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가 국내 땅을 밟는다. 그간 피아트 브랜드가 들어온다는 소문은 무성했다. 반면 뜬금없는 추측 혹은 루머가 많았다. 이제는 확실하다. 지난 8월 크라이슬러 코리아가 계획을 밝혔다. 2013년 1월부터 피아트 브랜드를 국내에 정식 런칭한다는 것.
피아트는 여러 브랜드를 거느린 커다란 자동차 그룹이다. 생소할 법 하지만 이탈리아의 맹주다.많은 사람들이 꿈의 차로 손꼽는 페라리도 피아트 그룹에 속한다. 피아트, 알파로메오, 란치아, 아바스, 페라리, 마세라티 등 다양한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더불어 크라이슬러 그룹의 대주주기도 하다. 크라이슬러 코리아를 통해 국내에 들어오는 이유다.
2013년 1월, 피아트 브랜드는 500, 500C, 프리몬트 3개 차종을 내세워 국내에 진출한다. 3개 차종을 미리 살펴보자.
◆ 피아트 500, 500C
500은 피아트의 아이콘이다. 영국에 미니가 있다면 이탈리아에는 500이 있다. 두 모델 모두 5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한다. 선대 모델이 많은 사랑을 받았고, DNA를 현대에 살려 이어간다는 점이 꼭 닮았다.
누오바 500은 1957년도에 첫 선을 보였다. 자그마한 차였다. 길이 2970mm의 차체에 13마력을 내는 직렬 2기통 479cc 엔진을 달았다. 뒷바퀴 축 위에 엔진을 얹고 수동 4단 기어를 맞물려 뒷바퀴를 굴렸다. 연비는 22.2km/L. 공차중량은 470kg로 작은만큼 가벼웠다.
어른 둘과 아이 둘을 태우고 달리기에는 충분했다. 휠베이스는 1840mm로 짧았지만, 얇은 시트로 이를 해결했다. 시트의 두께가 얇아 공간을 크게 차지하지 않는다. 실내 또한 지극히 단순했다. 대시보드에는 원형의 속도계 하나만 자리했고, 실내를 둘러봐도 특별한 기능 따윈 없었다.
하지만 500은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만큼 여러 모델이 나왔다. 위 뚜껑을 걷어 젖힌 컨버터블, 뒤를 조금 늘린 왜건이 나왔고, 엔진 배기량을 높여 새로운 모델이 나오기도 했다. 튜너 아바스는 배기량을 높인 엔진을 얹고 경기장으로 향했다. 다양한 사람들이 500을 찾았고 어느새 500은 돈이 없어 타는 차가 아닌 패션 피플의 차가 됐다.귀여운 디자인은 여럿 홀리기에 충분했다. 1975년 생산을 중단할 때까지 500은 389만대가 넘게 팔렸다. 약간의 변화를 겪긴 했지만, 한 세대 차종이 거둔 기록으론 아주 높은 성과다.
500이 첫 등장한지 50년이 되는 2007년, 신형 500이 등장했다. 500을 현대에 맞게 재구성한 디자인을 앞세워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과거의 인기 모델을 현대에 부활시킨다는 컨셉트다. 아마 미니가 부럽지 않았을까. 피아트 또한 유산인 500이 있으니 덤벼 볼만했다. 앞서 컨셉트카를 내놓고 반응을 살폈다. 2004년 선보인 트레피노(Trepiuno) 컨셉트카다. 지금의 500과 거의 같은 모습이다.
신형 500은 전통을 보기 좋게 계승한 신형 클래식이다. 당시 500이 갖고 있던 특징들을 살렸다. 작아도 4명이 탈 수 있고, 연비 좋은 작은 엔진을 얹었다. 물론 시대의 변화에 따라 바뀐 것도 있다. 단순미의 극치였던 실내는 팝아트처럼 색의 대비를 이루며 한껏 치장했고 편의 장비도 제법 달았다.
엔진은 앞으로 옮겨 앉았다. 앞에 엔진을 얹고 앞바퀴를 굴린다. 총 4종류의 엔진이 얹힌다. 직렬 2기통 0.9L 터보, 직렬 4기통 1.3L 디젤, 직렬 4기통 1.4L, 직렬 4기통 1.4L 터보 등이다. 주목할 것은 직렬 2기통 0.9L 터보, 직렬 4기통 1.4L 터보 엔진이다.
직렬 2기통 0.9L 엔진은 피아트의 트윈 에어 기술이 접목된 엔진이다. 연비를 목표로 다듬었다. 68마력의 최대출력을 낸다. 최고속도는 시속 160km지만 시속 100km까지 12.9초면 가속한다. 연비는 수동변속기와 짝지으면 유럽 기준 복합 25km/L에 달한다.직렬 4기통 1.4L 터보 엔진은 미국 수출용 사양이 137마력을 낸다. 피아트 튜너 아바스의 손길을 거치면 160마력까지 오른다. 연비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5단 수동변속기와 맞물렸을 때 미국복합연비 기준 13.1km/L다.
500을 바탕으로 컨버터블도 등장했다. 2009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선보인 500C다. 바탕은 500과 같으나 지붕을 캔버스 소재의 소프트 탑으로 바꿨다. 500C의 B필러와 C필러는 접히지 않는다. 지붕을 덮은 소프트 탑만 뒤로 물러나 가지런히 접힌다. B필러와 C필러가 접혀 들어가지 않으니 개방감은 부족할지 몰라도 제작 원가를 낮춰 저렴하게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500 또한 특별 모델이 많다. 튜너 아바스가 손질한 아바스 500 ‘에세에세(Esseesse:SS)’, 패션 브랜드 디젤이 손질한 디젤, 페라리 버전, 바비 버전 등 다양한 한정판들이 등장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특별 모델은 명품 브랜드 구찌와 다듬은 구찌 버전. 이탈리아 통일 150주년과 더불어 구찌의 90주년을 기념하는 모델이다.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리다 지아니니(Frida Gianini)의 주도하에 손질했다. 차체에 구찌 특유의 녹색과 빨간색을 합친 3개의 선(이하 구찌 스트라이프)을 그었고, 16인치 휠은 구찌의 로고를 달았다. 실내 또한 차별화했다. 시트는 구찌의 문양을 넣어 장식했고, 헤드레스트에는 구찌 로고를 새겼다. 안전벨트 색도 구찌 스트라이프로 바꿨다. 500C의 경우에는 소프트 탑에 구찌 스트라이프를 넣어 더욱 돋보인다.
국내에는 북미 시장 사양의 500이 들어온다고 한다. 북미 시장에서는 최고출력 101마력의 직렬 4기통 1.4L 멀티 에어 엔진을 얹은 모델과, 이 엔진에 터보차저를 얹은 137마력 터보 모델이 팔린다. 별개로 아바스가 다듬은 160마력 터보 모델도 있다. 등급은 유럽 시장과 똑같이 팝, 라운지, 스포츠의 3가지로 나뉜다. 편의장비 차이다.안전장비는 차급을 생각하면 충분 이상이다. 에어백이 7개다. 앞좌석 듀얼, 사이드, 창문, 운전석 무릎 에어백을 단다. 더불어 ESP를 달아 주행을 뒷받침한다.
500은 국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작은 소형차라고 해서 경쟁이 호락호락하진 않다. 강자인 미니, 폭스바겐 골프가 버티고 있다. 미니는 다양한 라인업으로 쉴 새 없이 유혹의 추파를 던진다.골프 또한 다양한 라인업을 앞세운다. 게다가 비교할만한 1.4L 엔진이 있다. 슈퍼차저와 터보차저 모두 달아 160마력을 낸다. 게다가 가격도 3260만 원으로 골프 패밀리 중에선 저렴하다. 특히 골프가 국내 시장에서 쌓은 이미지와 이름값은 쉽게 도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500에 대한 궁금증이 더 치솟는다.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가격은 중요하다. 하지만 이미지는 더 중요하다. BMW는 끊임없이 미니에게 가치를 부여해왔다. 이미지를 더하기 위해 오래도록 노력해왔다. 그 결과 미니는 일반적인 차와는 다른, 끼가 넘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500이 한국 시장에서 어떤 사람들의 차로 안착할 것인지는 크라이슬러 코리아의 손에 달렸다.
◆ 피아트 프리몬트
피아트 프리몬트의 사진을 보고 갸우뚱했다. 어디서 본 적이 있는 차란 느낌이 들어서다. 잘 살펴본다면 미국 브랜드가 떠오를지도 모른다. 사실 프리몬트는 닷지 저니의 쌍둥이 차다. 다른 부분이 있다면 닷지의 십자 그릴이 아닌 피아트의 로고가 박힌 그릴 정도다.
프리몬트는 SUV와 왜건의 크로스오버다. 미국 태생답게 실용적인 부분이 많다. 조수석 시트를 덮개처럼 들어 올리면 물건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뒷좌석의 경우에는 한 단계 접어 올려 아이들을 태울 수 있는 부스터 시트를 갖췄다. 3열 좌석을 갖춰 최대 7명까지 앉을 수 있다.
대시보드는 살짝 굴곡졌다. 대시보드 아래 양쪽을 잇듯 알루미늄 선을 그었다. 센터페시아는 대부분의 일을 처리하는 터치스크린을 크게 두고 아래에 버튼 및 에어컨 조절 장치를 두었다. 센터터널과 연결되는 쪽에는 수납공간과 컵홀더 2개를 두었다.
엔진은 총 3종류. 가솔린, 디젤 2종이다. 가솔린은 V6 3.6L 펜타스타 엔진을 얹는다. 최고출력은 279마력. 디젤은 직렬 4기통 2.0L 엔진을 쓰나 등급 구분을 위해 출력에 차이를 뒀다. 최고출력은 140마력, 170마력이다. 변속기는 수동 6단 또는 자동 6단과 짝짓는다. 연비는 디젤이 이탈리아 기준으로 15.6km/L이다. 구동방식은 앞바퀴 굴림을 기본으로 하고, 엔진과 등급에 따라 네 바퀴 굴림을 선택할 수 있다. 안전장비로는 7개 에어백을 단다. 구성은 앞좌석 듀얼, 사이드, 운전석 무릎, 커튼. 그 외에도 차체의 롤을 감지하는 ERM(Electric Rol Mitigration)과 ESC를 이용해 전복을 막고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
모토야 편집부 | 사진 피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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