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우스 C'의 한국 출시를 두 손들어 반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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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우스 C'의 한국 출시를 두 손들어 반기는 이유
  • 윤현수
  • 승인 2018.03.1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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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프리우스 패밀리의 막내, '프리우스 C'가 한국 땅을 밟는다는 소식이 들렸다. 일본 현지에선 슈퍼 스테디셀러로 국민 하이브리드 카가 된 녀석이다. 다만 지나치게(?) 실속적인 구성 탓에, 고급 편의장비가 너무나도 익숙해진 한국 소비자들 입맛에 맞을까 걱정도 됐다. 그러면서도 이 꼬마 하이브리드 해치백의 출시가 '드디어' 이뤄졌음에 두 손들어 환영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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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여름이었다. 여름휴가를 위해 떠난 홋카이도에서 우리의 발이 돼준 자동차는 토요타 아쿠아였다. (* 프리우스 C 일본 내수용 차명이 아쿠아다) 화려한 편의장비나 고급 소재들은 철저히 배제하여 '염가판 프리우스'라고 부를 만한 경제적 구성이 눈에 띄었다. 경차에게까지 '고급감'을 놓치고 싶지 않아 하는 한국 시장의 사정과는 너무 달라 신선하기까지 했다. 다분히 일본적 특색을 지닌 자동차라 생각했다.

이틀, 그리고 사흘을 아쿠아와 함께 하면서 눈에 띄는 부분은 단연 연료계였다. 삿포로에서 후라노를 거쳐 비에이로 향하는 와중에도 연료 게이지는 그저 느릿느릿 움직일 뿐이었다. 차체가 작아서 연료통도 작을 터인데,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 경외감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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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홋카이도의 고속도로는 제한 속도가 비교적 낮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족한 출력이 예상보다 몸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아쿠아는 모터와 힘을 합친 시스템 출력이 100마력이 채 안된다. 그러나 1.1톤 남짓한 몸무게 덕에 성인 세명을 태우고도 제법 경쾌하게 나아갔다.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채택된 CVT도 생각 외로 괜찮았다.

아울러 차량 인수 장소 때문에 비에이로 가는 루트가 살짝 꼬여 굽이진 산길을 거쳐서 돌아가야 했다. 재미없게 생긴 외모나, 스티어링 휠 디자인을 보아하니 '재미'라는 단어는 눈 씻고 찾아볼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자그마한 아쿠아는 제법 빠릿빠릿하게 움직여주며 깨알 같은 운전 재미를 선사했다. '이래 봬도 해치백이야'라고 외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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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터카 반납 시에는 유류 완충이 원칙이기에 반납 직전에 주유소에 들렀다. 제법 긴 거리를 왔다 갔다 했는데도(왕복 300km 이상) 기름을 꽉꽉 채운 후 주유소 종업원은 1400엔만 받아 갔다. 잠시 스마트폰을 꺼내 계산기 어플을 두드려보니 당시 유가 기준으로 리터당 22km가 넘는 연비였다. 산길 운전에 취해 가속 페달을 마음껏 밟았음을 고려하면 기특하기 그지없는 수치였다.

아쿠아는 화려한 기색이 없고, 그 평범한 고급 편의장비도 찾아보기 힘든 차였다. 그래서 '실속'이라는 단어와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기나긴, 그리고 고통스럽기 짝이 없는 출퇴근길 때문에 유류비에 가슴 아파하던 직장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자동차였다. 시티 커뮤터나 단순한 이동 수단으로 사용된다면 최고의 선택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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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그랬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품었으니 정차와 가속을 반복하는 도심에서 그보다 좋을 수 없었고, 난해했던 외모는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제법 예쁘장해졌다. 편의장비가 부실한 게 여전히 걸리긴 하지만, 도통 내려갈 생각을 안 하는 연료계 바늘을 보고 있으면 그런 불만은 사그라들 거다. 어느덧 1,600대를 바라보는 휘발윳값을 보고 있자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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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프리우스C의 국내 출시 가격이 2500만 원 대로 예상된다는 소문이 어렴풋 들려왔다. 구구절절 프리우스 C에 대한 찬양을 늘어놨음에도 막상 출시를 앞두니 걱정이 앞선다. SUV를 제외한 B 세그먼트 수입차들이 죄다 고배만 마시고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 

그만큼 한국에서 소형 수입차는 메리트가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E클래스와 5시리즈가 박 터지게 싸우며 왕좌를 차지하려는 모습을 보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그 '미친 연비'를 앞세워 등장하는 아쿠아, 아니 프리우스 C라면, 이번엔 다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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