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고 코 베이는 도로 위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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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뜨고 코 베이는 도로 위 그림들
  • 김상혁
  • 승인 2018.03.2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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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유명한 체험장, 볼거리 중 하나가 도깨비 도로다. 도깨비 도로는 착시현상으로 인해 내리막길임에도 오르막길처럼 보이는 장소다. 물론 의도적으로 만든 것은 아니지만 눈으로 보면서도 착각에 빠지는 착시현상 때문에 도깨비 도로는 관광명소로 각광받으며 제주 명물이 됐다. 

도깨비 도로와 같이 사람 시각의 착시를 일으켜 도로에 다양한 표현하는 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트릭아트 도로다. 트릭아트란 2차원 평면에 원근, 음영 기법을 활용해 입체적인 착시를 일으키는 예술이다. 예술과 과학 원리가 접목된 트릭 아트는 재미와 안전을 위해 도로에 입혀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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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릭 아트가 도로에 접목될 경우 횡단보도나 어린이 통행량이 많은 학교 근처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운전자는 지형의 변화 혹은 사물이 전방에 놓인 것으로 인지해 속도를 줄이게 될 뿐 아니라 주변 집중도까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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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충북 청주시는 사람 중심의 도로환경 조성을 위해 트릭 아트 기법을 사용한 바 있다. ‘어린이 보호구역’ 글자를 3차원 입체적으로 도로 위에 새겨 넣음으로써 운전자들의 가독성을 높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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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는 횡단보도를 입체적으로 페인팅하며 한층 더 효과를 높여 사용하기도 한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미국 시카고나 인도 뉴델리, 중국 청도 등 다양한 지역에서 트릭 아트 기법으로 안전 운전을 도모한 바 있다. 인도 뉴델리에서는 모녀 화가가 나서 직접 시험 적용한 바 있다. 뉴델리는 인구 밀집도가 높을 뿐 아니라 사고율도 높기 때문에 사고율을 낮추는 동시에 색다른 경험 제공을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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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해외 트릭 아트 도로는 한가지 색상이 아니라 둘 혹은 세 가지 색상이 어우러져있다. 미적인 아름다움뿐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눈에 잘 들어오기 때문에 그 효과도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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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운전을 도모하는 측면 외에도 효과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올해 1월 서울시 서대문구는 신촌 ‘연세로 4길’과 ‘신촌역로’ 바닥 3곳에 트릭 아트 그림을 그려 넣었다. 해당 도로에 그려진 그림은 물고기가 헤엄치는 바다에 널빤지 다리가 놓여있고 깊은 계곡 양편으로 밧줄이 연결돼 있는 그림들이다. 위에 서보면 마치 바다와 계곡을 아슬아슬하게 건너는 느낌이다. 낭만적인 그림으로 신촌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즐거운 포토존이며 인근 상권에는 활기를 불어넣는 효자 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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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에는 강원도 횡성군 안흥리에 위치한 도깨비 도로에 트릭 아트 그림을 그려 넣은 바 있다. 당시 안흥에서 열리는 ‘안흥찐빵축제’를 찾는 관광객에게 이색적인 재미를 주기 위함이었다. 지역 축제와 더불어 대표적인 관광 자원까지 홍보하며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렸고, 도깨비 도로의 착시 현상과 트릭 아트의 절묘한 조화로 신비한 경험까지 전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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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도로 위에 착시 현상이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때도 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는 공을 줍는 어린이 모습을 도로에 그려 넣었다. 어린이 모습을 그려 넣음으로써 정지 및 감속하게끔 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운전자 입장에서는 진짜 사람인 걸로 착각하며 간담이 써늘해지는 공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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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를 깜짝 놀라게 만들어 위험을 초래하는 트릭 아트가 아니라면 과속 방지턱 보다 유용하게 사용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도보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차도뿐 아니라 인도까지 트릭 아트를 적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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