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Bus, Metro, Walk)를 아시나요?
상태바
BMW(Bus, Metro, Walk)를 아시나요?
  • 김상혁
  • 승인 2017.09.22 17: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려한 보디라인, 찢어질듯한 배기 사운드, 흥에 취한 듯 들썩이는 시트, 남자라면 가슴 울리는 드림카 한두 개쯤을 심장 깊은 곳에 품고 있다. 기자의 드림카 중 하나는 삼각별이 큼지막하게 새겨진 메르세데스 벤츠를 타고 도심 외곽을 질주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아 손을 뻗게 된 것은 BMW였다. 메르세데스 벤츠를 쫒는 독일 자동차 브랜드 BMW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Bus, Metro, Walk (이하 BMW는 Bus, Metro, Walk를 지칭)의 약자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직장인이라는 얘기다.

BMW를 애용하는 한 사람으로서 BMW의 주요 척도는 시간과 가격이다. 이를 기반으로 실질적인 효율성을 살펴봤다. 먼저 기자의 거주지역은 양재동 부근이다. 직장은 수서역에 위치하고 있다. 지도 상에서는 꽤나 가까운 거리지만 버스 및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환승 없이 도착하지는 못하는 위치에 있다.

B-버스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버스다. 버스 이용 시 왕복 약 2,400원(교통카드 기준)이 지출된다. 주말을 제외하면 한 달 약 4만 8,000 원 정도 빠져나간다고 보면 된다. 중요한 것은 시간인데 평균적으로 40분 내외다. 버스 노선을 기준으로 본다면 거리는 10km가 되지 않는 거리지만 대부분이 그렇듯 출근길 교통체증 탓이 크다.


버스 이용의 장점이라면 중앙 전용차선을 꼽을 수 있다. 물론 중앙 버스전용차선이 없는 곳도 있지만 중앙버스 전용차선에 오르면 답답한 교통체증으로부터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 러시아워에서 일어나는 경적의 물결에서도 자유롭다.

버스의 직접적인 비교대상은 지하철인데 상대적으로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은 편이다. 버스는 스크린 도어나 안전 유도원이 없기 때문에 많은 승객이 탑승할 때 위험을 동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승객이 많이 오르고 내리는 정류장은 입구와 출구의 개념이 사라져 혼잡함을 가중시킨다. 여름철에는 불쾌한 냄새를 코앞에서 맡아야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마지막으로 곡예 운전으로 목적지에 도착할 것인지 혹은 안락한 승차감으로 도착할지는 버스 기사의 손과 발에 맡겨져 있다는 사실.

M-지하철


지하철은 버스에 비해 장점이 많다. 지하철 이용 승객의 수요가 많아 대기 시간이 짧고 곡예 운전을 겪어야 하는 일도 없다. 물론 버스처럼 승객이 몰리는 곳은 압축기에 눌리듯 짓눌려 향수 냄새, 땀냄새를 맡아야 하는 공통점은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적고 이동도 간편하다. 급하게 출근하는 경우는 쇼윈도를 통해 화장을 고치거나 식사를 하는 승객도 있다.(사회 통념상 지하철 내에서 음식물 섭취는 에티켓에 어긋난다.)

지하철 요금은 버스요금보다 50원 비싸다. 왕복 2,500원(교통카드 기준)으로 한 달 약 5만 원이다. 시간은 50분 정도 소요된다. 이는 환승 시 일정 부분 도보로 소모되는 시간이 있고 지하철에서 버스로, 버스에서 지하철로 환승 시 상당한 거리를 이동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지하철 이용 승객을 살펴보면 이동 간 독서나 TV 시청 등 취미활동 및 자기계발을 하는 모습이 많다. 이는 일정한 주행 덕분에 신체적으로 급격하게 변화가 없다는 의미다. 다소 흔들림은 있겠지만 무리가 따르지 않는 정도다. 특히 눈을 통해 책을 보는 행위나 휴대폰 화면을 보는 일은 안정적인 상황이 아니면 상당하 피로감이 몰려온다. 이 점을 비춰보면 지하철은 안정적인 운행을 가장 큰 매력으로 꼽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하철은 플랫폼까지 가는 길이 복잡하기 때문에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에서 밀려 넘어지는 일이 생길 수 있고 의도치 않게 불쾌한 신체접촉이 행해지는 점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도보 이동 중에는 휴대폰을 잠시 넣어두는 것이 모두를 위해 올바른 행동이다.

W-도보 이동


서울은 자전거 도로가 잘 만들어진 구간이 많다. 대표적인 곳이 한강 강변에 위치한 곳들인데 수서역과 양재, 잠실 부근은 탄천 라인 자전거 도로가 발달해 있다. 비록 한참을 돌아가야 하지만 신호등도 없고 운전 스트레스도 받지 않아 운동삼아 출퇴근하기에 적격이다. 자전거 도로를 통해 오가는 거리는 약 왕복 22km다.


자전거 출퇴근 시 들어가는 비용은 초기 자전거 구입 비용이 전부다. 기자는 약 10만 원을 주고 자전거를 구입했다. 평균속도 약 18km/h로 달려 목적지까지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0분을 넘지 않는다. 항상 35분, 37분 정도를 유지했다. 이 시간은 사무실 엘리베이터 앞까지 도착한 시간을 기록한 것으로 버스나 지하철보다 빠르다.

자전거 출퇴근의 애로사항은 모두가 예상할 수 있듯 날씨다. 해가 쨍쨍한 출근길이 폭우 속 퇴근길이 되는 경우는 허다하다. 겨울철은 손발이 깨질듯한 고통을 감내해야만 하고 봄, 가을, 여름철 퇴근길은 하루살이를 입에 담는 일도 참아야 한다. 사무실에 도착한 후 비 오듯 흐르는 땀방울도 깔끔하게 정리해야 한다. 주변 동료의 핀잔을 듣기 싫다면 말이다.

장점이 지나치게 매력적이고 감성적일 수 있으나 단점을 상쇄시키기는 충분하다. 교통비가 들지 않는 점뿐 아니라 하천을 따라 혹은 강변을 따라 페달을 밟는 기분은 상쾌하기 그지없다(다리는 무겁다). 주변 소음도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음악을 들으며 달리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때때론 오가는 자전거 라이더들과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또한 헤어스타일을 손보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자연친화적인 헤어 스타일링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튼튼해지는 허벅지와 줄어드는 뱃살은 덤이다.

급하게 출근을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차량으로 출근을 하는데 기자의 차량은 현대 i30 1세대 모델이다. 주로 출퇴근용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트립상 평균 연비 18km를 기록하고 있다. 유류비는 항상 2~3만 원가량으로 약 16리터 정도다.(주유소별 상이) 업무상 트렁크에 카메라, 노트북, 사전 등이 실려있고 뒷좌석에는 신발과 외투 정도가 차지하고 있으며 한 달 유류비가 약 10만 원 내외다. 자가 이용과 BMW를 혼용하기 때문인데 여기에 주차비용까지 더한다면 상당 수준의 비용이 지출된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자동차를 이용한 출퇴근과 BMW 양쪽 모두 사용하는 입장에서 비용은 BMW가 훨씬 적게 들어간다. 또한 자동차 이용 시 운전 중 받게 되는 스트레스도 더 많은 편이다. 다만 편리함이라는 하나의 장점 때문에 자동차를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출퇴근 환경에 따라 혹은 출퇴근 시 중요하게 여기는 요인에 따라 교통수단을 선택한다. 혹여 자신의 여건과 환경을 자세히 모르고 있다면, 반복되는 출퇴근 길에 변화를 가져오고 싶다면 자동차는 잠시 쉬게 하고 다른 의미의 BMW를 이용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