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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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 류민
  • 승인 2012.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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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ttroporte(콰트로포르테)’는 이탈리아어로 문 네 개라는 뜻이다. 이름에 담긴 뜻 그대로 콰트로포르테는 문 네 짝 단 마세라티의 대형 세단이다. 경주차와 쿠페형 스포츠카만 만들던 마세라티의 첫 4도어 세단이기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콰트로포르테가 데뷔한 건 1963년. 이후 네 번의 세대교체를 거쳐 현행 모델에 이르렀다.



최근, 대형 스포츠세단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다. 벤츠의 CLS-클래스와 S-클래스, BMW의 6시리즈 그란쿠페와 7시리즈, 포르쉐의 파나메라 등이 대표선수다. 2010년, 영국 스포츠카 메이커 에스턴 마틴도 라피드를 들고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수퍼카 제조사로 유명한 람보르기니조차 에스토크라는 4도어 컨셉카를 선보였을 정도다. 콰트로포르테 역시 대형 스포츠세단이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사실 콰트로포르테는 대형 스포츠 세단의 선구자나 다름없다. 1963년 등장한 1세대도 날렵하게 다듬은 길이 5미터의 차체에 V8 4.7L 엔진을 달았었다. 당시 메르세데스-벤츠의 W112와 W108(S-클래스 선대모델. 280S, 300SE 등의 이름으로 불렸다.), 벤틀리의 T시리즈 등의 경쟁자가 있었지만 이들의 디자인은 일반 세단에 가까웠다.



현행 모델인 5세대 콰트로포르테는 2004년 등장했다. 2009년엔 부분변경을 거쳤다. 안팎 디자인을 다듬어 완성도를 올린 것이 특징이다. 앞모습은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범퍼 등을 바꿔 날카로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헤드램프는 크기를 조금 키우고 안쪽 모서리를 뾰족하게 다듬었다. 그리고 램프 밑변을 따라 안쪽에 LED를 촘촘히 수놓았다. LED는 유럽연합 규정에 따라 2011년부터 의무적으로 달아야 하는 주간 주행등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입 크게 벌린 모양을 유지하되 좌우를 살짝 오므렸다. 변경 전, 그릴 안쪽을 가로배치 크롬핀 또는 벌집 모양으로 엮은 매시로 꾸몄던 반면 변경을 거치며 핀을 촘촘히 세워 달았다. 아래쪽 공기흡입구를 다듬은 범퍼엔 원형 안개등도 추가했다. 앞모습의 60% 이상을 바꿨지만 전체 균형을 다시 맞춘 수준이라 얼핏 봐선 큰 차이 느끼기 힘들다.



옆모습과 뒷모습도 고유 느낌을 유지했다. 옆모습은 사이드 미러와 사이드 스커트, 휠 등의 디자인을 다듬어 날렵한 이미지를 조금 더 살렸다. 안쪽 모양 바꾼 테일램프와 머플러를 강조한 형상의 뒤 범퍼는 한층 더 단단한 느낌을 낸다. 실내 역시 변경 전과 비슷하다. 디자인을 살짝 다듬은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정도가 변경의 전부다. 마세라티는 콰트로포르테가 가진 이미지를 해치지 않으려 노력했다.


마세라티는 콰트로포르테에 두 종류 엔진을 단다. 일반 모델은 최고 400마력, 47㎏·m의 힘을 내는 V8 4.2L 엔진을 단다. 0→ 시속 100㎞ 가속시간은 5.5초, 최고속도는 시속 270㎞, 공인연비는 6.0㎞/L다. S 모델은 V8 4.7L 엔진을 단다. 최고출력 430마력, 최대토크 50㎏·m의 힘을 내고 0→ 시속 100㎞ 가속시간 5.4초, 최고속도 시속 280㎞의 성능을 낸다. S 스포츠 GT 모델은 S와 같은 엔진을 얹는데, 최고출력을 10마력 높여 ‘제로백’을 0.3초 줄이고 최고속도를 5㎞/h 늘렸다. 공인연비는 두 모델 모두 6.1㎞/L다.


세 모델은 모두 2007년부터 ZF사의 6단 자동변속기를 단다. 이전에 사용하던 유압식 듀얼클러치 변속기, ‘듀오셀렉트’는 운전재미는 좋지만 사용이 불편하고 변속 충격이 크다는 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듀오셀렉트 변속기는 차체 뒤쪽에 달렸던 반면 자동변속기는 차체 앞쪽에 엔진과 맞물려 있다. 따라서 듀오셀렉트 변속기 단 모델과 자동변속기 단 모델은 앞뒤 무게 배분율이 서로 다르다. 듀오셀렉트 변속기 단 모델의 앞뒤 무게 배분율은 47:53, 자동변속기 단 모델은 49:51이다. 상식적으로 변속기가 뒤에 있는 모델이 무게 배분이 더 이상적일 것 같지만, 콰트로포르테 경우엔 그렇지 않다.


이는 자동변속기를 달면서 엔진의 오일 순환 방식을 드라이섬프에서 웨트섬프로 바꿨기 때문이다. 웨트섬프 방식은 작동구조상 엔진 아래쪽에 오일팬을 달아야한다. 따라서 마세라티는 엔진을 조금 올려 달았다. 무게 중심은 조금 높아졌지만 달라진 엔진높이 덕분에 엔진을 좀 더 승객실 쪽으로 밀어 넣을 수 있었다. 무게 중심이 차체 가운데로 이동한 이유다.



마세라티는 콰트로포르테에 개별 주문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다양한 재질과 편의장비로 실내를 꾸밀 수 있다. 우드패널의 나무 재질은 8종류가 준비된다. 최고급 알칸테라는 물론, 폴트로나 푸라우 사의 이탈리아 최고급 천연 가죽으로 도배할 수도 있다. 또한 전 좌석에 열선과 통풍, 마사지 기능도 달 수 있다. 각종 멀티미디어를 지원하는 마그네틱 마렐리 사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보스 서라운드 시스템은 기본으로 갖춘다. 콰트로포르테는 자동변속기를 달면서 인기가 높아졌다. 2009년 부분변경 모델로 거듭나며 완성도는 더욱 높아졌다. 데뷔 8년이 넘었지만,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콰트로포르테가 빛이 나는 이유다. 아울러 흔해빠진 독일산이 아닌, 개성 짙은 이탈리아의 대형 스포츠세단이라는 점이 콰트로포르테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글 류민 기자 | 사진 마세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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