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M-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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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M-클래스
  • 모토야
  • 승인 2012.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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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리미엄 브랜드가 펼치는 SUV 전쟁이 치열하다. 람보르기니와 마세라티, 그리고 벤틀리 같은 브랜드마저 SUV 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 스포츠카 브랜드인 포르쉐는 이미 카이엔으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고급 SUV 돌풍을 일으킨 주인공은 1999년 BMW의 X5. 하지만 선구자는 1997년 등장한 메르세데스-벤츠의 ML이다.


ML이 고급 SUV 시장을 형성하고도 X5에게 주도권을 뺏긴 건 섀시 때문이었다. 1세대 ML은 프레임섀시였다. 험로 주파실력은 뛰어날지언정 나긋나긋한 감각은 다소 떨어졌다. 반면, X5는 승용차와 같은 모노코크 섀시를 밑바탕 삼았다. BMW 세단의 주행성격을 고스란히 품고 도로를 휘젓고 다녔다. 흥행은 대성공이었다. 벤츠는 추세를 받아들였다. 2005년 2세대 ML은 모노코크 섀시를 사용해 벤츠의 다부지고 우아한 주행감각을 꽃피웠다. 그 결과 2세대 ML은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12년, ML은 3세대로 거듭났다. 이전 세대보다 매끈해진 차체가 특징이다. 하지만 존재감은 더 커졌다. 크기를 줄이고 최대한 바깥쪽으로 붙인 헤드램프와 좌우로 잡아당겨 너비를 넓힌 라디에이터 그릴이 존재감을 키운 비결이다. 범퍼 양옆에 뚫은 공기흡입구의 바깥 면과 터스크 범퍼 모양의 장식물은 사다리꼴로 벌려 널따란 자세를 연출했다. 헤드램프 윗변과 공기흡입구에 단 LED 램프는 오싹한 느낌을 낸다.  


옆모습은 이전세대 형태를 그대로 따랐다. 하지만 반듯하게 도드라졌던 선과 면이 차체로 스며들었다. 빳빳한 셔츠 사이로 보이던 탄탄한 근육을 드러낸 느낌이다. 앞 펜더 휠 하우스 아치에서 시작한 두 가닥의 선과 굴곡진 면이 어우러진 뒤 펜더 부분에서 이런 느낌이 배가 된다. 헤드램프 모서리에서 시작해 트렁크 위쪽으로 연결한 캐릭터 라인은 날렵한 느낌을 낸다.

완만히 떨어지는 두툼한 C필러와 위쪽 모서리가 뾰족한 짐칸 부분의 옆 유리, 유리로 덮은 D필러는 그대로다. 1세대부터 유지해온 ML의 고유 특징이다. 좌우로 늘린 테일램프는 강렬한 뒷모습을 주도한다. 뒤 범퍼에 붙인 날개 모양의 크롬 장식도 한 몫 한다. 테일램프 사방에 아로새긴 선들은 자칫 완고해 보일 뻔했던 뒷모습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실내는 이전 세대의 차분함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시보드를 크롬 느낌 내는 패널과 우드패널로 뒤덮어 화려함의 수위를 높였다. 시트와 도어트림, 센터콘솔 덮개 등에 수놓은 바느질의 양도 늘렸다. 벤츠 통합컨트롤러인 커맨드의 화면을 위쪽으로 옮겨달고 오디오와 각종 스위치를 센터페시아에 몰아넣어 간결하게 정리했다. 트렁크의 크기는 뒷좌석 등받이를 바로 세울 경우 690L, 뒷좌석을 모두 접을 경우 2,010L까지 늘어난다.

벤츠 코리아는 세 종류의 엔진을 단 ML을 국내에 공급한다. ML 250 블루텍 4매틱은 터보차저 두 개를 짝지은 직렬 4기통 2.2L 디젤 엔진을 단다. 변속기는 7단 자동. 최고 204마력, 51㎏·m의 힘을 낸다. 0→ 시속100㎞ 가속시간 9초, 최고속도 시속 210㎞의 성능을 내며 11.9㎞/L의 연비를 낸다.


ML 350 블루텍 4매틱은 V6 3L 디젤 터보 엔진과 7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얹는다. 최고 258마력, 63.2㎏·m의 힘과 0→ 시속100㎞ 가속시간 7.4초, 최고속도 224㎞/h의 성능을 낸다. 1L의 연료로는 10.1㎞를 달린다.

ML 63 AMG 4매틱은 터보차저 두 개가 엮인 V8 5.5L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짝지어 단다. 최고 525마력, 71.4㎏·m의 힘과 6.4㎞/L의 연비를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시간은 4.8초, 최고속도는 시속 250㎞에서 제한한다. 모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세 모델은 모두 벤츠의 사륜구동 시스템인 4매틱을 단다. 4매틱의 평소 앞뒤 구동력 배분 비율은 45:55. 상황에 따라 앞뒤 배분 조절은 물론, 바퀴 하나만을 굴리기도 한다.


3세대 ML은 이전세대에 비해 출력과 효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ML 250과 ML 350은 V6 3L 디젤 터보 엔진을 달았던 2세대 ML 300 CDI 블루이피션시의 후속이다. ML250의 경우 최고 14마력, 6.1㎏·m의 힘을 더 내고 0→ 시속 100㎞ 가속시간을 0.8초 단축했다. 연료소비는 17.8%가 줄었다. ML 350의 경우 최고 68마력, 19.3㎏·m의 힘을 더 내고 0→ 시속 100㎞ 가속시간을 2.4초 단축했지만 연비소비는 늘지 않았다. ML 63은 V8 6.2L 엔진을 얹었던 이전 모델보다 최고 15마력, 7.2㎏·m의 힘을 더 내고 ‘제로백’은 0.2초, 연료소비는 23% 줄였다.

ML은 운전석 무릎보호와 뒷좌석 사이드를 포함한 9개의 에어백을 기본으로 단다. 또한 운전 습관을 기억했다가 이상이 감지되면 계기판을 통해 경고하는 주의 어시스트도 기본으로 갖춘다. 차체가 미끄러지거나 급정거 등의 돌발 상황 때 시트 등받이를 바로 세우고 창문을 닫아 탑승자를 보호하는 프리세이프도 기본이다. 편의장비는 좌우독립 풀 오토 에어컨, 한국형 내비게이션은 물론 각종 멀티미디어를 지원하는 커맨드 시스템, 파노라마 선루프 등을 기본으로 갖춘다. 키리스-고는 ML350부터,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ML63이 단다. 


2세대 ML이 프레임 섀시를 버렸던 것처럼, 3세대 ML도 시대에 맞게 진화했다. 2세대 ML은 다소 거친 야성미를 자랑했던 반면 3세대 ML은 세련되고 날렵한 이미지를 뽐낸다. 실내 역시 한층 더 화려하고 고급스러워졌다. ‘승용 감각의 SUV’가 추세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 추세를 따른 결과다.

사실,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유가로 인해 대형 SUV는 물론, ML과 같은 중형 SUV까지 멸종위기에 놓였다. ML은 시장의 선구자답게 고급 중형 SUV가 나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첨단 기술을 동원해 효율과 성능을 끌어올린 것이 좋은 예다. 우람한 체구에서 나오는 스타일과 쾌적한 실내, 그리고 매끈한 주행성능 등은 그대로 유지했다. ML은 세대교체를 통해 더욱 매력적으로 거듭났다.

글 류민 |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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