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리프트로 존재감 향상시킨 `캐딜락 X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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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리프트로 존재감 향상시킨 `캐딜락 XTS`
  • 윤현수
  • 승인 2017.06.2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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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인 캐딜락의 라인업을 보고 있자면, 다소 포지셔닝이 애매한 차량이 있다. `XTS`라 이름 붙여진 해당 모델은 전륜구동 기반 플랫폼에 전장이 5.1미터를 상회하는 풀사이즈 세단이다.

캐딜락 측은 XTS를 CTS 윗급 모델로 취급하고 있다. 실제로 2012년 처음 출시되었을 당시에도, 앞바퀴굴림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모델이었음에도 XTS는 CTS 상위급 모델로 포지셔닝하여 잠시 캐딜락의 플래그십 모델 역할을 맡았다.

그런데, 현재 캐딜락의 미국 현지 가격표를 보면 뭔가 이상하다. MSRP (생산자 권장가격) 기준 시작 가격이 CTS가 XTS보다 되려 400달러 비싸다. 캐딜락은 여전히 XTS를 CTS 상위급, CT6의 하위급으로 설정하지만 가격은 오히려 CTS보다 저렴하다는 것이다.

출시 초기와 비교하면 입장의 변화는 더욱 명확하다. 2012년 XTS의 첫 출시 당시 CTS는 39,495달러의 시작 가격을 지녔다. 반면 XTS는 44,075달러로, CTS보다 5000달러 가량 비쌌다. 브랜드 라인업에 있어 그레이드 하나 정도는 채울 수 있는 꽤나 큰 간극이다.

그런데, 5년의 세월 동안 여러 번의 연식 변경과 세대 변경을 거친 CTS는 무려 6,500달러가 비싸졌다. 반면 그 사이 XTS는 1.520달러의 가격 상승을 보이며 가격 역전 현상이 만들어진 것이다.

자동차의 급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은 다름아닌 `가격대`이다. CTS는 세대 변경과 함께 `제값받기`에 초점을 맞춘 것인지 만 달러 이상의 차이를 보이던 BWM 5시리즈나 E클래스와의 가격 격차를 절반으로 줄였다. 그러나 지나친 가격 상승 덕에 XTS의 위치가 애매해졌다.

그러나 재밌는 것은 현재 주력 모델이라 할 수 있는 CTS보다 XTS의 인기가 높다는 것이다. 최근 2년 간의 데이터를 보면 상품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는 XTS가 CTS보다 많이 팔렸다.

더욱이 CTS의 가격정책은 실패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선대 CTS의 경우 풀체인지 직전까지도 연간 5만대 가량을 팔았을 정도로 저렴한 가격을 필두로 해당 카테고리에서 꽤 많은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아왔다. 그러나 자신감 넘치는 캐딜락의 패기는 결국 소비자들에게 전달되지 못했다.

반면 XTS는 전륜구동 기반 플랫폼의 사륜 구동 시스템을 갖춰 주행 안정성과 더불어 5.1미터 달하는 거대한 크기를 CTS와 동일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물론 다이내믹한 주행 감성은 CTS가 뛰어나지만, 단순히 공간의 크기로 가치를 평가하는 소비자들에게 XTS는 꽤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XTS가 정면 대결하는 차량들은 제네시스 G80과 렉서스 ES, 어큐라 RLX 정도가 된다. 특히 XTS는 어큐라 RLX보다 1만 달러가 저렴하면서도 크기는 훨씬 크다. `라지 세단`을 선호하는 미국 시장에서 그보다 큰 풀사이즈 세단을 4만 달러 중반에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은 굉장히 매력적일 수 있다.

아울러 연간 2만대 가량의 수요가 있다는 것은 캐딜락 입장에서 꽤 괜찮은 수익원이다. 실제로 2016년 기준 캐딜락 세단 중에서 XTS가 가장 많이 팔리기도 했다.

물론 XTS 역시 모델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판매량도 3년 연속 줄고 있다. 그러나 예상보다 하락폭이 크지 않은데다, 신세대 캐딜락의 디자인을 입은 페이스리프트로 다시금 틈새시장을 노리고자 한다.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애매한 스타일링을 극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신세대 캐딜락의 디자인 큐를 전수받은 XTS는 제법 고급스러워진 느낌이 눈에 띈다. 물론 페이스리프트 이전에도 거대한 차체는 나름대로 웅장한 느낌을 자아냈으나, 디자인은 이전 세대의 캐딜락 구성을 지녀 하위급 모델인 CTS보다 가벼운 느낌은 있었다.

여타 캐딜락 세단보다 노즈는 다소 높은 느낌이나, 커다란 차체에 걸맞는 웅장한 얼굴을 지녔다. 캐딜락 엠블럼을 품은 라디에이터 그릴은 한껏 존재감을 뽐내고, 헤드램프 역시 CT6와 같은 구성으로 고급감을 더했다.

아울러 옆구리에도 캐딜락 엠블럼을 실버 컬러로 달아내며 당당히 캐딜락 제국의 일원임을 알린다. 꽤 오랜 시간 동안 큰변화가 없었던 캐딜락의 후면부 디자인에는 새로운 요소들이 삽입되었다.

신형 XTS에는 2016년 공개되었던 캐딜락 컨셉트카 `Escala`의 트렁크 리드 디자인이 전수되었고, `L`자형으로 구성된 테일램프 역시 Escala의 디자인 큐를 활용한 것이다.

재밌는 것은 차체 길이가 이전보다 1.1인치 (약 2.8cm) 줄었다는 것이다. 디자인 변경으로 인해 범퍼 구조가 변화하며 생긴 전장 감소로 보인다.

한편, 최초 출시 이후 5년 만에 찾아온 부분변경임에도 여전히 자동 6단 변속기를 채택하는 것은 아쉽다. 브랜드 내 유일한 전륜구동 기반 모델인 것을 감안해도, 말리부에는 GM제 9단 변속기도 사용하고 있다. 아마도 XTS에는 고배기량 엔진만 사용하기에 토크 대응력이 부족하여 여전히 6단 변속기를 쓰는 것으로 보인다.

엔진은 V6 3.6리터 자연흡기 엔진과 트윈터보 엔진이 장착된다. 여기에 섀시 세팅을 바꿔 승차감을 향상시키고 19~20인치 타이어를 개선하여 승차감과 노면 소음을 줄였다. 아울러 시트 구조를 변경하여 안락감을 더했다.

트윈터보 엔진이 장착되는 `V 스포트` 모델의 경우 전륜에 브렘보 브레이크를 기본으로 장착하고 전자식 LSD가 장착된 AWD 시스템이 더해진다. 또한 보스 오디오 시스템이나 와이파이 커넥션을 지원한다.

초기 도입부터 잡음이 많았던 캐딜락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CUE`도 신형 제품을 적용하여 편의성을 높였다. 특히 캐딜락 측도 종전에 `CUE`가 지녔던 문제점들을 잘 인식하고 있었으며,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 역시 확고했다. 따라서 이전보다 확연히 좋아진 인포테인먼트 사용 환경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XTS의 새로운 변화에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바로 중국이다. 중국에서는 뷰익. 그리고 캐딜락과 같은 미국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는데다, 2017년 초에는 캐딜락의 중국 월간 판매량이 미국을 추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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