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에서 전동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떠오르는 키워드는 'Well to Wheel'이다. 이는 간단히 말하면 에너지 생성 단계에서 소비 단계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전기 생산부터 차량 구동까지 발생하는 에너지 효율을 의미한다.
순수 전기차의 경우 전기모터를 통해 바퀴를 굴리기에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배출가스를 내뿜지 않는다는 것은 당연한 상식. 그러나 배터리를 만들고, 전기 파워트레인을 만드는 과정을 에너지 효율 산정에 포함시키면 자연스레 전기차의 에너지 효율은 하락하기 마련이다. 흔히 'Tank to Wheel'로 비교되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기차의 에너지 효율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걸 의미한다.
그래서 마쯔다는 이' Well to Wheel'에 집중하여 내연기관의 효율을 극한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를 통해 전동화 시대의 도래를 조금이나마 미루려는 것이다. 자신들의 엔진 기술 브랜드, '스카이액티브(Skyactiv)'의 최신작, 스카이액티브-3를 개발하여 다시 한번 가솔린 엔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 'Well to Wheel' 효율을 끌어 올린 것.
마쯔다는 2011년, 실린더 압축비를 14:1까지 끌어올려 연료효율을 스카이액티브-G 기술을 공개한 바 있다. 흔히 가솔린 엔진이라면 으레 스파크 플러그가 압축 혼합기를 점화시키나, 이 HCCI (균질 예 혼합 압축 착화) 엔진은 마치 디젤 엔진처럼 스파크 플러그 없이 압축 착화를 하여 초고압축비를 실현한다.
그리고 최근 마쯔다가 개발한 3세대 스카이액티브 기술은 'SPCCI(Spark Controlled Compression Ignition)'라 명명된 기술로, 마쯔다는 해당 기술이 1세대 기술보다 회전 영역에서 최저 10%, 최고 30% 이상에 달하는 토크 향상과 더불어 2~30% 높아진 연료효율성을 자아낸다고 말한다.
마쯔다는 2세대 기술로 취급되는 스카이액티브-X를 2019년 출시되는 신차에 적용할 예정이며, 3세대 기술 역시 양산차에 최대한 빨리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로 이 스카이액티브 기술이 전동화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음에도 마쯔다가 내연기관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다.
마쯔다는 이 스카이액티브-3 엔진이 자아내는 열효율이 자사가 목표로 삼은 수치(2세대 기술보다 27% 높음)에 도달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5% 줄어들어 전기 생산부터 차량 구동까지 전기차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보다 적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 발표했다.
마쯔다는 내연기관의 종말까진 막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이렇게 내연기관이 전동화 차량들과 공존하는 시대를 조금이나마 연장시키려하는 것이다. 동일한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큰 소리친 메르세데스-벤츠는 전동화 시대를 수긍하며 재빠르게 전동화 차량에 집중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다. 그들은 로터리 엔진까지 빚었던, 내연기관의 낭만을 아는 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고집'이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