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첫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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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첫 차
  • 안민희
  • 승인 2013.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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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차. 가슴이 설레는 단어다.


자동차 마니아라면 첫 차를 산 순간을 오롯이 기억할 것이다. 주어진 예산 안에서 알뜰하게,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차를 선택하기 위해  매일같이 자동차 전시장, 인터넷 사이트, 동호회들을 살펴보며 고민하고 또 고민했을 것이다.  그러나 내 인생의 첫 차를 선택하기란 보통 힘든 일이 아님은 확실하다. 그래서 첫 차가 될만한 대상들을 속속들이 살펴봤다. 선택의 범위는 경차, 소형차, 준중형차다. 첫 차를 사는 독자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 경차 (스파크, 모닝, 레이)



운행거리가 짧고 경제적인 면을 중시한다면 경차를 추천한다. 연비도 좋지만 세금 면제 등의 혜택이 많기 때문이다. 차의 소유에 대한 여러 지출이 걱정이라면, 세금이라도 아껴야하지 않겠는가. 경차는 특별소비세, 취득세, 등록세, 도시철도채권 면제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통행료, 공영주차료, 혼잡통행료를 50% 할인받는다. 추가로 경차사랑 유류구매 전용카드를 받으면 휘발유 1L당 300원, LPG 1L당 147원의 세금을 연간 10만원까지 환급받을 수 있다.


국내 시장은 경차가 적은 편이다. 쉐보레 스파크, 기아 모닝, 기아 레이가 일반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경승용차다. 위 세 모델 모두 가솔린과 LPG 모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LPG 모델의 가격이 가솔린 모델보다는 조금 더 비싼 편.



휘발유 엔진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스파크가 직렬 4기통 1.0L로 70마력, 모닝과 레이가 직렬 3기통 1.0L로 82마력을 낸다. LPG 엔진을 선택하는 경우 소폭 하락한다. 레이의 경우 터보 모델이 있다. 터보차저를 달아 106마력을 내니 힘에는 아쉬움이 덜할 듯하다.


재밌는 일화가 있다. 각자 신형 모델을 내놓기 전에는 스파크는 3기통, 라이벌 차는 4기통이었다. 현대‧기아의 아토스, 비스토, 모닝은 전부 4기통이었다. 당시 현대‧기아는 4기통이 3기통보다 더 좋다며 우월성을 강조했다. 반면 지금 상황은 반대다. 그래도 마력이 더 높으니 할 말은 있겠다.


기름 값이 걱정된다면 LPG 모델도 괜찮다. 공인연비는 가솔린의 80% 정도지만, 기름 값 차이가 커 상쇄된다. 하지만 LPG 모델의 경우 가격이 조금 더 비싸니 염두에 둘 것. 운행거리가 적으면 추가로 들인 비용을 상쇄하기 어렵다. 스파크는 LPG 모델이 113만 원, 모닝‧레이의 바이퓨얼 모델은 약 130만 원 더 비싸다.



  

참고로, 스파크 LPG 모델은 LPG만 먹는다. 모닝‧레이의 바이퓨얼 모델은 가솔린과 LPG를 같이 쓴다. 언제든 가솔린과 LPG를 바꿔 쓸 수 있다. 가솔린 연료탱크 용량은 10L 정도. 어디까지나 보조의 개념이라지만 편의성에 있어선 무시할 수 없다. 공교롭게도 위 세 모델의 길이와 너비는 동일하다. 길이는 3595mm, 너비는 1595mm다. 경차 규격 내에서 최대한 크기를 키운 결과다. 다른 부분이 있다면 높이와 휠베이스다.


스파크의 높이는 1520mm, 모닝의 높이는 1485mm로 스파크가 더 높지만 그 차이는 적다. 휠베이스도 스파크는 2375mm, 모닝은 2385mm로 두 모델은 비슷한 비례를 갖추고 있다. 반면 경차지만 RV를 추구하는 레이는 키가 1700mm에, 휠베이스를 2520mm로 늘여 상대적으로 큰 실내를 자랑한다.



엇비슷한 세 대 중 어떤 차를 골라야 할까. 스파크는 917~1386만 원, 모닝은 908~1399만 원, 기아 레이는 1245~1560만 원이다. 경차에 고급스러운 편의장비와 안전장비가 대폭 붙으며 가격이 올랐다. 어떤 모델이던 고급 편의장비, 옵션을 넣으면 어느새 준중형차에 맞먹을 기세.스파크와 모닝 둘 중 기우는 것은 취향의 문제다. 하지만 경차가 필요하고, 당분간 차를 바꿀 생각이 없다면 레이를 고려해보는 것이 어떨까. 경차치고 큼직해 아이가 서서 다닐 수 있는 공간은 어린아이 있는 가정에 꽤 좋은 구성이다. 다만 스파크와 모닝보다는 연비가 떨어지는 점은 염두에 둘 것.


◆ 소형차 (엑센트, 프라이드, 아베오)



소형차를 선택한 당신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사실 요즘 소형차의 인기가 시들한 것은 사실이다. 준중형의 위세가 막강해서다. 소형차보다 200cc 높거나 같은 배기량이면서도 훨씬 큰 실내공간을 자랑하니 어찌 아니 끌리겠는가. 또는 돈을 아끼려면 세금혜택까지 받는 경차를 고를 것이다.


하지만, 소형차는 운전재미가 크다. 준중형과 같이 쓰는 엔진을 더 작고 가벼운 차체에 넣고 달리니 더욱 발걸음이 빠르다. 일례로 현대‧기아의 아반떼와 K3가 쓰는 직렬 4기통 1.6L 엔진은 더 작은 엑센트와 프라이드에 달린다.


 


국내에서 고를 수 있는 소형차는 현대 엑센트, 기아 프라이드, 쉐보레 아베오가 있다. 많은 사랑받은 전작의 이름을 물려받으며 오랜 역사를 과시하는 엑센트와 프라이드. 스카이다이빙에도 꿈쩍하지 않는 차 아베오를 비교해보자.


엑센트와 프라이드는 바탕이 같다. 같은 플랫폼으로 빚어낸 다른 차다. 두 모델 모두 세단과 해치백 라인업을 갖췄고, 직렬 4기통 1.4L 또는 1.6L 엔진을 얹는다. 하지만 상품 구성이 프라이드가 더 맛깔나다. 엑센트는 해치백 모델에 등급 제한을 뒀다. 하지만 프라이드는 세단과 해치백 모델의 등급 전략이 같다.


1.6L 엔진을 추천한다. 1.4L 엔진은 최고출력 108마력, 1.6L 엔진은 최고출력 140마력으로 힘이 꽤 차이가 나는데다 가격 차이는 상당히 적다. 프라이드를 예로 든다. 1.4L 디럭스에서 1.6L 럭셔리로 70만원을 더 들이면, 배기량을 높인 직분사 엔진, 15인치 휠, 풀오토 에어컨, 크루즈 컨트롤, 오토라이트 컨트롤 기능까지 생긴다. 이 정도라면 1.6L 럭셔리를 고르지 않는 것이 이상해보일 정도다.



엑센트 디젤은 국산 소형차중 유일하게 디젤 엔진을 얹는다. 하지만 같은 사양의 1.6L 모델보다 210만원 더 비싸다. 기름 값을 생각하면 디젤이 끌리지만 차이가 제법 커 쉽게 선택하긴 어려울 것이다. 좋은 대안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프라이드에 1.4L 디젤 엔진이 얹혀 올해 초 출시될 예정이다. 기다려보자.


쉐보레는 1.6L 엔진만 내놓았다. 최고출력은 114마력으로 경쟁차에 비해 낮지만 기본형부터 꼼꼼히 챙겨 담은 편의장비와 상대적으로 착한 가격이 매력이다. 기본형부터 텔레스코픽 기능, 열선시트, 후방감지센서를 달았다. 또한 고급형 LS부턴 40만 원 추가로 마이링크를 쓸 수도 있다. 다만 등급을 올려 LS 등급부터 비교하기 시작하면 텔레스코픽 기능과 뒷좌석 6:4 기능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아쉽다.


차체크기는 엇비슷하나 약간씩 차이가 있다. 세단 기준으로 아베오가 몸집이 제일 크다. 길이 4440mm, 엑센트와 프라이드는 각각 4370mm, 4365mm. 휠베이스는 아베오가 2525mm, 엑센트와 프라이드가 2570mm로 약 45mm 길다. 무게는 엔진, 변속기에 따라 제법 차이가 나지만 엑센트 1035~1165kg, 프라이드 1050~1109kg, 아베오 1165~1195kg로 1톤 초반 대.



셋 중 어떤 모델을 골라야 할지 망설일 만하다. 연비를 보고 비교해보려 해도 세 대 모두 1.6L 수동기준 복합연비 14.7km/L로 약속이나 한 듯 똑같았다. 아무래도 수동 모델을 권하게 된다. 가볍고 날랜 발짓에 힘을 끝까지 몰아 쓰는 재미를 느끼기엔 수동이 제격이다.


재미있게 달리고 싶다면 프라이드 해치백 1.6L 수동을 권한다. 기본 장비도 꽤 훌륭할뿐더러 선택할 수 있는 옵션도 많아 취향에 맞추기 좋다. 140마력 엔진을 끝까지 돌려쓰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해치백을 고른 이유는 스포티한 디자인과 6:4로 접히는 뒷좌석 때문. 스키장 갈 때 꽤 유용하다.


또 하나의 선택으로는 출시설이 도는 프라이드 1.4L 디젤. 디젤은 적은 배기량으로 넉넉한 힘을 내는데다 연비도 좋다. 경제성을 따지는 소형차에는 이만한 엔진이 없다. 현재 선택할 수 있는 국산 1.6L 디젤 승용차는 엑센트와 i30밖에 없다. i30는 비싸고, 엑센트 또한 상품 구성이 단조로워 꺼렸다면, 프라이드 1.4L 디젤이 훌륭한 대안이 될 것이다.


◆ 준중형 (아반떼, K3, SM3, 크루즈)



요즘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는 준중형차다. 중형차에 비해 세금부담도 절반인데다, 꽤 커진 차체는 4인 가족을 안락하게 어디든 실어 나르기에 충분하다. 가족을 태우고 다닐 경제적인 차를 찾는다면 단연 준중형차다.


요즘 준중형의 크기는 급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크다. 이전 중형차가 크기를 키우며 가격도 올려 한 급 올라서고, 그 자리를 지금의 준중형이 채우는 정도다. 커진 차가 나쁘진 않다. 같은 값이라면 아무래도 크고 넉넉한 실내가 좋지 않은가.


특히 국산차의 장기인 실내공간 확보를 유감없이 발휘해 이제 준중형은 한 세대전의 중형차 실내나 다름없다. 실제로 쏘나타 트랜스폼의 휠베이스는 2730mm, 지금 준중형 대부분은 휠베이스가 2700mm에 달한다. 가격도 그만큼 올랐지만 늘어난 상품성으로 설득하려는 듯하다. 과연 그만큼 준중형은 매력적일까?


국내 준중형차는 4파전이다. 쌍용을 제외한 국산 전 메이커가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현대 아반떼, 기아 K3, 쉐보레 크루즈, 르노삼성 SM3가 그 주인공. 각 차들을 낱낱이 살펴보자.


◎ 아반떼 VS K3



아반떼와 K3는 형제차다. 같은 플랫폼, 같은 파워트레인을 얹지만 디자인을 달리해 차별화했다. 아반떼와 K3가 경쟁차와 차이를 벌리는 점은 파워트레인. 직렬 4기통 1.6L 엔진은 직분사 방식을 더해 최고출력 140마력을 낸다. 여기에 6단 수동/자동 변속기를 짝짓는다. 연비는 복합 기준 14~14.5km/L.


편의장비 구성을 잘 짠 등급 또한 장점이다. 아반떼가 2013년형으로 변경되며 편의장비를 대폭 손질했다. 따로 돈 주고 사야했던 차제자세제어장치(VDC), 샤시통합제어 시스템(VSM)을 기본 장착하고, 상위 모델에 있던 텔레스코픽 기능 등 편의장비를 아랫등급부터 기본형까지 낮춰 달았다.



파워트레인과 편의장비 등 중요한 것들은 똑같이 공유하다보니 K3는 무엇이 다른가 싶을 수 있다. 하지만 K3만의 장점이 있다. 서스펜션 세팅이다. 아반떼의 경우 약간 무르다면 K3는 더 탄탄하게 바꿨다. 더불어 고속에서 뒤가 불안했던 아반떼와 비교하면 확실히 안정감이 든다. 두 모델의 차이를 어느 쪽이 낫다 결론 내리긴 힘들다. 취향에 따라 선택할 일이다. 하지만 이름값을 이어받은 덕인지, 아반떼가 판매량에선 매우 앞선다.


◎ SM3



SM3는 프랑스 감각을 앞세운다. SM3는 유럽에서도 팔고 있는 플루언스와 형제차. 르노의 인기 해치백 중 하나인 메간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이전 세대는 닛산 블루버드 실피를 바탕삼아 만들어 작고 좁았다면, 이번 모델은 확연히 다르다. 작았던 덩치는 확연히 커져 중형차 부럽지 않다. 너비는 1810mm로 위급 SM5보다 20mm 좁고, 아반떼보다는 35mm 넓다.


다만 실내는 점잖다 못해 단순한 편. 때문에 르노삼성은 첨단 장비와 편의 장비를 달아 특별한 느낌을 더하려 했다. 전자식 사이드 브레이크, 뒷좌석 통풍구, 스마트카드 등 당시 준중형에 쓰지 않던 고급사양을 더했다. 하지만 허점이 보인다. 라이벌들이 기본형 혹은 아래 단계에서 제공하는 편의장비를 중급부터 제공하는 경향이 있다.


성능을 강조하진 않았지만, 연비 위주의 파워트레인 구성으로 이를 극복한다. 직렬 4기통 1.6L 엔진에 CVT(무단변속기)를 달았다. 최고출력은 117마력. 연비는 복합 기준 15km/L.


◎ 크루즈



크루즈는 세단과 해치백 두 모델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또한 경쟁차들과 다르게 직렬 4기통 1.8L 가솔린, 2.0L 디젤 엔진을 얹어 차별화했다. 1.6L 모델도 라인업에 있었지만 솎아냈다. 최고출력 142마력의 1.8L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달아 기본형으로 내세운 탓에 가격은 경쟁차보다 좀 더 비싸다. 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사이드 커튼 에어백을 최고급형 모델에만 제공한다. 멀티미디어 시스템인 마이링크는 기본형부터 선택 가능하다. 후방카메라를 포함한 가격은 55만 원.


크루즈의 2.0L 디젤 엔진은 동급 모델 중에 유일하다. 큰 토크를 앞세워 달려 나가는 시원함이 있다. 터빈의 과급 압을 높이는 튜닝 등 개조의 여력도 높아 인기가 좋다. 2.0L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63마력. 36.7kg‧m의 토크를 1750~2750rpm의 초반에 뽑아낸다. 연비는 1.8L가 복합 기준 12.4km/L, 2.0L 디젤이 13.8~16km/L다.



준중형급에서 자동차 고르기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고를 차종도 많은데다, 각 브랜드가 명확한 개성을 가지고 소비자를 기다린다. 그래서 준중형은 더욱 매력적이다. 원하는 가치를 두고 차를 선택할 수 있어서다. 기자의 차도 준중형이다. 위에 열거한 것 중의 하나.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중형차 절반의 세금을 내는데다 조금 더 작은 차체는 언제나 내 손아귀에 있다는 믿음을 주기 때문이다.


첫 차,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지만  남들의 시선보단 자신이 끌리는 차를 선택하길 바란다.


글 모토야 편집부 | 사진 최진호 (쉐보레 크루즈), 이인주 (기아 K3), 각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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