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 다시금 달아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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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 다시금 달아오르다
  • 윤현수
  • 승인 2017.06.1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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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슈퍼카 제조업체 맥라렌은 지난 5월, `녹색 지옥`(Green Hell)이라 일컬어지는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에서 랩타임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전기차에게 빼앗긴 내연기관 자동차의 자존심을 단숨에 되찾았다.

노르트슐라이페 서킷을 정복한 주인공은 맥라렌의 스페셜 플래그십 모델인 `P1`이다. 보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서킷 전용으로 빚어낸 P1 GTR 모델을 도로 주행이 가능하도록 구성한 `XP1 LM`이었다. (이하 P1 LM)

사실 불과 한 2주 전에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인 `NextEV`가 제작한 NIO EP9이 동일 서킷에서 6분 45초 09를 기록하며 자동차 업계를 놀라게 했었다. 이는 종전에 노르느슐라이페 랩타임 1위를 기록했던 람보르기니 우라칸 퍼포만테의 기록을 경신한 것이었다.

특히 NIO EP9은 뉘르부르크링 랩타임 테스트 이전에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자율주행 자동차 (Fastest Autonomous Car in the World)` 타이틀을 거머쥐는 등, 속도 측면에서 최고 수준을 보인 `전기차`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맥라렌 P1 LM이 6:43:22를 기록하며 왕좌를 탈환했다. 해당 모델은 `란잔테 모터스포트 (Lanzante Motorsport)`라는 영국 모터스포츠 전문 업체에서 매만진 것으로, 자사의 업체명 이니셜을 따서 `XP1 LM`이라 명명한 것이다.

기반이 되는 P1 GTR이 레이스에 최적화된 구성을 지녔음에도 경량화 소재인 인코넬 합금 사용과같은 추가적인 경량화를 이뤄 60kg을 덜어냈다. 여기에 루프와 리어 윙, 프런트 스플리터를 탄소섬유로 구성하여 P1 GTR보다 다운포스도 40% 가량 높다. 여기에 부스트 성능을 높여 최고출력은 1000마력에 다다른다.

이렇게 란잔테는 자신들의 이름을 내건 P1 LM을 노르트슐라이페의 황제로 등극시키기 위해 이 악물고 개선에 개선을 거듭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맥라렌과 함께 르망 24시를 정복했던 1995년을 떠올리며 P1을 매만졌을 지도 모르겠다.

다만 순수한 내연기관만으로는 사실상 한계에 거의 다다랐음이 서서히 증명되고 있다. 이미 슈퍼카 업체들은 자신들의 플래그십 모델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결합하여 내연기관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 또한 NIO EP9의 전례를 통해 전기 파워트레인의 잠재력이 상당하다는 것도 파악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V10 가솔린 엔진만을 탑재한 우라칸 퍼포만테의 기록은 경이로움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우라칸의 기록한 경신되어버렸으나, 경량화와 공기 역학 성능의 향상 등, 엔지니어들의 순수한 열정으로 이루어낸 쾌거였다.

한편 이와 같은 연이은 기록 경신에는 노르트슐라이페 서킷의 보수 및 수정 작업 역시 일조했다고 평가된다. 사고가 빈번했던 일부 구간의 요철 제거와 코스의 고저차를 완화하며 일명 `점프 구간`이라 할 수 있는 구간이 사라진 것이다. 따라서 이를 통해 해당 구간의 공략 난이도가 하락되어 전반적인 랩타임이 빨라진다는 것이다.


해당 보수 공사에는 안전 펜스 설치 등 안전성 강화에도 신경을 썼지만, 당시 골수 팬들은 모터스포츠의 역사가 담긴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 코스 수정에 큰 불만을 품기도 했다.

또한 코닉세그가 무게 당 출력비를 1:1로 맞춰 화제를 만들었던 `One:1 역시 이와 같은 코스 수정 등을 통해 최고기록을 바라보는 후보 중 하나다. 2015년 안전사고를 이유로 잠시 랩타임 측정이 금지되며 통한스럽게 발걸음을 돌렸던 코닉세그는 추후 기록을 위해 뉘르부르크링을 주파할 예정이다.

뉘르부르크링이 여러 요인을 통해 다시 한 번 불타오르고 있다. 이제는 전통적으로 뉘르부르크링을 점령해왔던 슈퍼카 메이커들은 물론, 전기차의 출현도 더해지며 색다른 재미까지 맛볼 수 있다. 이와 같은 흥미로운 전쟁이 일어나는 때에 우리는 뭘 해야하나? 조용히 팝콘만 들고 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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