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꾸미기 시작한 6세대 폭스바겐 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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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꾸미기 시작한 6세대 폭스바겐 폴로
  • 윤현수
  • 승인 2017.06.2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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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폭스바겐 골프는 유럽에서 한 해 동안 46만대에 이르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당연하다는 듯 수성했다. 그리고 `폴로`가 꽤 큰 격차로 그 뒤를 이었다. 총 30만대 가량을 판매한 폴로는 페이스리프트를 이룬 르노 클리오를 제치는 저력을 보였다. 세대 변경을 눈 앞에 둔 시기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놀라운 성적이다.

사실 골프의 네임밸류가 지나치리만큼 높아 그 명성이 다소 바랬을 뿐, 폴로 역시 초대 모델 출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1400만대를 팔아 치운 폭스바겐의 또 다른 효자모델이다. 특히 폴로는 유럽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고 볼 수 있는 B세그먼트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러한 폴로가 8년 만에 신 모델로 등장했다. MQB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디자인 큐를 살짝 변경하여 세련미를 더한 6세대 모델이다. 언뜻 세대 변경에 오랜 시간이 걸린 듯 하나, B세그먼트 모델들이 일반적으로 모델 교체 주기가 꽤 긴 것을 생각하면 생각보다 정상적인 타이밍의 선수 교체다.

한편, 곧 은퇴를 예정하고 있는 5세대 모델은 2009년 등장하여 `미니 골프`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 탄탄하게 완성된 기본기와 당시 폭스바겐 특유의 정돈된 내외관 디자인 등으로 B세그먼트 리더로서의 덕목을 양껏 발휘했다.

새롭게 태어난 신형 폴로는 단정하기 그지없던 모습에서 살짝 멋을 부렸다. 이를테면 헤드램프 내부에는 `W`자로 완만하게 꺾인 주간주행등 디자인으로 색다른 느낌을 전했고, 7세대 골프와 마찬가지로 허리춤을 쥐어짠 듯 주름진 캐릭터라인과 신선한 면처리로 지루함을 덜어냈다.

시대에 걸맞는 세련된 디테일을 갖췄음에도 최근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골프와 비교하면 폴로 특유의 색깔이 자연스레 녹아있어 `잘 된 디자인`임을 직감하게 한다.

그렇다고 해서 폭스바겐 해치백 특유의 틀을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 올곧은 캐릭터라인과 단조롭지만 깔끔한 그린하우스와 필러 디자인 등. 디테일을 제법 화려하게 다듬었지만 폭스바겐 엠블럼이 어색하지 않다.

형과의 체격 차이도 제법 줄였다. 작심하고 벌크업을 한 듯이 차체가 큰 폭으로 커져 전장은 4미터를 넘겼고, 휠베이스도 94mm가 늘어나 실내 공간도 널찍해졌다.

아울러 폴로 특유의 껑충한 느낌은 확실히 옅어졌다. 보다 길고 낮아진데다, 최대 17인치까지 적용되는 알루미늄 휠과 타이어가 휠아치를 가득 채우는 덕에 이전보다 비례가 더욱 역동적으로 변했다.

여기에 PQ25 플랫폼을 기반으로 빚어내었던 선대 모델과는 달리, 최신예 MQB 플랫폼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구조를 지닌다.

도어를 열고 들어가면 `폴로가 맞나?` 싶을 정도로 큰 변화에 주목하게 될 터이다. 중간 트림 이상부터 적용되는 컬러 트림은 센터페시아 모니터 테두리는 물론 크래시패드까지 넓게 감싸며 마치 `패션카`스러운 이미지를 선사한다. 올곧게 자라온 이전까지의 폴로에는 어울리지 않았던 구성이었으나, 안팎으로 멋을 조금 부린 덕에 나름대로 괜찮은 면모를 보인다.

아울러 심플하면서 폭스바겐다운 버튼 구성으로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모습을 보였고, 6새대 페이스리프트 모델 및 골프에도 적용된 가느다랗고 작은 스티어링 휠이 고스란히 장착되었다. 트림에 따라 아우디의 버추얼 콕핏 컨셉트를 연상시키는 풀 그래픽 타입의 클러스터도 마련된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재래식 아날로그 계기판이 적용된다.

폭스바겐은 신형 폴로의 라인업을 Trendline, Comfortline, Highline, Beats로 나눴다. Trendline은 14인치 휠을 지닌 엔트리 트림이지만 보행자 모니터링 및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과 같은 주행 안전 보조장치나 LED DRL을 기본으로 갖추고 12,975유로의 가격표를 지닌다. (한화 약 1,645만원)

주목해야 할 점은 `Beats` 트림으로, 흔히 `닥터드레` 헤드폰으로 유명한 비츠오디오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된다.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하여 설정한 Beats 트림 모델에는 상징적인 `Beats` 로고와 더불어 전용 레더 패키지 및 도어 실 트림이 적용된다. 다만 오디오 시스템의 경우 다른 트림에서 옵션으로도 선택이 가능하긴 하다.

한편, 폭스바겐은 신형 폴로를 공개함과 동시에 GTI 모델도 함께 공개했다. 신형 폴로 GTI에는 2리터 TSI 엔진을 사용하여 최고출력 200마력을 내뿜는다. 종전 모델이 1.8 TSI 엔진에 192마력의 성능을 갖추었음을 감안하면 성능 향상은 큰 폭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보다 잠재력 높은 2리터 TSI 엔진을 사용함으로써 보다 높은 성능의 폴로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GTI는 별도의 스포츠 섀시를 적용 받아 한층 열정적인 몸놀림을 보여주며, 섀시 모드를 변경할 수 있는 장비도 선택사항으로 마련된다.

아울러 `GTI`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레드 스트라이프를 라디에이터 그릴과 램프 내부 등에 삽입하고 레드 컬러의 브레이크 캘리퍼를 적용하여 카리스마를 더했다. 또한 GTI 엠블럼을 프런트 펜더, 라디에이터 그릴, 테일게이트 쪽에 부착하며 GTI 브랜드의 자부심을 표했다.

실내 역시 테마는 외관과 유사하다. 노멀 모델에는 다양한 컬러 패널을 사용하여 톡톡 튀는 느낌을 전하더니, 알루미늄 트림 및 블랙 컬러를 바탕으로 시크한 느낌을 자아냈고, GTI 전용 플랫 보텀 스티어링 휠과 기어 노브와 더불어 GTI의 전통인 체크무늬 시트 등을 레드 스티치로 마감하여 스포티한 감각으로 마무리했다.

6세대 폴로는 연내 유럽에 출시될 예정이며, 4개의 가솔린 엔진과 두 가지의 디젤 엔진이 장착된다. 가령 가솔린 엔진의 경우 65마력부터 150마력에 이르는 다양한 엔진들을 장착한다. 1.5 TSI EVO 엔진은 실린더 비활성화 기술이 적용된 최신예 엔진으로 최고출력 150마력을 내는 GTI 하위급 엔진이다. 여기에 80마력부터 95마력의 성능을 내는 디젤 엔진들도 장착됨과 동시에 천연가스 엔진 (TGI)도 적용된다.

폭스바겐 브랜드 내에서 모범생과 같은 이미지로 튀지 않고 좋은 성적만 꾸준히 내주던 폴로가, 이제서야 멋도 부리며 잘 놀기도 하고 공부도 잘하는 이미지를 형성하고자 한다. 기술력, 그리고 폭스바겐 브랜드로만 선택하게 만들던 이전의 폴로가 아니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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