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영화에 등장한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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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영화에 등장한 자동차
  • 김상혁
  • 승인 2017.09.2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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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인가 자동차는 오감을 만족시켜주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단순한 탈 것에서 스티어링 휠을 타고 전해지는 조작의 재미, 시트는 물론이고 차량 곳곳의 재질을 통해 느끼는 일체감과 만족감, 엔진 사운드와 배기음까지 다양한 요소들이 운전자에게 스며들어 즐거움을 높인다. 직접적인 오감만족은 아니지만 간접적 오감 체험도 자동차 마니아들에게는 즐거움의 한 요소다. 글이나 영상처럼 말이다. 그런 간접적인 오감체험에 있어 감성을 자극하는 영화가 나왔다. 최근 개봉한 ‘베이비 드라이버’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 봤어?”, “오스틴 일레븐 봤어?” 자동차 마니아를 자부하는 이들이 숱하게 건네는 질문이다. 다양한 차종의 슈퍼카와 드라이빙, 액션이 가미되며 자동차 마니아들의 심장을 울린 영화들이다. 여기에 최근 개봉한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가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비 드라이버는 앞서 언급한 영화들처럼 화려한 슈퍼카가 즐비한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차종이 등장하고 주인공의 다이내믹한 드라이빙 기술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화 첫 장면에서 빨간색 스바루 자동차 전면부가 등장하며 영화가 시작하는데 이 차가 바로 스바루 임프레자다. 낮은 무게중심과 수평대향 엔진, 독특한 엔진 사운드로 수많은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자동차다. 영화에서 임프레자는 고속도로 추격신과 도심 지역 드리프트 신 등 다양한 구간에서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WRC에서도 활약했던 운동능력을 여실히 드러낸 셈.

사실 임프레자의 등장이 신비롭지는 않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도 임프레자는 심심치 않게 등장하며 멋들어진 자태를 뽐내곤 했었다. 자동차 마니아들의 만화 ‘이니셜 D’에서도 쉽게 모습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잘 알려진 자동차다. 추격신 중 동일 색상의 폭스바겐 제타, 쉐보레 크루즈와 나란히 달리는 장면도 하나의 재밋거리다.

추격신에서 주인공이 임프레자를 버리고 바꿔 타는 차량은 토요타 코롤라였다. 1966년 처음 출시된 후 현재까지 11번의 세대변경을 거친 모델이자 몇 안 되는 천만 대 클럽의 일원이다. 코롤라 역시 국내에서 보기 어려운 차종 중 하나지만 한 번쯤 이름을 들어본 스테디셀러 자동차다.

이후 영화 전개 중 또 한 번의 자동차 추격신이 나오는데 픽업트럭 간 대결이었다. 주인공 일행이 타고 있던 차량은 쉐보레 아빌란치였고 뒤따라 오던 차량은 닷지 램이었다. 쉐보레 아빌란치는 약 300마력대의 8기통 엔진을 얹은 차량이었고 닷지 램 역시 약 200마력대의 성능을 지닌 8기통 엔진을 얹은 차량이었다.  

픽업트럭이 주체가 된 추격신인만큼 비포장 길을 가로지르거나 강하게 차를 들이박는 등 무식하다 느낄 만큼 과격한 연출을 보였다. 영화에서는 닷지 램이 끝내 쉐보레 아빌란치를 잡지 못하고 사라졌지만 닷지 램은 2015년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현재까지 판매되고 있으며 쉐보레 아빌란치는 저조한 판매량으로 단종되고 말았다.

미국 자동차 하면 떠오르는 이름 닷지 차저와 챌린저도 모습을 드러낸다. 영화에서 빨간색 닷지 챌린저는 SRT 헬켓 모델로 무려 707마력의 성능을 자랑하며 제로상태에서 100km/h까지 약 3.6초에 달하는 괴물이다. 영화상에서는 미국 날라리들이 주인공에게 강탈당하며 다소 얌전한 주행을 선보였다.

닷지 차저는 경찰차로 남다른 풍모를 비췄다. 경찰차로 변신한 차저는 ‘닷지 차저 퍼슈트’ 차량으로 약 292마력의 성능을 지녔다. 상위 모델의 경우 370마력을 지녔으며 5.7리터 V8 헤미 엔진을 얹어 한때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경찰차로 불리기도 했다. 아쉽게도 영화에서는 범죄자의 추격용 차량으로 나온다.

올드한 감성이 묻어 나오는 차량은 단연 눈에 띄었다. 흑백 영상과 올드팝 배경으로 여배우와 등장한 캐딜락 엘도라도다. 제트기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과거 큰 명성을 얻었다.영화에 나온 엘도라도는 1954년형 컨버터블 모델로 2세대에 해당한다. 황금도시를 뜻하는 네이밍처럼 영화에서도 주인공이 꿈꾸는 이상향을 달리는 자동차로 표현됐다.

베이비 드라이버를 자동차 영화라고 말하기는 모호하지만 자동차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영화라는 것은 분명하다. 럭셔리 고급 세단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 포드 토러스, 새턴 아우라, 닛산 알티마 등 차종과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자동차가 나와 성능을 뽐낼 뿐 아니라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해 효과를 극대화시켰다. 기존의 자동차 관련 영화가 자동차 마니아들의 볼거리와 로망을 자극했다면 베이비 드라이버는 자동차 마니아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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