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체인지 싼타페 출시, 에퀴녹스 어쩌나
상태바
풀 체인지 싼타페 출시, 에퀴녹스 어쩌나
  • 김상혁
  • 승인 2018.02.12 16: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력 모델의 연이은 실패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지엠의 구원투수가 되어줄 것으로 예상됐던 에퀴녹스. 하지만 그 에퀴녹스마저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 올해 에퀴녹스가 국내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현대 신형 싼타페가 출시되며 세간의 관심을 쓸어 담고 있는 것이다. 현대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가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상태라 가뜩이나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인데 절묘한 시기에 등장한 풀 체인지 모델이 달가울 리 없다. 

01-1.jpg

현대 자동차 측에 따르면 신형 싼타페는 사전 계약 개시 하루 만에 8,192 대가 계약됐다고 한다. 국내 사전계약을 실시한 SUV 차종 중 역대 최다 신기록이며 이전 세대 싼타페 대비 약 2.6배가 많은 수치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희망적인 측면 또한 존재한다. 2018년에도 지난 해에 이어 SUV가 인기몰이를 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연초부터 나타난 싼타페의 폭발적인 인기도 이에 따른 신차효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에퀴녹스 역시 이러한 효과를 보지 말란 법은 없다.

02-2.jpg

쉐보레 에퀴녹스의 국내 출시가 예정되면서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주요 포인트로 대두된 것이 '가격'이었다. 차량의 디자인이야 소비자 개인의 취향에 따른다고 하지만 브랜드 네임밸류나 옵션, 트림 구성 등에서 기대치가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조건들의 기대치가 낮은 만큼 적정 수준의 가격이 책정된다면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다못해 쏘렌토나 싼타페를 압도하지는 못하더라도 현재 한국지엠이 겪고 있는 양적인 면에서의 위축을 막아줄 수 있을 것이란 의미다.

04-4.jpg

싼타페는 2.0, 2.2리터 엔진에 8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하고 모던, 프리미엄, 밸류 플러스,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프레스티지 5가지 제품군을 구성하며 하나의 모델이지만 기호에 따른 선택지를 넓혀 놓았다. 쏘렌토는 동급 SUV에서 3년간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는 명실상부한 최강자로 차후 연식 변경 등을 통해 싼타페처럼 8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하고 상품성이 강화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05-5.jpg

반면에 에퀴녹스는 미국에서 1.5 가솔린, 1.6 디젤, 2.0 가솔린 세 가지가 판매되는데 국내에서는 1.6리터 디젤이 주력 모델로 자리할 것이 예상되고 있다. 점차적으로 1.5, 2.0 가솔린 모델이 제품군을 형성할 수도 있겠지만 이마저도 초기 실적이 나쁘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더구나 아무리 디젤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고는 하더라도 여전히 국내 중형 SUV 세그먼트의 주력은 디젤이다. 소비자들이 여전히 가솔린 보다 디젤 모델을 선호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06-6.jpg

에퀴녹스가 놓인 상황이 낯설지만은 않다. 말리부나 트랙스의 경우를 보면 쏘나타, SM6, QM3와 티볼리, 코나 등 경쟁 신차들에게 번번이 두들겨 맞은 기억이 있으니 말이다. 특히 지난해 소형 SUV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트랙스까지 끄집어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줬으나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게다가 주력으로 야심차게 밀어 주었던 크루즈는 가격 정책의 실패로 상처만 남겼다.

03-3.jpg

자동차 시장에서 세그먼트 구분에 따른 경쟁은 의미가 없어졌을 만큼 영역 침범이 행해진다. 에퀴녹스는 싼타페를 쫓아가기 위해 가랑이가 찢어지는 상황에서 한 체급 아래 있는 투싼과도 경쟁해야 한다. 상품 경쟁력에서 확실한 무기가 있다면 두 체급에서 갈팡질팡하는 소비자를 끌어올 수 있지만 에퀴녹스의 현실은 두 체급 모두 소비자 선택을 바라만 봐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쌍용 자동차가 렉스턴 스포츠에 합리적인 가격표를 붙이면서 포지션을 뒤흔들고 있다. 아직 명확하게 발표된 것은 없지만 3,000만 원 초반대로 예상되는 에퀴녹스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적잖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 신형 크루즈를 출시 후3개월 만에 약 200만 원을 할인해주었던 전철을 밟기 않기 위해서라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