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공룡 구글, 애플과 자율 주행차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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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공룡 구글, 애플과 자율 주행차 시장
  • 김상혁
  • 승인 2018.01.3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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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 주행차가 자동차 업계 화두로 떠오른 것은 불과 몇 년 되지 않았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각자 자신들이 추구하는 기술의 정점과 이상향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고 그 끝이 자율 주행이라 믿는 것처럼 보였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새로이 출시되는 신차에 자율 주행 기술을 단계적으로 도입해가며 기술적 완성도를 지속적으로 어필했다. 모터쇼와 같은 현대 및 미래 지향점을 제시하는 자리에서도 자율 주행 기술과 진행과정은 당연하다는 듯이 연신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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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율 주행차에 힘을 집중시킬 때 쯤, 이미 대중들은 스스로 움직이는 자동차의 신비로움에서 점차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자율 주행의 주요 기술인 카메라, 센서, 라이다, 내비게이션, 인공 지능 등으로 눈을 돌렸다. 그 시기에 구글에서 자율 주행 개발에 공들이고 있다는 소식이 퍼지기 시작했고 연이어 애플도 자율 주행 개발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IT 공룡들의 영역 파괴를 시작된 것처럼 보였다. 한동안 자율 주행차를 논하는 자리에 구글은 빠지지 않았고 '웨이모'를 통해 실도로 주행, 누적 데이터, 인공지능의 사고와 법률적 문제까지 복합적인 과제를 수행해 나가며 자동차 업계를 휘저었다. 그렇게 자동차 업계를 휘저었던 웨이모​는 관심이 잠시 잠잠해진 현재도 조용히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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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웨이모를 앞세워 자율 주행차 기반을 쌓아가고 있을 때 애플은 애플카를 추진하고 있었다. ‘타이탄 프로젝트’로 알려진 애플카는 자체적인 전기차​ 개발을 목표로 했다. 타이탄 프로젝트가 시작되기 전부터 차량용 OS ‘카 플레이’를 개발하는 등 자동차와 연관된 기술 개발에 힘을 썼던 애플이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고자 했던 것은 어떤 면에서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물론 애플 측에선 전기차 개발에 관한 이야기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 없지만 테슬라 CEO 엘런 머스크와 회담, 테슬라 엔지니어 스카우트 등 예상 가능한 여지가 넘쳐났다. 애플은 철저하게 타이탄 프로젝트의 보안을 유지했다. 하지만 스티브 자데스키 프로젝트 책임자 해임과 밥 맨스필드 수석 부사장이 새로운 수장으로 안착, 타이탄 프로젝트 팀원 대거 퇴사 등 잡음이 잦았다. 또한 그 시기 외신 보도에 따르면 많은 인원이 타이탄 프로젝트를 떠나게 된 것은 밥 멘스필드가 전기차 자체 개발에서 자율 주행 기술 개발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알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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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애플이 한차례 전기차 및 자율 주행차로 자동차 업계를 들썩이게 만들고 수면 밑으로 잠수한 사이, 테슬라는 모델 S를 앞세워 판을 뒤엎었다. 자동차 제조사들도 속속들이 전기차 모델, 자율 주행 기술을 접목한 신차를 출시했고 결국 자동차 업계는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이 다시 주도권을 쥐게 되었다. 한편, 테슬라는 모델S로 시장의 헤게모니를 쥐며 전기차 시장을 활성화시켰으나 대량 생산에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자금력, 생산 품질 문제 등으로 좋지 못한 상황에 놓여졌다. 여기에 테슬라의 주요 경쟁 무기 오토 파일럿까지 말썽을 부리며 기업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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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 혁명은 자동차, IT 기술이 복합적으로 융합되며 이루어진다. 기업 입장에서는 기존의 사업을 공고히 하고 새로운 먹거리에 손을 뻗으려 하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IT업계 거대 공룡 구글과 애플이 이대로 발을 뺀다고 보긴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내실을 다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 예로 구글 알파벳 산하 웨이모는 인텔, 크라이슬러와 협력해 완전 자율 주행차 상용화에 박차를 가했고 지난해 11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미니밴으로 공공도로 완전 자율 주행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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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역시 지난해 말 자율 항법 시스템 특허 출원, 자율 주행에 초점을 두고 기술 개발을 해왔다. 또한 2017년 4월 캘리포니아주에서 자율 주행 차량을 테스트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고 최근 NIPS(Nural Information Processing systems)에서 루슬란 살라쿠트디노프 (Ruslan Salakhutdinov) 애플 AI 책임자는 3D 스캐너를 사용, 보행자나 자전거 등과 같은 사물 식별을 통한 자율 주행 지원 기술 연구자료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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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구글 웨이모는 미국 20여 개 도시 공공도로에서 수많은 테스트 및 데이터를 축적했고 최근 400만 마일(약 643만 km)를 돌파했다. 사운드 시스템을 활용해 구급차,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도 인식하며 그에 따른 방어, 양보 운전까지 가능하도록 단계를 끌어올렸다. 현재 눈길이나 얼음길 등 악조건 도로환경에서까지 주행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2018년 중으로 카 셰어링 서비스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4대였던 자율 주행 시험차를 27대로 늘리면서 속도를 붙이는 모양새지만 자율 주행차를 생산하는 것이 아닌 자율 주행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개발 쪽으로 갈피를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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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나 애플, 우버 등이 자동차 관련 노하우와 막대한 투자가 요구되는 인프라, 복잡한 자동차 부품 공급망 등의 문제로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을 뛰어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로 인해 완성차가 아닌 자율 주행 기술로 선회하는 방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하지만 4차 산업 혁명은 빅 데이터, 인공지능, 로봇공학, 무인 운송 수단, 커넥티비티 등 다양한 분야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지기 때문에 결과는 아직 알 수 없다.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에서 새로운 먹거리 시장을 가만히 구경만 하고 있을 리는 만무하다. 어쩌면 지금 IT 공룡들은 잠시 숨을 죽이며 자동차 업계를 뒤집을 비장의 한 수를 준비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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