 모델을 제외하면, 컵홀더가 있는 차 보다 없는 차의 가짓수를 세는 것이 더 빠를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컵홀더의 채용은 보편화 되어 있다. 각양각색의 특징을 지닌 다양한 자동차의 컵홀더들을 한 데 모았다.


세계 최초의 빌트-인 컵홀더 – 닷지 캐러밴


글러브박스의 커버 뒷면을 이용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현대적인 빌트-인 방식 컵홀더를 채용한 차는 닷지의 대표 미니밴이자, 미국식 패밀리 미니밴의 선조격인 1984년형 닷지 캐러밴이다. 플로어 콘솔의 박스를 사이에 두고 앞뒤로 하나씩 배치된 닷지 캐러밴의 컵홀더는 테이블 형태에 비해 편리한 사용 편의성을 인정받아, 오늘날 전세계의 자동차가 컵홀더를 탑재하게 되는 데 기여했다.


머그컵을 위한 컵홀더 - 토요타 RAV4

오늘날 전세계 자동차 시장을 휩쓴 도심형 SUV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토요타 RAV4. 그 중에서도 RAV4의 4세대 모델에는 독특한 형태의 컵홀더가 있다. 그것은 바로, 손잡이가 달린 머그컵을 위한 컵홀더다.



오늘날 통용되고 있는 컵홀더의 형태는 2구의 컵홀더를 잇고 그 사이에 공간을 만들어서 머그컵까지 대응하고 있는 형태다. 독립식으로 설계된 경우에는 이러한 형태를 채용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기어박스를 사이에 두고 앞뒤로 독립된 형태로 만들어진 RAV4의 앞좌석 컵홀더는 이러한 설계를 적용하고 있는 특이 케이스라 할 수 있다.


기능과 외관은 반비례한다? – 2013 BMW X1

애프터마켓에서 판매하는 별도의 컵홀더는 사용하기에 편리한 점도 있지만, 차내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거나,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제조사에서 직접 별도로 설치하는 형태의 컵홀더를 만든다면 이야기는 다르게 전개된다. BMW의 1세대 X1의 컵홀더가 그렇다.



플로어콘솔 측면에 장착되는 X1의 컵홀더는 고작 컵홀더 주제에 이렇게 멋진 외형과 훌륭한 마감처리가 필요했을까 싶을 정도의 만듦새를 보여준다. 사실 이 컵홀더는 번지르르한 외양에 비해 기능적인 면에서는 그다지 좋은 평가를 듣지는 못했다. 조수석 방향으로 돌출되어 있어, 조수석 승객에게 불편하며, 운전석 기준으로는 위치 자체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컵홀더이기는 하지만, 잘못된 디자인과 위치 선정으로 기능성을 저해한 사례다.


넌 겨우 두개니? 컵홀더라면 4개는 돼야지! - 포드 슈퍼듀티

일반적인 승용차를 기준으로, 자동차 앞좌석 플로어 콘솔에 설치되는 컵홀더의 수는 대부분 2구다. 그 이상의 컵홀더를 설치하려면 공간적인 여유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한, 다른 장비 간의 간섭 등, 편의성에 대한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최근에는 도어포켓의 형상을 변형하여 추가적인 컵홀더를 설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거대한 미대륙의 헤비듀티(Heavy duty)급 픽업트럭이라면 어떨까? 포드의 헤비듀티급 픽업트럭, 슈퍼듀티의 앞좌석 플로어콘솔에는 무려 4구의 컵홀더가 존재한다. 정확히는 2개의 컵홀더와 함께, 컵홀터 형상의 슬라이딩 커버를 이용하여 운전석 측의 수납공간을 컵홀더로 변신시키는 형태다. 또한, 하나하나 거대한 사이즈 덕에 패스트푸드점의 대형 음료 용기나 커피전문점의 대용량 커피 4잔도 문제 없다. 이렇게 거대한 컵홀더를 구비할 수 있게 된 데에는 차 자체의 거대한 크기와 함께, 스티어링 컬럼에 장착되는 변속레버 덕분이다.


높이 따라 변신한다 - 렉서스 RX

자동차의 컵홀더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컵홀더의 지름, 혹은 깊이를 조절하는 방식의 컵홀더도 만들어지고 있다. 컵을 넘어, 페트병 등, 보다 다양한 규격의 용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렉서스의 중형급 크로스오버 SUV 모델인 RX의 4세대 모델에 설치된 컵홀더는 상하로 조절이 가능하다. 이를 이용하여, 다소 큰 PET병이나 이른 바, 벤티(Venti) 사이즈의 대형 용기도 무리 없이 넣어둘 수 있다. 큰 컵을 꽂은 뒤 지긋이 눌러주기만 하면 충분한 깊이의 컵홀더로 변신한다. 작은 크기의 컵을 넣을 때에는 벽면의 버튼을 살짝 눌러주기만 하면 된다.


쓸데없이 고퀄리티 – 사브 9-3 버터플라이 컵홀더

독특한 감성의 터보엔진 승용차로 유명했던 스웨덴 사브자동차. 그들의 차는 독특한 주행 감성뿐만 아니라, 당대에도, 오늘날에도 기행(奇行)으로까지 여겨지는 몇 가지 특징들로도 유명했다. 그들의 차는 안전을 이유로 키박스를 플로어 콘솔에 설치하였고, 야간에 실내의 모든 조명을 소등하는 기능, 클러치 없는 수동변속기인 센소닉 변속기 등이 그렇다.



하지만 그들의 기행은 컵홀더에도 예외가 없었다. 그들의 컵홀더는 독특함을 넘어 비범함마저 느껴진다. 그들의 컵홀더는 앞좌석에 단 하나만 마련되는데, 이 컵홀더의 설계와 전개 방식이 독보적으로 특이하다. 이 컵홀더는 `버터플라이 컵홀더`라고 불린다. 그 이유는 이 컵홀더의 전개가 그야말로 `나비가 춤을 추듯` 우아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단순히 컵만 꽂아 넣는 용도로 사용될 컵홀더로서는 지나칠정도로 섬세한 그들의 컵홀더는 `쓸데없이 고퀄리티`라는 표현이 딱 맞아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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