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실한 기본기로 승부하는 소형 SUV의 元祖
상태바
튼실한 기본기로 승부하는 소형 SUV의 元祖
  • 박병하
  • 승인 2017.08.08 14: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3년 처음 출시된 한국지엠의 쉐보레 트랙스는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소형 SUV’라는 컨셉트를 업계 최초로 제시한 장본인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쉐보레 트랙스가 제시한 소형 SUV는 이제 국내에서는  당당한 하나의 세그먼트로 정착되었다.



소형 SUV의 선구자, 쉐보레  트랙스는 해마다 상품성을 강화해 왔으며, 지난 해에는 대대적인 부분변경을 통해 판이하게 달라진 외모와  실내로 경쟁력을 끌어 올렸다. 또한 올 해에는 2018년형  모델을 새롭게 출시하여 상품성을 또 한 번 강화했다. 이번에 시승하게 된 쉐보레 트랙스는 2018년형 모델이며, 더욱 특별한 사양으로 꾸며진 ‘블레이드 에디션’ 모델이다. VAT  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2,606만원.



지난해 대대적인 부분변경으로 외관 디자인을 일신한 트랙스는 쉐보레 브랜드가 새롭게 어필하고 있는 새로운 디자인  언어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부분변경을 마친 트랙스는 초기형의 정직하고 단순한 인상은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한층 대담하고 세련된 감각으로 채워 넣은, 새로운  얼굴이 자리한다. 실질적인 변화가 적용된 부위는 전면부로 한정되어 있지만, 전면부 하나의 변화로 인해, 완전히 다른 인상을 받는다. 새로운 얼굴은 대담하고 강단 있는 인상과 함께, 공격성과 세련미를  양립한 남성미가 특징이다.



시선을 전면에서 측면으로 옮기기 시작하면 비로소 초기 모델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새롭게 변경된 얼굴이 기존의 디자인에 잘 녹아 들고 있는 지 알게 된다. 효과적인  부분변경 덕분에 차 전체의 인상까지 달라 보인다는 점에서 트랙스의 부분변경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부분변경 과정에서 후면부의 디자인도 몇 가지 수정된 부분이 있다. 평면적으로  디자인됐던 테일램프는 LED 램프의 라인을 따라 도드라지게 처리하여 보다 입체적인 느낌을 부여했다. 리어 범퍼는 반사판을 중심으로 `ㄷ`자 모양의 턱을 만들었으며, 이에 따라 스키드 플레이트의 형상도 소폭  변경되었다. 전면부의 변화에 비하면 소소하기는 하지만, 전면부  스타일과의 괴리가 없이 세련되게 마무리했다.



2018년형 쉐보레 트랙스 블레이드 에디션은 변화한 트랙스의 외관 디자인을 한층 돋보이게 해주는 디테일이 추가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블레이드 에디션의 외관을 돋보이게 해주는 핵심은 신규 채용된 전용의 18인치 블레이드 투 톤 알로이 휠이다. 이 휠은 터빈의 날개(Blade)를 형상화한 스타일링을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형상은 속도감을  부여함으로써 역동적인 분위기를 강조한다. 여기에 단순히 터빈의 형상에서 착안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내/외측을 투 톤 페인팅으로 처리하여 악센트를 주었다. 페인팅이 적용되지 않은 외측에는 동심원을 그리는 형태의 절삭가공을 적용하여 독특한 질감을 표현한다.



이 외에도 쉐보레 트랙스 블레이드 에디션에는 트랙스 라인업에서 유일하게 테일 게이트 가니시에 크롬 도금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특별사양 모델인만큼, 프로젝션 헤드램프와 LED 주간상시등, 듀얼 시그니처 LED 테일램프 등,  최상위 트림인 프리미어(Premier) 트림에 적용되는 모든 내/외장 및 편의사양이 그대로 적용된다.



쉐보레 트랙스는 부분변경을 거치는 과정에서 인테리어도 크게 일신되었다. 특히  인테리어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시보드가 완전히 바뀌었다. 새로운 대시보드에는 임팔라, 신형 말리부 등에서 나타나는 쉐보레의 새로운 인테리어 디자인 기조가 그대로 살아 있다. 실내는 프리미어 트림에 적용되는 사양들이 기본으로 적용되어 있다. 특히  시승차의 경우에는 샌드 브라운 투톤 가죽시트 및 트림을 적용하여, 한층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낸다. 대시보드에 밝은 톤의 가죽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난반사가 적은 것도 장점이다.



대시보드가 통째로 바뀌면서 변화한 대표적인 디테일은 계기반이다. 초기에  사용하던 모터싸이클 스타일의 계기판에서 탈피한 일반적인 아날로그 미터셋을 적용했다. 시인성은 물론이거니와, 디자인 면에서도 이쪽이 훨씬 탁월한 선택이다. 수납공간의 경우 일반모델과  같이, 4개의 컵홀더와 이중 도어포켓이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여기에 블레이드 에디션에만 장착되는 조수석 하단의 전용 트레이가 있다. 서랍 형식으로 된 트레이에는  10인치 급의 태블릿 PC 정도는 너끈히 수납 가능한 용량을  자랑한다.



앞좌석은 착좌감이 좋은 편이다. 소형 SUV의 좌석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든든한 착좌감이다. 체급이  한 단계 더 큰 차의 좌석과 같은 느낌을 준다. 운전석 전동 조절기능은 전후 거리와 높이 조절만 전동식으로  조정할 수 있으며, 등받이 각도는 수동 레버로 조절한다. 조수석은  등받이 각도와 전후 거리만 수동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시트 포지션이 꽤나 높은 덕분에 전방 시야는 훌륭하다. 양쪽 좌석은 모두 열선 기능을 지원한다. 뒷좌석은 부드러운 착석감과  여유 있는 공간 설계 덕분에 성인 남성에게도 부담스럽지 않은 거주성을 선사한다.


트랙스의 트렁크 공간은 체급에 비해 넉넉한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돌출부가 없이 평탄한 공간설계 덕분에 짐을 싣고 부리고 정리하기에 좋다. 또한, 트랙스의 뒷좌석은 등받이만 앞으로 접는 방식이 아닌, 착좌부까지 앞으로 넘기는 더블 폴딩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공간을  더 유효하게 활용할 수 있다. 6:4 비율로 더블폴딩되는 뒷좌석을 이용하면 최대 1,370리터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시승한 쉐보레 트랙스 블레이드 에디션은 디젤 파워트레인을 싣고 있다. GM글로벌에서  설계한 트랙스의 디젤 엔진은 유로 6 규제를 만족하며, 선택적  환원 촉매(SCR)를 사용하여 요소수를 필요로 한다. 135마력/4,000rpm의 최고출력과 32.8kg.m/2,250rpm의 최대토크를  지니고 있다. 변속기는 토글 시프트가 적용된 Gen.III 6단  자동 변속기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작은 체급의 차에 디젤 엔진을 탑재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소음과 진동에 취약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트랙스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가솔린 엔진에 비해 소음과  진동이 큰 디젤 엔진을 위해 차량 N.V.H(Noise, Vibration, Harshness) 부분에  대대적인 보강을 가한 덕분이다. 정차 중에는 약간의 진동이 올라오는 편이지만, 주행 중에는 꽤나 매끄럽게 회전한다. 정차 중 시동을 꺼 주는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이 적용되어 있다면 더욱 쾌적한 운행이 가능할 듯하다.



트랙스의 승차감은 다부진 외모만큼이나 든든한 느낌을 준다. 대체로  크로스오버에 어울리는 부드러운 승차감이 강조되어 있지만, 노면 요철 등에 의해 자세가 쉽사리 흐트러지는  것도 아니다. 부드럽지만 나약하지 않으며, 대부분의 동작에서  체급에 걸맞은 절도를 갖추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소형 크로스오버의 하체로서는 꽤나 모범적인 설정과  완성도를 보여준다.



시승한 트랙스 블레이드 에디션의 경우, 일상적인 운행에서 도움을  주는 몇 가지 안전 사양이 기본으로 탑재된다. 그 중 하나는 후측방 경고(Rear Cross Traffic Alert) 시스템이고, 나머지  하나는 사각지대 경고(Side Blind Spot Alert) 시스템이다. 후측방 경고 시스템은 좌우 후측면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감지하여, 안전한  후진을 돕고,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은 주행 중 사각지대의 차량을 감지해 안전한 차로 변경을 돕는다. 여기에 블레이드 에디션만을 위한 전용의 안전사양(세이프티) 패키지를 선택하면 전방충돌 경고 시스템과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까지 탑재된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 스로틀을 최대로 전개하면 힘차게 전진을 시작한다. Gen.III  변속기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바빠지며 차근차근 속도가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부진  외모만큼이나 묵직한 느낌의 가속이지만, 답답한 느낌을 안겨주지는 않는다. 상대적으로 작은 체급의 차에게서 기대하게 되는 경쾌함이나 발랄함과는 거리가 있지만, 고속도로 합류 등에서 가속이 처지는 느낌은 주지 않는다. 일상적인  운행 환경에서는 충분하고도 약간의 남음이 있다. 묵직한 차체와 든든한 하체에서 나오는 고속주행 중의  안정감도 인상적.



상대적으로 작은 체급의 차에 디젤 엔진을 실은 만큼, 회전 구간에서는  차체 앞쪽이 다소 무겁게 느껴진다. 급격하게 꺾여 들어가는 저속 코너에서는 이러한 면모를 확실히 감지할  수 있다. 그러나 트랙스가 모든 회전 구간에서 서투른 몸짓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는 가족과 일상을 지향하는 전형적인 크로스오버 차량의 그것에 가깝지만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보다 적극적인  주행에도 어느정도 대응을 해 주는 편이다.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을 채용하고 있는 차로서는 조종성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코너에 진입하여 탈출할 때까지의 모습에서는 체급에 비해 약간 묵직한 몸무게를 지니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은근히 경쾌한 느낌도 있다.



디젤 엔진을 싣고 있는 쉐보레 트랙스의 공인 연비는 도심 14.6km/l, 고속도로 16.2km/l, 복합 14.6km/l이다. 시승을 진행하면서 기록한 구간별 평균 연비는 공인 연비와 차이가 있다. 도심  구간의 경우, 혼잡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차이가 크다. 혼잡한  출퇴근 시간대에는 10.2km/l의 평균 연비를 기록했고, 규정  속도인 60~80km/h로 주행할 수 있을 정도의 원활한 경우에도 12.3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반면, 고속도로에서 100km/l로 정속주행을 한 결과는 공인연비를 한참 상회하는 20.1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장거리 정속 운행에서 우수한 효율을 내는 디젤엔진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쉐보레 트랙스는 지난 해 단행된 대대적인 부분변경과 더불어 편의사양 구성의 개편과 블레이드 에디션 등 특별사양차의  신설 등으로 상품성을 높였다. 특히, 쉐보레 트랙스 블레이드  에디션은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난 트랙스의 매력을 극대화시켜주는 디테일을 더하고, 안전/편의사양을 보강하여, 일반 모델과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출시 초기부터 호평을 받아 왔던 탄탄한 기본기와 그로부터  비롯된 안정적인 주행 질감은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대한민국 소형 크로스오버 시장의 문을 처음으로 연 명실상부한 원조인 쉐보레 트랙스. 튼실한 기본 성능과 주행 질감, 그리고 더욱 높아진 상품성으로 전열을  가다듬은 트랙스는 2017년 벌어지고 있는 소형 크로스오버 시장의 혈투에 뛰어들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이제 남은 것은 소비자의 선택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