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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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 류민
  • 승인 2012.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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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지로버 이보크는 랜드로버의 컴팩트 SUV다. 2008년 북미 국제 오토쇼에 ‘LRX’라는 컨셉카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고, 2011년 정식 데뷔했다.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레인지로버 스포츠처럼 온로드 감각을 살린 모델. 메르세데스-벤츠의 GLK-클래스와 BMW X3, 아우디 Q5 등과 경쟁한다.



레인지로버 스포츠가 디스커버리3의 DNA를 품은 것처럼, 레인지로버 이보크 역시 프리랜더2를 밑바탕 삼았다. 이 두 모델은 베이스 모델에 비해 안팎 디자인이 화려하고 스포티한 주행감각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프리랜더2에 쓰인 포드EUCD를 개량한 LR-MS 플렛폼을 쓴다. 뿌리는 같지만, 부품의 90%를 다시 설계했다. 제원 상 겹치는 휠 베이스 수치와 디젤 모델의 동력계통 정도가 공통점의 전부다. 랜드로버는 레인지로버 이보크를 ‘쿠페 SUV’라고 부른다. 확실히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쿠페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스포티한 스타일을 갖췄다. 사면에 녹아든 긴장감의 수위는 웬만한 쿠페 이상이다. 한껏 끌어올린 어깨선과 그로 인해 두툼해진 차체, 낮은 지붕과 납작하게 누른 앞·뒤 램프 등이 이런 느낌을 주도한다.



앞모습엔 가운데를 거우듬히 부풀린 ‘클렘쉘 타입 보닛’과 두 개의 벌집모양 바로 꾸민 라디에이터 그릴을 더해 박력을 강조했다. 쿠페 SUV라는 주장의 근거는 옆모습에서 명확해진다. 가솔린 모델의 경우 옆 문짝이 두 개인 버전도 있다. 검정색으로 칠한 A~ D필러와 뒤쪽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지붕선, 휠 하우스 아치를 따라 튀어나온 앞·뒤 펜더로 다부진 자세를 연출했다. 비교적 크기가 큰 휠도 탄탄한 느낌을 내는데 한 몫 한다. 프레스티지 트림은 19인치, 다이나믹 트림은 20인치를 단다. 넓적한 트렁크와 작은 뒤 창문, 위쪽으로 올려단 테일램프가 팽팽한 균형감을 뽐낸다. 범퍼 아래 양쪽에 붙은 두 개의 머플러는 스포티한 분위기까지 더한다. 사실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지나치게 끌어올린 어깨선 때문에 자칫 둔해 보일 수 있었다. 차체가 지나치게 두툼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랜드로버는 앞·뒤 범퍼 아래쪽을 검정색으로 칠하고 문짝 위아래를 따라 선을 긋는 수법 등을 사용해 날렵한 이미지를 완성했다.



실내는 ‘레인지로버’라는 이름이 어울릴 만큼, 화려하고 고급스럽다. 스티어링 휠과 시트, 도어트림과 센터콘솔은 물론 대시보드에도 가죽을 씌우고 꼼꼼한 바느질로 마무리했다. 대시보드 가운데와 센터콘솔 양옆엔 알루미늄 패널도 붙였다. 자외선 투과를 줄이는 앞 유리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내는데 한 몫 한다. 벤츠의 S-클래스나 BMW 7시리즈, 아우디 A8 등에서 볼 수 있는 고급 유리다. 각도에 따라 보라색을 띄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운전자의 시야에는 영향 없다. 터치 방식 8인치 모니터는 내비게이션 및 각종 멀티미디어, 주행정보, 설정메뉴 등을 한글로 띄운다. 센터콘솔과 완만하게 연결한 센터페시아엔 오디오 조작부와 공조장치, 각종 스위치 등을 정리해 달았다. 변속기 조작은 재규어에서 선보인 다이얼 방식으로 한다. 천정엔 고정식 파노라마 루프를 달아 개방감을 높였다.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실내는 화려한 레이아웃과 동급 경쟁자에선 보기 힘든 고급재질을 자랑한다. 하지만 곳곳에서 엉성하게 맞물린 패널들이 보인다. 조립 단차가 고르지 못한 점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뒷좌석 시트는 6:4 분할접이 방식. 모두 접을 경우 짐칸의 크기가 1445L로 늘어난다. 랜드로버는 레인지로버 이보크에 두 종류의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 네 바퀴 굴림 방식을 준비한다. 가솔린 모델은 터보차저를 짝지은 직렬 4기통 2.0L 직분사 엔진을 얹는다. 최고 240마력, 34.7㎏·m의 힘을 내고 10.3㎞/L의 연비를 낸다. 0→ 시속 100㎞ 가속시간은 7.6초, 최고속도는 시속 217㎞다.



디젤 모델은 최고 190마력, 42.8㎏·m의 힘을 내는 직렬 4기통 2.2L 디젤 터보엔진을 단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의 가속을 8.5초에 마치고 최고 195㎞/h(제한)의 속도를 낸다. 1L의 연료로는 13.7㎞를 달린다. 프리랜더2 디젤 모델과 같은 구동계지만 차체 무게를 110㎏가량 감량해 성능과 연비를 다소 개선했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스트럿, 뒤 멀티링크 구조를 사용한다. 다이나믹 트림의 경우 매그니라이드 댐퍼를 단다. 날쌘 스티어링 반응의 비결이다. 매그니라이드는 ‘MR(Magneto Rheological)’이라는 자성을 띈 액체를 이용해 댐핑 압력을 수시로 바꾸는 댐퍼로 스포츠모델 또는 스포츠카에 주로 쓰여 왔다.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이처럼 온로드 주행성격을 강조했다. 하지만 랜드로버는 핵심 주행 장치인 지형반응(Terrain Response)시스템까지 챙겨 넣었다. 지형반응 시스템은 엔진과 변속기의 반응, 서스펜션의 움직임과 최저지상고, 전자장비 개입정도 등을 주행환경에 맞게 바꾸는 장치다. 주행모드는 총 다섯 가지. 센터콘솔에 붙은 조작부를 통해 설정한다. 덕분에 눈길과 진흙길은 물론 자갈밭과 모래사장도 마음껏 누빌 수 있다. 접근각은 25도, 탈출각은 33도다. 최저 지상고는 215㎜로 500㎜ 깊이의 물길도 건널 수 있다.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운전석 무릎을 포함한 7개의 에어백을 기본으로 단다. 주행 안전 조절 장치(DSC, Dynamic Stability Control), 롤링 억제 장치(RSC, Roll Stability Contril) 등의 차체자세 제어장치도 기본이다. 편의장비는 자동주차 보조시스템과 전후좌우의 상황을 모니터에 띄우는 서라운드 카메라 시스템, 스마트키와 좌우 독립 풀 오토 에어컨 등을 기본으로 갖춘다.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사람들이 컴팩트 SUV에 바라는 모든 가치를 지녔다. 스포츠카 부럽지 않은 날렵한 스타일과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실내를 자랑한다. 랜드로버 특유의 험로주파 실력은 물론 날렵한 몸놀림까지 뽐낸다. 이정도면 경쟁자가 없어 보일 정도다. 7,430~ 8,890만 원의 높은 가격표가 위급 모델을 눈앞에 아른거리게 만들지만, 레인지로버 이보크에 담긴 다양한 매력은 미련 없이 지갑을 열게 만든다.


글 류민 기자 | 사진 랜드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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