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가장 뜨거웠던 중형세단 시장, 지각 변동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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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가장 뜨거웠던 중형세단 시장, 지각 변동 이유 있었다
  • 이동익
  • 승인 2016.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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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이슈를 떠올려 보자. 개인차가 있겠지만 현대 쏘나타와 기아 K5, 르노삼성 SM6, 그리고 쉐보레 말리부가 벌인 국산 중형세단 4파전을 빼놓을 수 없다. 시작은 SM6였다. 지난 2월 사전계약에 돌입한 SM6는 한 달간 1만 1,000대가 넘는 사전계약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존재감을 드러내더니 여덟 달 후에는 목표로 내세웠던 누적 판매량 5만 대를 조기 달성했다. 급기야는 쏘나타를 밀어내고 국산 중형세단 자가용 판매 1위까지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쉐보레 말리부도 존재감을 뽐냈다. 사전계약 이후 나흘(영업일 기준) 만에 사전계약 대수 6,000대를 돌파하며 산뜻하게 출발한 이후 지난 11월에는 3만 대가 넘는 누적판매를 기록했다. 가솔린 중형세단 1위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이렇듯 한때 쏘나타와 K5로 양분됐던 시장은 강력한 도전자들의 등장과 함께 크게 변화하고 있다. 쏘나타와 K5는 왜 SM6와 말리부에 점유율을 내줄 수밖에 없었을까. 4개 차종의 주요 특장점을 표로 보면서 그 이유에 대해 살펴봤다.


차체 사이즈



차체 사이즈 먼저 비교해보자. 가장 긴 전장을 가진 것은 말리부다. 신형으로 거듭나면서 GM의 최신 중형 세단 플랫폼을 품은 말리부의 전장은 4,925mm로 기존 모델보다 60mm 더 길어졌다. SM6와 비교하면 75mm, 쏘나타나 K5보다는 70mm 더 길다. 휠베이스도 독보적이다. 2,830mm로 이전 모델 대비 93mm 길어지면서 더욱 넓은 실내 공간까지 확보하게 됐다.


디자인



쏘나타와 K5의 디자인이 충격적일 만큼 놀라웠던 시절이 있었다. 쏘나타는 YF 모델이 그랬고 K5는 1세대 모델이 그랬다. 그래서인지 소비자는 혁신적인 변신보다는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 신형 모델 디자인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소비자의 눈길은 기존 국산 중형세단에서 보지 못했던 매력적이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무장한 SM6와 말리부로 향했다. SM6는 르노 탈리스만이 보여준 새로우면서도 매력적인 디자인을 내세웠고, 말리부는 기존의 다소 투박한 이미지를 벗고 굵은 선과 과감한 조형으로 강인한 디자인을 완성했다.


실내



실내는 쏘나타와 K5 모두 수평형 레이아웃을 이용해 안정적이면서도 정돈된 느낌을 주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인 배치지만 특기할 만한 개성이 없는 것도 사실. SM6는 그 전까지 국산 중형세단에서 볼 수 없었던 고급스러운 실내를 품었다. 시트에는 퀼팅 마감을 적용했으며, 주행 모드에 따라 달라지는 무드 조명으로 화려함까지 더했다. 센터페시아에는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8.7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배치하여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준다. 말리부의 실내는 2단 대시보드로 입체감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큼직한 차체 사이즈에서 오는 넓은 실내 공간도 특기할 만한 점.


파워트레인 라인업



엔진 라인업으로는 쏘나타와 K5가 앞선다. 쏘나타는 K5와 함께 국산 중형세단 중 가장 많은 엔진 라인업을 갖췄다. 2.0L 가솔린 엔진, 1.7L 디젤 엔진, 2.0L LPG 엔진, 1.6L 터보 엔진, 2.0L 터보 엔진을 보닛 아래 품는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모델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갖추면서 총 7가지 엔진 라인업을 거느리게 됐다. 2.0L 가솔린 엔진과 2.0L LPG 엔진, 2.0L 터보 엔진은 6단 자동변속기와 합을 이루며, 1.7L 디젤 엔진과 1.6L 터보 엔진은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조합을 이룬다.


두 차종이 다양한 파워트레인 라인업을 내세웠다면 SM6는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 터보 엔진, LPG 엔진을 아우르는 4종의 파워트레인을, 말리부는 우수한 성능의 터보 엔진 2종을 내세웠다. SM6의 2.0L 가솔린 엔진과 1.6L 터보 엔진은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 1.5L 디젤 엔진은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조합되며 2.0L LPG 엔진은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와 짝을 이룬다. 말리부의 1.5L 터보 엔진과 2.0L 터보 엔진은 둘 다 6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1.8L 하이브리드 모델도 존재한다.


동력성능



가장 강력한 동력성능은 말리부 2.0L 터보 엔진에 돌아갔다. 말리부에 탑재된 2.0L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253마력과 최대토크 36.0kg.m를 발휘해 가장 높은 출력을 낸다. 함께 말리부에 탑재되는 1.5L 터보 엔진은 166마력의 최고출력과 25.5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SM6에 탑재된 엔진은 각각 2.0L 가솔린 엔진이 150마력, 20.6kg.m의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를 내며, 1.5L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10마력, 최대토크 25.5kg.m의 힘을 낸다. 1.6L 터보 엔진은 190마력, 26.5kg.m의 힘을, 2.0L LPG 엔진은 140마력, 19.7kg.m의 최고출력과 토크를 발휘한다.


쏘나타와 K5는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갖춘 만큼 동력성능도 141마력부터 245마력까지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각 엔진의 출력과 토크는 2.0L 엔진이 168마력, 20.5kg.m, 1.7 디젤 엔진이 141마력, 34.7kg.m, 2.0L LPG 엔진이 151마력, 19.8kg.m(자동변속기 기준), 1.6L 터보 엔진이 180마력, 27.0kg.m, 2.0L 터보 엔진이 245마력, 36.0kg.m다. K5의 동력성능은 쏘나타와 같다.


연비



가장 높은 연비를 기록한 것은 SM6다. SM6는 1.5L 디젤 모델이 리터당 16.4~17km의 연비를 기록하며 국산 중형세단 중 가장 높은 연비를 기록했다(단,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제외). 말리부는 리터당 12.5~13km를 달릴 수 있는 1.5L 터보 모델이 가장 높은 연비를 기록했다. 쏘나타는 1.7L 디젤 모델이 리터당 16~16.8km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리터당 12.7~13.4km를 기록한 1.6L 터보 모델이 2위, 리터당 12.0~12.6km를 달리는 2.0L 가솔린 모델이 3위, 10.8km를 기록한 2.0L 터보 모델이 4위를 기록했다.


K5는 쏘나타와 엔진 라인업이 같은데도 무게 차이 때문인지 조금씩 낮은 연비를 보여주었다. 연비가 좋은 순서대로 나열하자면 쏘나타와 같지만 1.7L 디젤 모델은 리터당 15.6~16.1km, 1.6L 터보 모델은 리터당 12.2~12.8km를 기록했다. 3위와 4위인 2.0L 가솔린 모델과 2.0L 터보 모델도 리터당 11.6~12.1km, 리터당 10.4km의 연비를 보여주며 쏘나타보다 조금씩 낮은 연비를 기록했다.


편의/안전사양으로 본 추천 트림



4대 중형 세단은 차마다 편의사양의 구성도 다르다. 쏘나타의 경우, 올 상반기부터 2017년형으로 연식 변경되며 추가된 신규 트림인 `케어 플러스(CARE )` 트림이 가장 눈에 띈다. 이 트림은 여성과 아이의 안전 그리고 고급스러움을 중시하는 젊은 가족 소비자를 겨냥한 것으로, 중간급 트림이라 할 수 있는 스마트(Smart)에 비해 약간 낮은 가격에 케어플러스 전용 사양으로 상품성을 높인 트림이다. 스마트 후측방 경보시스템(BSD)과 함께 전방 주차 보조시스템(PAS), 열선 스티어링 휠, 자외선 차단 앞 유리, 17인치 알로이 휠, 버건디 가죽 시트 및 가죽 마감 등이 적용되며, 2.0 CVVL 모델과 1.7 e-VGT 파워트레인에서 선택 가능하다. 쏘나타 2.0 CVVL 케어플러스의 가격은 2,496만 원, 쏘나타 1.7 e-VGT 케어플러스의 가격은 2,726만 원(모두 VAT 포함)이다. 이 외에도 1.6 T-GDi 모델에는 튜닝된 서스펜션과 18인치 스포츠 알로이휠, 듀얼 싱글 팁 머플러 등으로 구성된 스포츠 패키지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선택 사양 가격은 91만 원.


기아 K5는 하반기에 연식 변경을 진행하면서 신설된 스포티한 성향을 강조한 GT-Line 트림과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시그니처 트림이 특징이다. 1.6 T-GDi와 2.0 T-GDi 등이 포진한 SX 모델에 신설된 GT-Line 트림은 전용 엠블럼과 스포츠 튜블러 가죽시트 등의 내/외장 사양과 더불어 대구경 디스크 브레이크를 적용한다. 가격은 1.6 T-GDi GT-Line이 3,030만 원, 2.0 T-GDi GT-Line 3,195만 원(모두 VAT 포함)이다. MX 모델에 마련된 시그니처 트림은 고급스러운 감각의 전용 내외장 사양과 GT-Line과 같이 대구경 브레이크를 적용한다. 가격은 2.0 CVVL 시그니처 2,905만 원, 1.7 e-VGT 시그니처 3,150만 원(모두 VAT 포함)이다. 현대 쏘나타가 합리성을 중시한 트림을 신설한 반면, 기아 K5는 가장 고가의 트림을 신설한 점에서 대비를 이룬다.


르노삼성 SM6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트림이 있다면 SM6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RE 트림을 꼽을 수 있다. 이 트림을 선택해야 카탈로그에 등장하는 SM6의 모든 것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2.0 GDe 파워트레인 기준). 고급스러운 누빔 가죽 마감이 대시보드와 도어 패널에 적용되는 시트 패키지를 비롯하여 19인치 알로이 휠, 안정적인 승차감과 주행 질감을 만들어 주는 액티브 댐핑 컨트롤, 능동 안전 장비 패키지인 드라이빙 어시스트 패키지, LED 퓨어비전 헤드램프 등은 RE 트림 외에는 선택할 수 없다. 가격은 2.0 GDe RE 2,995만 원, 1.6TCe RE 3,250만 원(모두 VAT 포함)이다. TCe 모델의 경우에는 액티브 댐핑 컨트롤과 LED 퓨어비전 헤드램프 등이 기본으로 적용된다.


말리부는 주력인 1.5 터보는 LS, LT, LTZ의 3개 트림으로, 2.0 터보는 LT와 LTZ의 2개 트림으로 판매한다. 이들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트림은 1.5 터보 LT 트림이다. 1.5 터보 LT 트림은 19인치 알로이 휠 외에도 자동주차 보조시스템, 씨티 브레이킹 시스템(저속 자동긴급 제동시스템), 차선이탈 경고 및 차선유지 보조시스템, 전방거리 감지시스템, 전방충돌 경고시스템,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시스템, 헤드업 LED 경고등(RLAD), 스마트 하이빔, 후방카메라 등으로 구성된 능동 안전 장비 패키지, `스마트 씨티 드라이빙 팩`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타사 중형 세단들이 3천만 원 언저리의 최상급 트림에만 능동 안전 장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과는 크게 차별화되는 말리부만의 매력 포인트다. LT의 고급화 트림인 LT 디럭스의 경우, 스마트 씨티 드라이빙 팩과 더불어, 캐딜락 CUE와 동일한 편의성을 지닌 최신형 마이링크 및 BOSE 오디오 패키지를 선택할 수 있다. 더 합리적인 조건에서 선진 안전 장비를 고를 기회를 주는 말리부 1.5 터보 LT 모델의 가격은 2,695만 원이며, LT 디럭스의 가격은 2,863만 원(모두 VAT 포함)이다.


가격



쏘나타는 2.0L 모델이 2,255~2,955만 원, 1.7L 디젤 모델이 2,505~2,981만 원, 1.6L 터보 모델이 2,420~2,872만 원, 2.0L 터보 모델이 2,700~3,190만 원으로 나타났다. 2.0L 터보 모델을 기준으로 풀옵션 선택 시에는 가격이 3,575만 원까지 오른다. K5는 2.0L 모델이 2,265~2,905만 원, 1.6L 터보 모델이 2,425~3,195만 원, 1.7L 디젤 모델이 2,500~3,150만 원이다. 1.6L 터보 모델을 기준으로 모든 옵션을 선택했을 경우 가격은 3,770만 원으로 국산 중형세단 중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SM6는 2.0L 모델이 2,420~2,995만 원, 1.6L 터보 모델이 2,805~3,250만 원, 1.5L 디젤 모델이 2,575~2,950만 원이다. 1.6L 터보 모델을 기준으로 선택할 수 있는 모든 옵션을 선택했을 경우 가격은 3,585만 원이다. 말리부는 1.5L 터보 모델이 2,388~3,284만 원, 2.0L 터보 모델이 3,057~3,308만 원에 가격대가 형성된다. 2.0L 터보 모델을 기준으로 풀옵션을 선택했을 경우 가격은 3,688만 원이다.


국산 중형세단 4개 차종의 특징을 간단히 살펴보니


SM6와 말리부는 중형차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 한때는 국내 중형세단 시장이 무난한 디자인과 편안한 주행 감각으로 통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고 소비자의 입맛도 달라졌다. 예전과 같은 전략으로 시장에서 살아남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게 됐다. SM6와 말리부는 감각적인 외관 디자인과 차별화된 실내 디자인, 그리고 첨단을 달리는 각종 안전/편의사양 등으로 무장하고 달라진 소비자의 눈높이를 정조준했다. 특히 SM6는 8.7인치 디스플레이와 퀼팅 실내 마감 등 고급화에 심혈을 기울였고, 말리부는 동급에서 가장 큰 차체와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갖추는 등 자신만의 무기를 갈고 닦는 것도 잊지 않았다. 국내 중형세단 시장에 던진 새로운 패러다임과 그들만이 가진 무기의 효과는 주효했다. 물론 현대차와 기아차도 각각 상품성을 강화한 연식변경 모델을 내놓으며 황급히 맞불을 놓았으나 큰 효과는 없었던 상황. 현대차는 내년에 쏘나타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선보이며 국산 중형세단 2차전에 돌입한다. 내년 국산 중형세단 대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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