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차의 큰 그림, 그리고 '링크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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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차의 큰 그림, 그리고 '링크앤코'
  • 윤현수
  • 승인 2018.01.2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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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볼보자동차를 손에 쥐고 있는 중국의 지리자동차(Geely, 이하 지리차)는 호시탐탐 유럽을 비롯한 주요 시장을 노리고 있었다. 지리차는 니치 프리미엄 브랜드인 볼보를 성공적으로 탈바꿈시킨 것에 이어 이제는 자신들의 독자 브랜드로 유럽 시장과 북미 시장으로의 성공적 진입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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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 시장이 볼륨 면에서 미국 시장을 꺾은 것도 시간이 제법 흘렀다. 그러나 이머징 마켓들이 다들 그렇듯 중국 역시 질적인 측면에서 지속적 성장을 요구해왔을 정도로 품질 측면에서 아쉬운 면모를 보였다. 그럼에도 중국은 막강한 자본력과 더불어 해외 제조사들의 합작 법인을 통한 기술력 공유로 눈부신 성장을 보여왔다.

중국 토종 자동차 업체들은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유럽 시장의 문을 두드려왔으나 수준 높은 시장의 벽을 넘기란 생각보다 어려웠다. 뼈대 굵은 집안들이 그득한 곳에서 명백히 근본이 부족한 브랜드들을 반겨주는 곳은 사실상 불가능이었다. 그리고 지리차는 링크앤코(Lynk&Co) 브랜드를 통해 유럽 진출을 계획해 왔다. 물론 이는 근거 있는 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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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앤코는 지난 2016년 런칭한 지리차의 고급 브랜드다. 특히 여타 주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런칭한 브랜드인지라 데뷔 무대도 독일 베를린에서 꾸며졌다. 당시 브랜드 런칭과 동시에 공개된 '01'이라 명명된 SUV 모델은 3개월 전, 이윽고 중국 시장에 출시되어 현재까지 6천 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이 링크앤코 브랜드의 첫 주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01'의 경우 볼보가 신세대 컴팩트 라인업 모델들을 만들고자 지리와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CMA(Compact Modular Architecture)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따라서 볼보 브랜드 최초로 CMA 플랫폼을 사용하여 탄생한 'XC40'과 형제 모델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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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차가 본격적으로 유럽 땅을 밟는 시기는 2019년 하반기로 전망되고 있다. 지리차는 볼보 벨기에 공장에서 링크앤코 뱃지를 붙인 모델을 함께 생산할 예정이며, 자체적인 판매망도 구축하여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고자 한다. 아울러 유럽에서 인지도를 쌓아나간 이후엔 미국 시장도 진출하여 활동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이는 지리차가 계획한 큰 그림과 같은 전략이 하나둘씩 맞아들어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유럽의 유구한 니치 프리미엄 브랜드를 손에 넣어 기술력과 브랜드 이미지를 충족시키고, 나아가 발을 들이기 어려웠던 유럽 시장에 볼보가 구비해놓은 인프라를 통해 자연스레 진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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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고급 브랜드라고 언급하긴 했지만 이는 중국 브랜드의 위상을 감안하면 상대적인 것이다. 링크앤코는 사실상 유럽 시장에서 대중차 브랜드 영역을 도맡아야 하며, 매우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통해 틈새를 파고 드려 한다.

지리차 측은 인터넷을 비롯한 디지털 인프라로 유통 비용을 최소화하여 차량 가격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 가령 하이브리드 SUV인 '01'이 중국에서 한화 약 2,500만 원에 판매된 것과 같이 여타 모델들도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필두로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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