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연말특집]혁신의 시작, 2017년의 컨셉트카들
상태바
[2017연말특집]혁신의 시작, 2017년의 컨셉트카들
  • 박병하
  • 승인 2017.12.29 18: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사다난했던 2017년이벌써 며칠 밖에 남지 않았다. 2017년 한 해 동안 자동차 업계는 미래를 향한 다양한 기술들이 공개되었고몇몇 기술은 현실에 도입되기도 했다.

이러한 신기술들이 ‘상용화’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현실에 녹아 들기 위해서는 이 기술과 개념에 대한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무언가가필요하다. 그 역할을 하는 자동차들이 바로 컨셉트카다. 자동차제조사들은 컨셉트카를 통해 자사의 기술력과 더불어 자사가 꿈꾸는 혁신과 미래를 대중과 업계에 제안한다. 미래자동차의 모습과 기술을 보여주는 컨셉트카들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17년에도 자동차 업계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컨셉트카가 나타났다. 새로운기술과 새로운 사상으로 미래의 자동차를 제안하고 실증하는 형형색색의 컨셉트카 중 가장 인상 깊은 면모를 보여주었던 차들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모토야의기자단에 물었다.

윤현수 기자 – 다이하츠 DN 컨셉트

‘DN’이라이름 붙인 다섯대의 다이하츠 컨셉트카 시리즈는 자사 경소형차의 가까운 미래와 이상향을 잘 나타냈다. 가령, DN 컴파노는 1960년대 일본 도로를 수 놓았던 컴파노 베를리나의노스탤지어를 자극함과 동시에 스포츠카 라인업 확대를 가능케 한다. 원조의 캐릭터 컬러를 고스란히 입었는데도 2도어 쿠페가 아닌, 실용성과 거주성을 겸비한 4도어 쿠페 스타일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범람하는 소형 크로스오버 시장에도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거주성에 특화한 ‘DN 멀티식스’는 4.3미터급의 컴팩트한 크기임에도 이름처럼 여섯명을 태울 수 있도록 설계했다. 그리고 4미터가 채 되지않는 미니 SUV, ‘DN 트렉’은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SUV 특유의 실용성은 물론 제법 훌륭한 험로 주파력을 자랑하며 다재다능한 멀티플레이어를 지향한다.

나머지 DN 패밀리의일원은 다이하츠의 장기, 박스형 경차를 활용했다. ‘DN U-스페이스’는 승차공간과 적재공간의 자유로운 변화가 가능하여 ‘엄마의 쇼핑’을 즐거운 이벤트로 승화시킨다. 아울러 ‘DN 프로 카고’라 이름 붙인 다목적 초 미니밴은 승차공간보다는적재 공간과 상업성에 초점을 맞췄다. 택배 차량으로도 변신이 가능하고,이동식 빵집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간이 병원도 될 수 있다. 1950년대의 삼륜차, ‘미제트’의 다재다능한 정신을 이어받은 후손이기도 하다.

DN 패밀리는 그야말로 1억 2천만 일본인들에게 선사하는 종합선물세트였다. 드라이빙의 낭만과 젊은시절의 향수를 지닌 중장년, 열정 넘치는 소규모 상공인, 식구가많아 마트에 자주 들러야 하는 엄마와 같은 다양한 소비자들이 마주한 삶에 따른 적절한 도우미를 소개한 셈이다.

김상혁 기자 – 혼다 어반 EV

올 해 등장한 컨셉트카들 중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준 차는 지난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됐던 혼다의 컨셉트카 어반 EV(Urban EV)다. 대부분의 컨셉트카는 미래 자동차의 모습을담아내는 한편, 그 미래와 오늘을 잇기 위한 새로운 디자인과 기술을 적용한다.

하지만 혼다 어반EV는 고전 해치백의 앙증맞은 레트로풍 디자인을 강조하면서도 미래의 모습을 확실하게 담아내고 있다.혼다 어반 EV는 전기로 구동하기 때문에 라디에이터 그릴이 필요 없다. 대신 그 자리에 전자 패널을 달아 문자 정보를 전달하도록 꾸며졌고 패널 중앙에 혼다 엠블럼을 나타나도록 했다. 일본 순정만화 주인공의 눈망울을 닮은 초롱초롱한 원형 헤드라이트를 패널 양쪽에 배치한 것도 상당히 귀여운 이미지로다가온다.

기자가 어반 EV를주목한 이유는 현재 전기 자동차 세계에서 따분할 정도로 이야기하는 ‘주행가능거리’나 ‘인프라’, ‘동력성능’과 같은 것들을 굳이 내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대신 디자인 요소와 작은 차체 사이즈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 차가 얼마나 합리적인가를 내세우지 않고그 차를 ‘갖고 싶게 하는’ 요소를 강조하고 있다. 성능이나 가격 등 모든 면에서 합리적이라는 것을 아무리 치켜 세운다고 한들,디자인이 매력적이지 못하면 그 차는 시장에서 호응을 얻지 못한다. 그만큼 디자인은 자동차를구매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아직 어반 EV에대해 명확한 계획이 발표된 것은 없지만 혼다에서는 어반 EV에 적용된 디자인 언어를 향후 혼다 전기차라인업에 반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어쩌면 어반 EV의 레트로풍디자인과 사이즈는 경차 천국이라는 일본의 시장 선점 뿐만 아니라 글로벌 전기차 전략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전기차 과도기가 끝나면 중요해질 실질적 구매요소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선지자처럼 말이다.

박병하 기자 – 에어버스 &이탈지다인 – Pop. Up

2017 제네바 모터쇼에서 등장한 이 컨셉트카는 자동차 제조사가 아닌, 전혀다른 곳에서 만든 것이다. 유럽의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와 자동차 디자인으로 유명한 이탈디자인의 만남으로만들어진 이 컨셉트는 비록 기술실증은 커녕, ‘개념’만 만들어져있는 상태에 불과하지만, 기성의 자동차 제조사가 아닌 기업이기에 할 수 있는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Pop. Up 컨셉트는 단순한 자동차가 아닌, 개인을 위한 하나의교통체계다. 그동안 개인의 교통수단은 공중, 지상, 해상에 각각 분포된 거점과 거점을 잇는 2차원적 이동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Pop. Up 컨셉트는 지상에서의 이동과 공중에서의 이동을하나로 묶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지상으로의 이동이 시간적으로 유리한 경우에는 지상으로, 공중으로 이동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에는 공중으로 이동하며, 양쪽을조합한 경로의 설정도 가능하다. 즉, 3차원적인 이동의 자유를영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Pop. Up의 사용자는 자신의 차를 소유한다기 보다는 마치 택시와 같이 이용하게 된다. 출발하고자하면 차가 지정된 시간까지 출발점에 도착하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알아서 지정된 주차장으로 이동한다. 공중으로이동할 때에는 전용의 비행체를 결합시키고 차대로부터 탑승 공간만 따로 떼어낸다. 도착지 근처에서 지상으로이동해야 할 때에는 지정된 주차장에 마련된 차대에 연결하고 비행체를 분리시킴으로써 지상 이동을 재개한다. 또한철도와의 연계까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말하는 철도와의 연계란 자동차에서 철도로 환승하는 개념이아닌,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채널 터널처럼 자동차로 철도를 직접 이용하는 개념에 더 가깝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무인(無人)으로진행된다.

물론 이러한 개념을 현실에 적용시키기 위해서는 수많은벽을 넘어야 한다. 아직 지상에서도 명쾌히 해결되지 못한 ‘자율주행’이라는 난제는 물론, 기존의 항공기와는 전혀 다른 스케일의 ‘자율비행’ 알고리즘을 확립해야 이 체계가 작동할 수 있다. 기존 교통체계과의 공존 가능 여부 역시 중요하다. 또한 하늘에 이러한소규모의 비행체들이 떠다닐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을 지역 당국과의 조율 과정도 필요하다. 이 모든 난제를해결하지 못한다면 이는 혁신이 아닌, 한낱 망상에 그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도시는 끊임없이 거대화되고 있다. 이와 같은 도시화에 따라 자동차 교통 환경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최근의 ‘공유 경제’라는 개념의 대두는 자가용 자동차에 대한소유의 가치를 조금씩 희석시켜가고 있다. 과거에는 자동차 그 자체에 초점을 맞췄던 자동차 기업들이 지금은자동차를 넘어, ‘이동성(Mobility)’ 그 자체에 대한고민을 하고 있다. 도시의 도로는 이미 수많은 자동차들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러한 이동수단은 도시의 교통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방책이 될 수 있다. 비록 기술적으로 현실화된 내용은 적지만 이동성에 대해 여러 모로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컨셉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