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공간을 잡다 – 코이즈미 카루캠 트랜스폼 캠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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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공간을 잡다 – 코이즈미 카루캠 트랜스폼 캠퍼
  • 박병하
  • 승인 2017.09.01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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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이 꺼진 90년대  초부터 오토캠핑 문화가 보급되기 시작한 일본. 일본에는 자국의 교통환경에 맞는 독자적인 형태의 RV들이 존재한다. 일본의 RV들은  유럽이나 북미 등지와는 전혀 다른 사고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한정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데에는  도가 튼 그들만의 재치 있는 공간 설계 솜씨도 일본제 RV의 매력포인트 중 하나다.


일본의 RV에서  가장 눈에 띄는 주류는 바로 경차를 바탕으로 한 모터홈이다. 주로 ‘경캠퍼(軽キャンパー)’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일본의 경차 기반 모터홈은 ‘경차의 왕국’이라는  이명을 가진 일본 특유의 독특한 RV라 할 수 있다. 일본의  자동차 문화를 대표하는 세그먼트인 경차와 공간이 생명인 모터홈이 만나 탄생한 경캠퍼. 이번에 만나 볼  경캠퍼는 코이즈미(Coizumi) 사의 ‘카루캔(Karucan, かるキャン) 트랜스폼 캠퍼(이하 카루캔)’다.


코이즈미의 카루캔은 가벼울 경(輕)자의 일본어 훈독(訓讀)인  ‘카루이(軽い, かるい)’와 ‘캠퍼(キャンパー)’의 앞글자를 합친 이름이다.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가벼운 캠퍼’라는 의미다. 코이즈미의 카루캔은 스즈키의 경상용 트럭인 ‘캐리(Carry)’를 기반으로 적재함의 자리에 캠퍼를 접합하여 만들어진다. 운전석과 실내는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으며 캡 상부의 구조물은 단순한 스포일러다. 외관은 일반적인 형태의 모터홈을 경상용차의 사이즈로 스케일 다운한 모습이기에,  북미나 유럽의 모터홈에 비하면 그야말로 앙증맞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작은 차체가 귀엽게 보이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이 작은 경트럭에서 사람이 선 채로 돌아다닐 수 있을 만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트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 역시 공간에 대한 의심을 키운다. 같은 경상용차라도 트럭 차종은 밴 차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바닥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차가 지닐 수 있는 최대 높이인 2,000mm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트럭은 밴에 비해 공간 확보에 불리하다. 일본의 경캠퍼 제조사들이 베이스 차량으로  밴 모델을 주로 이용하고 루프를 팝업식 텐트로 구성하는 주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카루캔은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이를 해결했다. 캠퍼를 이중구조로 구성하고 사용시 전개함으로써 공간의 부족을 해결하는 것이다.  카루캔의 우측의 외벽은 마치 담배갑 뚜껑과 같은 형태로 만들어져 있고, 내측에 또 하나의  상자형 구조물이 들어 있다. 좌측은 고정되어 있는 부분으로, 이곳에  출입문이 위치한다.



외벽을 45도로  들어 올린 후, 내측의 구조물을 밖으로 잡아 당긴 다음, 외벽을  구조물에 고정시키면 캐빈 형태의 공간이 완성된다. 카루캔의 독특한 접이식 구조는 트럭을 기반으로 한  데서 오는 공간 확보의 불리함을 해결해 주는 핵심 포인트다. 외벽은 가볍고 튼튼한 FRP소재로 만들어져 있어, 혼자서도 부담 없이 전개가 가능하다. 외벽을 모두 전개시키면 내측의 폭이 60cm 이상 증가하고 천장의  최대 높이는 바닥에서부터 1.8m를 조금 넘는다. 성인 2명이 사용하기에 알맞은 정도의 공간이 나오는 것이다.


카루캔의 캠퍼는 두 가지의 레이아웃이 준비되어 있다. 그 중 하나는 일반적인 모터홈에 더 가까운 구성을 갖춘 ‘로프트(Loft)’, 나머지 하나는 내부 구조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루미(Roomy)’다. 로프트 사양은 싱크대가 포함된 간이 주방과 테이블, 소형 냉장고, 침대 변환 소파 및 상부의 간이 침대를 갖추고 있다. 성인 2명이 간소한 사양의 유럽식 모터홈에 더 가까운 사용 경험을  제공한다. 루미 사양은 로프트 사양의 내부 설비를 대폭 제한 대신, 11개의  쿠션으로 구성된, 다양하게 변환할 수 있는 바닥 구조를 갖는다.


이 외에도 카루캔에는 출입문용 발판과 베바스토 제  FF히터, 좌측에 장착 가능한 FIAMMA 제 어닝, 소형 에어컨,  소형 전자렌지, 샤워기형 수전, 차량용 솔라패널  등이 선택 사양으로 마련되어 있다.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경트럭의 한계를 넘나드는 코이즈미의 카루캔  트랜스폼 캠퍼. 카루캔의 가격은 약 200만엔 대 중후반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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