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가 자국 시장 판매 차종 절반으로 줄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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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가 자국 시장 판매 차종 절반으로 줄이는 이유
  • 윤현수
  • 승인 2017.10.1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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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표 자동차 기업인 토요타는 자국 시장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사실 상황을 보자면 그럴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1990년대, 버블 경제에 힘입어 자사의 신차 판매량이 250만 대 수준까지 솟았던 시절과 비교하면 현재는 160만 대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일본 자동차 산업은 여전히 강력하고 굳건하지만, 내수시장의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앞서 언급했던 판매 볼륨 측면에서 지속적인 감소를 보이는 것과 더불어 초고령화 사회의 직면으로 수요는 점점 줄어들 것이 뻔하다.

아울러, 저마다 가슴속에 드림카를 꿈꾸며 삶을 살아갔던 청년들이 이제는 자동차에 관한 관심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즐길 거리도 더욱 다양해졌고, 자동차를 바라보고 살기엔 삶이 삭막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니 토요타는 자국 시장에 비관적인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다. 점점 위축되는 시장을 마주한 토요타는 내수 시장 판매 차종을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다. 효율적인 선택과 집중을 통한 '현상 유지'라도 해낼 작정이다. 토요타는 해당 전략을 통해 내수시장 판매 150만 대 수준을 유지하고자 한다.

이 목표를 위해 토요타는 판매가 저조한 차종들은 단호히 쳐낼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소비자 수요 변화에 맞춰 현재 일본 내수시장에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는 프리우스와 아쿠아 등의 하이브리드 라인업에 집중한다. 결과적으로 현재 60개가량의 시판 차종을 30가지 정도로 축소할 전망이다.

아울러 토요타는 판매량 현상 유지를 위해 판매 전략도 큰 폭으로 수정하기로 결정했다. 현재까지 토요타는 소비자 타겟, 시판 가격에 따라 4가지 계열로 판매점을 구분해왔다. 그러나 2018년부터는 일본 내 47개 현에 개별 담당자를 배치하여 지역 별로 선호하는 차종을 중심으로 판매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분석 전문업체 'HIS Markit'은 토요타의 이러한 전략은 비단 일본 내수시장뿐이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영업 효율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 내수 시장의 큰형이라 할 수 있는 토요타의 이러한 선택은 소비자 입장에서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모델 다양성이 줄어든다는 것은 곧 소비자 선택권의 축소라는 의미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다만 수익을 취해야 하는 것이 우선인 기업 입장에서도, 시장의 볼륨이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수익과 무관한 모델들을 기약 없이 쥐고 있는 것도 무모한 일이다. 한 명의 소비자로선 가슴 아픈 일련의 사건이지만, 일본 자동차 시장의 현황을 바라보면 고개가 끄덕거려지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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