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도 뜨거운 심장, 엔진] 볼보자동차 DRIVE-E 엔진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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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고도 뜨거운 심장, 엔진] 볼보자동차 DRIVE-E 엔진 편
  • 박병하
  • 승인 2017.06.2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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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엔진은 두 가지의 상반된 속성을 가지고 있다. 한 가지는 차가움이고, 나머지 하나는 뜨거움이다. 이렇게 두 가지의 상반된 속성을 갖는 이유는 금속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증기기관으로부터 시작된 엔진의 역사이래, 인류는 항상 금속으로 엔진을 만들어 왔다. 최근에는 재료역학의 발달로 인해, 금속 외의 다른 합성 재료를 사용하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지구상의 모든 엔진의 주류는 금속이다. 강철과 알루미늄 등의 금속은 엔진이 잠에서 깨어난 시점부터 가동 시간 내내 발생하는 고열과 마찰 등의 모든 부담을 감당할 수 있으며, 대량생산에도 적합하기 때문이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차가우면서도 뜨거운 자동차의 심장, 엔진의 세계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본 기사에서 다룰 수많은 자동차의 엔진들 중 네 번째 이야기는 현재 볼보자동차(Volvocars)의 주력 파워트레인으로 자리 잡은 DRIVE-E 엔진에 대한 이야기다.

모든 엔진을 하나로 – 볼보 DRIVE-E 엔진

볼보자동차의 DRIVE-E 파워트레인은 2017년 현재, 이미 볼보자동차의 주력 파워트레인으로서 완전히 자리 잡았다. 볼보자동차 DRIVE-E 파워트레인의 핵심을 이루는 DRIVE-E 엔진은 2012년경부터 `볼보자동차 엔진 아키텍처(Volvo Engine Architecture: VEA)`라는 이름으로 개발 및 공개되었고, 2013년을 기해 본격적으로 양산차에 도입을 개시했다. 새로운 시대를 위한 엔진으로서 개발된 볼보자동차의 DRIVE-E 엔진은 `다운사이징`, `모듈화(Modulize)`, `단일화` 등으로 요약되는 현재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개발 경향을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엔진 중 하나다.

DRIVE-E 엔진은 크게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의 각 1종으로 나뉜다. 그리고 모든 엔진은 동일하게 1,969cc의 배기량과 직렬 4기통 레이아웃을 취하며, 공통적으로 과급기를 채용하고 있다. 자연 흡/배기(Naturally Aspirated) 구조를 갖는 엔진은 없다.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은 모두 같은 실린더 블록을 사용함은 물론, 엔진 간 부품 공유율이 60% 수준에 달한다. 연료와 연료 공급 방식의 차이에 관여하는 부분을 제외한 다른 부분들에 극단적인 단일화 및 모듈화 설계를 가한 것이다. 여기에 신형 XC90으로부터 시작된 볼보자동차의 새로운 SPA 통합형 모듈화 플랫폼과 SPA 플랫폼 도입 이전의 모델들에도 적용할 수 있는 유연함까지 갖추고 있다.

이러한 극단적인 단일화 및 모듈화 설계는 곧 모든 엔진을 하나의 조립 라인에서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생산성의 비약적인 증대와 함께, 제조 비용의 현격한 절감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 현행 볼보자동차의 모든 양산차 라인업이 SPA 플랫폼 기반 모델로 대체되면, 이 효과는 더욱 극대화 될 수 있다.


볼보자동차는 DRIVE-E 엔진의 도입 이전까지 세 가지 설계 기반의 8종에 달하는 가솔린 및 디젤 엔진 라인업을 꾸리고 있었다. 여기에는 볼보자동차가 오랫동안 사용해 왔던 특유의 직렬 5기통 엔진에서부터 세계최초의 가로배치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 볼보자동차는 DRIVE-E 파워트레인의 도입과 함께, 이 모든 엔진들을 단 두 개의 엔진으로 통합, 기존 1.5리터~3.0리터 등의 다양한 배기량은 일괄적으로 2.0리터로 통일된다. 오늘날에는 양산차 엔진의 대부분을 DRIVE-E 파워트레인으로 대체해냈다. 또한, SPA 플랫폼 기반 모델들은 아예 DRIVE-E 파워트레인을 전용으로 사용한다.

DRIVE-E 엔진은 사용 연료에 따라 기본 구조는 동일하나, 과급기 등의 설정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추구하는 사양에서부터 본격적인 고성능 사양까지의 바리에이션을 확보한다. 가솔린 엔진은 140마력 정도의 사양에서 최고 300마력 이상의 고성능 사양으로, 디젤 엔진은 디젤 엔진은 120~230마력 가량의 출력을 내는 사양으로 각각 세분화했다.

현재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DRIVE-E 엔진의 바리에이션으로는 가솔린의 경우 T5(245~254마력), T6(306~320마력), 폴스타(367마력) 사양의 3종, 디젤은 D3(150마력), D4(190마력), D5(225마력~235마력)의 3종이 존재한다. 가솔린 엔진은 S60과 V60 폴스타, S90, XC90 등에 마련되어 있고, 디젤 엔진은 현재 볼보자동차코리아가 판매하는 전차종에서 만날 수 있다. 아울러, XC90을 통해, DRIVE-E 엔진을 이용한 시스템 합산 400마력의 강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까지 만날 수 있다.


볼보자동차는 DRIVE-E 엔진에서 소형화 및 경량화 설계에 힘썼음을 강조한다. DRIVE-E 엔진은 4기통으로의 단일화와 함께, 적극적인 경량화 설계로 기존 5~6기콩 엔진에 비해 최대 50kg의 중량절감을 달성했으며, 엔진의 용적을 크게 줄이는 데에도 성공했다. 이 덕분에 일반적인 자동차는 물론, 하이브리드 시스템에도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지니게 되었으며, 그 결과가 바로 상기한 XC90의 T8 블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이 외에도 엔진의 소형화 및 경량화 설계는 공간 상의 이점 확보와 중량 상의 균형을 잡는 데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현재 전차종을 가로배치 전륜구동 기반으로 개발하고 있는 볼보자동차로서는 꼭 필요한 요소 중 하나이며, 고성능의 엔진을 더 적은 배기량으로 운영이 가능하여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이점을 준다.

DRIVE-E 엔진의 또 한 가지의 특징은 엔진의 `첨단화`에 있다. 이는 고성능 엔진으로 갈수록 더욱 중요해지는 특성이라 할 수 있다. 일례로 DRIVE-E 가솔린 엔진 중 고성능에 해당하는 T6 사양의 경우, 캠샤프트의 마찰계수를 보다 정밀하게 조정, 동급 최저수준을 확보했다. 이를 위해 캠샤프트에 별도의 볼베어링을 내장함으로써 고회전 영역에서도 연속적인 가변 밸브 타이밍을 구현, 종래의 엔진에 비해 한층 원활한 고회전 작동 안정성을 보장한다.

또한, 엔진의 출력을 높이는 핵심인 과급기구로는 터보차저(Turbocharger)와 수퍼차저(Supercharger)의 두 가지를 함께 사용한다. 이는 두 가지 과급기가 갖는 특성을 상호보완하기 위함이다. 터보차저는 배기가스의 압력으로 작동하는 방식으로 인해, 배기가스압이 부족한 저회전에서 제 힘을 내지 못하는 터보 랙 현상이 발생한다. 반면, 수퍼차저는 엔진과 직결되어 구동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욱 우수한 응답성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배기가스 압력이 부족한 저회전 영역에서는 수퍼차저를 이용하여 대배기량 엔진과 같은 응답성을 확보하고, 배기가스의 압력이 충분히 상승한 시점부터 터보차저가 개입, 보다 빠르게 속도를 올릴 수 있다.


디젤 엔진의 경우, 볼보자동차 DRIVE-E 디젤 엔진의 첨단 분사시스템인 i-ART 분사 시스템을 들 수 있다. 볼보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시도한 i-ART 기술은 1개의 혼합기 센서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디젤엔진들과는 달리, 모든 실린더에 1개씩 혼합기 센서를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종래의 방식은 각 연소실 별로 유입되는 혼합기의 양에 필연적으로 차이가 발생하나, i-ART 분사 시스템을 탑재한 DRIVE-E 디젤 엔진은 이론 상 모든 실린더에 균일한 양의 혼합기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D4 사양 이후의 라인업에는 정밀한 트윈터보차저를 사용하고 있으며, 냉간 시동 시 엔진을 보다 빠르게 예열시킬 수 있는 기술도 적용되어 있다.

이와 더불어, 모든 DRIVE-E 엔진이 탑재된 모든 볼보자동차 모델에는 정차 시 시동을 정지시키는 스톱/스타트 시스템이 기본으로 적용되며, 스로틀 개도량에 개입할 수 있는 `ECO+`모드 역시 지원한다. DRIVE-E 엔진에는 아이신(AISIN)에서 공급하는 자동 6단 및 자동 8단 변속기, 혹은 6단 수동변속기가 조합되며, 국내 수입되는 모델에는 모두 자동변속기 모델만 탑재한다.

극단적인 소형화 및 모듈화 설계와 차종은 물론, 하이브리드 시스템에도 그대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함을 고루 갖춘 볼보자동차 DRIVE-E 엔진은 근래 자동차 시장의 주류인 엔진 다운사이징과 모듈화 설계를 충실히 따르며, 볼보자동차의 양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아울러 볼보자동차는 지난 2014년부터 3기통 DRIVE-E 엔진의 개발 내용을 공개한 바 있으며, 유로 7 대응은 물론, 중국 시장에 새로운 소형 모듈러 플랫폼인 `CMA(Compact Modular Architecture)` 기반의 신모델을 위해 새로운 3기통 DRIVE-E 엔진의 개발을 서두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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