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했던 차] 쌍용차의 무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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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했던 차] 쌍용차의 무쏘
  • 김재민
  • 승인 2017.06.1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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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독자 SUV 모델인 코란도 훼미리를 이어 두 번째 독자 모델로 나온 무쏘는 등장부터 인상적이었다. 밋밋한 디자인에 고만고만한 출력 성능으로 치장된 국내 SUV 시장에 코뿔소처럼 강력한 존재감을 뽐낼 수 있는 조건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파격적인 외관에 벤츠의 강력한 엔진을 장착한 것만으로도 시샘을 받을 만했다. 디자인의 경우, 부분 변경 없이 적어도 10년 이상 유지해도 매력적일 것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엔진도 마찬가지였다.


모토야에서는 티뷰론, 르망에 이어 단종된 국산 모델 중 특별했던 차, 제3화 무쏘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쌍용차는 1990년 코드네임 FJ(Future Jeep)라는 프로젝트명으로 3세대 4X4 컨셉트의 승용 감각을 극대화한 SUV의 개발에 나섰다. 디자인은 영국 왕립 예술 대학의 캔 그린리 교수가 맞았고, 그는 돌고래의 유연하고 민첩한 움직임을 형상화한 컨셉트를 적용했다. 그 결과 공기 저항 계수(cd) 0.36을 실현했다. 엔진은 벤츠로부터 직수입한 2.9ℓ 디젤 엔진을 적용했다. 미케니컬 프로토타입 10대, 프로토 카 46대, 파일럿 카 90대 등 총 146대의 시험 차를 제작하고 많은 시험 과정을 거쳐 무쏘는 탄생했다. 연구개발비를 포함해 총 3천2백억원이 투입됐다. 모델명 무쏘는 코뿔소를 뜻하는 순수 우리말인 ‘무소’에서 차명했다. 무소를 경음화한 표현을 사용해 ‘무쏘’가 됐다.


무쏘는 1993년부터 2005년간 13년간 단일 모델로 운영됐다. 판매대수는 약 25만대로 연간 약 2만대가 팔렸다.


1993년 8월에 출시한 601 모델은 2톤이 넘는 공차 중량에 상대적으로 배기량이 작은 2.3 ℓ 직렬 4기통 논터보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하고 보그워너사의 5단 수동변속기를 결합해 최고 출력 79마력, 최대토크 16.0kg.m의 성능을 발휘했다. 변속기의 이질감과 더딘 동력 성능으로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이러한 시장의 반응은 602 EL 모델이 등장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1993년부터 1997년까지 무쏘 모델 중 가장 큰 인기를 얻은 모델로 성장한다. 엔진을 2.9 ℓ 직렬 5기통으로 키우고, 변속기도 기본 5단 수동변속기(보그워너사)에 4단 자동변속기(벤츠)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최고 출력 95마력, 최대토크 19.6kg.m의 성능을 발휘했다. 1997년 8월에 생산된, 터보 인터쿨러를 장착한 TDI 모델은 최고 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25.2kg.m의 성능을 발휘했다.



1993년 12월부터 1994년 3월까지 4개월동안 아프리카 12개국 종단을 통해 차량의 완성도를 시험하는 4륜 구동차 오지 탐험을 시행하기도 했다.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모델도 1996년부터 1997년까지 출시한다. 1996년 3월에는 풀타임 4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된 EX 3.2(IL6 3200), 9월에는 2000DOHC, 그리고 11월에는 2300DOHC를 각각 출시한다.


풀타임 4륜구동 시스템이 장착된 IL6 3200모델은 3.2 ℓ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에 4단 자동 변속기를 결합해 최고 출력 218마력, 최대토크 31.6kg.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했다. 최고시속은 193km/h로 모바히의 등장 전까지 국내에서 프레임 바디를 적용한 가장 빠른 SUV였다. 이 엔진(벤츠 M104)은 렉스턴에도 장착된다.



16일간 유럽과 아프리카 등 7개국 총 주행거리 10,000 km의 거친 사막길을 주행하는 제18회 파리~다카르랠리에서 종합 8위의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EX 3.2 모델을 개조해 참가했다. 드라이버로 참가한 김한봉 선수는 우리나라 선수로는 처음으로 완주기록을 세웠다.




2.0 ℓ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5단 수동변속기(4단 자동변속기 선택)를 결합한 2000 DOHC 모델은 최고 출력 133마력, 최대토크 18.4kg.m, 2.3 ℓ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한 2300 DOHC 모델은 최고 출력 149마력, 최대토크 21.6kg.m의 성능을 발휘했다. 국산 최초로 에어백과 TCS가 적용되기도 했다.


500 Limited 모델은 EX 3.2 모델을 기반으로 출력과 내부 옵션을 고급스럽게 강화해 내놓은 에디션 모델이다. 해외로 400대, 국내에서 100대가 팔렸다고 한다.


1998년 6월에는 뉴 무쏘는 부분 변경 전 모델보다 더욱 부드러운 선을 적용해 강인한 인상을 덜어내고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했다. 라디에이터 그릴, 헤드/테일 램프, 범퍼, 리어 스포일러, 보닛 등 외부를 전체적으로 변경했다. 뉴 무쏘는 203시리즈, 290시리즈, 230SR, 320LX, FX시리즈로 출시되었다.


구동방식은 모든 디젤 모델에는 터보 인터쿨러를 기본으로 장착했고 4륜 구동과 후륜 구동 방식 중 택일이 가능했다. 가솔린 모델에는 4륜 구동 시스템만 장착되었다. 2000년 6월에는 안개등, 라디에이터 그릴, 사이드 가니쉬, 사이드 스텝, 투톤 컬러 적용 등의 외부 변화와 대시 보드, 센터 콘솔, 도어 트림, 내장재, 시트 색상 등의 내부 변경을 거쳤다.


203시리즈는 601 모델을 잇는 모델로 230 S와 230 SL 트림으로 나뉘었다. 2.0 ℓ 직렬 4기통 터보 엔진과 5단 수동변속기(4단 자동변속기 선택)를 결합해 최고 출력 101마력, 최대토크 21.5kg.m의 성능을 발휘했다. 601모델의 최고 출력 79마력, 최대토크 16.0kg.m보다 성능이 향상되었지만 월등한 주행 성능은 기대할 수 없었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생산되었다.



290시리즈는 602 EL을 잇는 후속 모델로 높았던 인기를 그대로 이어갔다. 터보 인터쿨러를 장착한, 1997년 8월에 생산된 TDI 모델을 손질해 나온 모델로 보면 이해가 쉽다. 2.9 ℓ 직렬 5기통 터보 엔진에 5단 수동변속기(4단 자동변속기 선택)를 결합해 최고 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25.2kg.m의 성능을 발휘했다. 290 SL과 290 SR 트림이 제공됐다.



230 SR과 320 LX 모델은 부분변경 전 모델인 2300DOHC와 EX 3.2(IL6 3200)을 대체하는 모델로 엔진 및 최고 출력과 최대토크 등 모두 같은 성능을 발휘했다. 두 모델 모두 1998년부터 2001년 까지 생산되었다.


FX 시리즈는 2004년과 2005년, 두 해 동안 FX5와 FX7 트림으로 생산된다. 290시리즈의 290SL 트림이 FX5로, 290SR 트림을 FX7으로 보면 된다. 사양을 낮추고 모델명만 바꾼 것이다.



무쏘 스포츠는 무쏘를 베이스로 픽업트럭으로 설계한 모델이다. P-100이란 프로젝트명으로 개발된 무쏘 스포츠는 2002년에 출시되었다. 차량 등록상 승용차가 아닌 화물차로 등록되어 연간 자동차세가 고작 28,500원이었다.




무쏘는 2005년 6월 카이런의 출시, 무쏘 스포츠는 2006년 4월 액티언 스포츠의 출시와 함께 단종된다.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를 코뿔소처럼 내달았던 무쏘의 호쾌함을 생각하면 지금도 감회가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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