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소형 SUV 시장, 2017년엔 무슨 일이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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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의 소형 SUV 시장, 2017년엔 무슨 일이 있었나?
  • 윤현수
  • 승인 2018.01.0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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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한 사건과 사고를 남긴 정유년을 넘어 무술년의 해가 밝았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수많은 이야깃거리들을 남기고 2018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특히 한국 자동차 업계의 큰형님인 현대자동차 그룹은 결국 사드 쇼크를 회복하지 못한 채 글로벌 판매량이 또 한 번 뒷걸음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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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시장, 특히 국산차 부문에서 가장 주목되었던 부분은 그랜저의 독주, 그리고 소형 SUV 전쟁이었다. 올해 하반기 출시된 현대차그룹의 소형 SUV 듀오는 점차 파이를 키워가던 소형 SUV 시장을 다시금 불타오르게 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출시 이후 꾸준히 왕좌를 지키던 티볼리에게는 이 강력한 신참들이 달갑지 않았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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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는 효자 모델이자 사실상 밥줄인 티볼리가 코나에게 무릎을 꿇는 모습을 원치 않았다. 코나가 시장에 본격 투입되기 직후, 쌍용차는 상품성 개선 모델인 티볼리 아머를 내놓으며 철통방어 태세를 갖췄음을 선포했다.
 
현대차 코나는 공급이 원만히 이뤄진 이후 티볼리를 상대로 연전연승을 거두긴 했지만 그 격차는 깻잎 한 장 차이였다. 코나가 신차효과를 듬뿍 받는 시기였음에도 어느덧 데뷔 3년 차에 빛나는 소형 SUV 시장의 리더는 격차를 크게 벌리지 않으며 저력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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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가 7월에 출시된 통에 2017년 한 해 판매량으로 승패를 판가름하기엔 무리가 있어 출시 이후의 판매량을 집계해보았다. 코나의 2017년 7월부터 12월까지의 판매량 합계는 23,522대였고, 티볼리는 동 기간에 26,656대를 팔았다. 2017년 합산 판매량은 물론 평균 월간 판매 부문에서도 티볼리가 코나에게 승리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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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접전을 펼치던 와중에 12월, 현대자동차의 지속적인 파업으로 코나의 생산이 지지부진했다는 것이 주효했다. 결국 판매량이 급락한 코나는 치열한 혈투를 벌이는 와중에 갑자기 제풀에 고꾸라졌다. 사실 11월에도 파업 때문에 티볼리에게 1위 자리를 내줄 뻔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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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하위권 전쟁에서도 자그마한 변화가 있었다. 소형 SUV 시장 하위권 모델들을 마크하라는 특명을 받은 스토닉은 출시 이후 정확히 의도한 3위 자리를 기록했고, 7월부터 10월까지 4개월 연속 쉐보레 트랙스와 QM3를 앞서는 기록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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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신차효과의 증발인 건지 11월에 트랙스에게 3위 자리를 내주는 이변을 보였다. 당시 스토닉의 전월대비 판매량이 늘긴 했어도, 트랙스의 판매 증가폭이 더 높았다. 다만 지난달 기아차가 스토닉 가솔린 모델을 출시하며 ‘가성비 스페셜리스트’라는 타이틀을 더욱 확고히 했다. 이를 통해 스토닉 판매량은 전월대비 39.2% 상승하며 3위 자리를 한 달 만에 탈환하는 데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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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트랙스와 함께 국내 소형 SUV 시장을 개척했던 르노삼성 QM3는 가장 잘 나갔던 2015년 판매량의 절반 이하 성적을 기록했다. (12,228대) 연초의 공급 불안정이 초기 판매 부진의 원인이 되었기는 해도, 하반기에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반등을 노려볼 만했다. 그러나 판매량은 결국 카테고리 꼴찌였다. 걸출한 경쟁 모델들의 출현으로 QM3는 과거의 영광만을 그리워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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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쌍용차는 효자 모델의 맹활약으로 내수 시장에서 국내 브랜드 중 월간 판매 4위 자리를 지켰고, 볼륨도 1만 대를 넘기며 한국 GM에게 불과 1천200대가량 뒤진 뛰어난 성적을 보였다. 대형 신인들의 맹공을 막아낸 티볼리의 꾸준한 선전에 힘입어 쌍용차는 국내 브랜드 3위 자리도 빼앗아 올 계획이다. 특히 연초부터 신차들이 대기 중인지라 그 기대감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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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섯 모델이 한 해 성적을 꽉꽉 채우는 첫해는 2018년, 무술년이다. 올해 소형 SUV 시장 정복을 간곡히 바라는 코나에게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티볼리가 아니라 ‘파업’일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은근히 치열한 중하위권의 싸움도 놓치지 말자. 

‘E’와 ‘5’가 치고받고 싸우는 수입차 시장만큼 흥미로운 전쟁이 국산차 시장에도 벌어진다는 거다. 우리는 팝콘만 으적으적 씹으며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원래 싸움 구경이 제일 재밌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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