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중국 시장 추락은 어디까지인가?
상태바
현대차의 중국 시장 추락은 어디까지인가?
  • 윤현수
  • 승인 2018.04.02 15: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차그룹은 흔히 회자되는 '사드 보복'과 모델 경쟁력 저하를 이유로 자사의 주요 무대로 꼽혔던 중국에서 점점 외면받는 처지다. 특히 최근에는 그 하락세가 최고조에 달하며 올해 글로벌 실적에 대한 전망이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01.jpg

지난 2월, 중국의 승용차 시장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9.6%나 감소했다. 이는 춘절로 인한 영업일수 축소가 주 요인으로 꼽힌다. 한편, 이러한 시장 분위기 속에서 모든 차종들은 판매량이 감소를 보였다. 그러나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기록한 건 단연 SUV였다.

세단의 경우 전년 동월보다 -12%, MPV는 -17.9%, 승화양용(경미니밴)은 -40.4%라는 큰 폭의 감소폭을 보인 반면, SUV는 감소폭이 -3.1%에 불과했다. 65만 1천 대를 기록한 SUV는 67만 7천 대를 기록한 세단의 판매량에 더욱 다가섰다. 반면 전기차를 비롯한 신에너지 차량(NEV)의 경우 풍부한 정부 정책에 힘입어 판매량이 95%나 늘었다.(3만 4천 대)

02.jpg

이렇게 SUV가 강세를 보였던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2월 전년 동월비 -37.4%의 판매 하락을 보였다. 이는 그룹별 판매 실적 중 단연 압도적인 판매 감소를 보인 것이다.

이 와중에 중국 시장의 1~2월 합산 판매량은 소형차 구매세 환원 정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상승한 2.1%의 증가폭을 보였다. 이를 통해 중국과 유럽, 일본, 미국 브랜드들이 일제히 판매량 상승을 보였다. 특히 주목할 것은 현대차그룹으로 대변되는 한국 브랜드의 판매량은 무려 26.9%가 하락했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이것이 결코 단기적인 부진으로 끝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현지 국적의 매스 브랜드들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요인들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현대차그룹의 실적 하락세는 지나칠 정도로 그 정도가 심각하며, 장기화되고 있다.

03.jpg

2010년대 초반, 현대차그룹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8~9% 선을 유지해왔다. 중국 시장이 수십 개의 브랜드들이 엉켜있는 거대한 전쟁터임을 고려하면 상당히 괄목할 만한 성적이었다. 특히 당시 최대 라이벌로 손꼽았던 일본계 브랜드들과 비교해도 현대차의 성적은 제법 기특했다.

그러나 2015년에는 7.9%를 기록하여 9%대 점유율이 무너지더니, 2016년에는 7.4%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 내리막은 생각보다 더 가팔랐다. 지난 2017년, 현대차와 기아차의 합산 점유율은 4.6%를 기록하며 그야말로 '폭락'에 가까운 실적 부진을 보였다.

04.jpg

이 2017년의 부진은 앞서 언급한 사드 보복으로 인한 반한 감정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물론 사드 보복만을 놓고 보기에는 복합적인 요인들이 많았다. 가령, 작년 초에 이뤄진 소형차 세금 감면 혜택의 축소로 인해 소형차 중심의 브랜드였던 현대차의 타격이 컸다는 것이 일각의 주장이기도 하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은 올해 2018년 1-2월 합산 점유율이 3.7%로, 현재까지의 페이스로만 보면 작년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반사이익을 받는 것은 동일한 선에서 저울질되던 일본 브랜드들의 제품.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이 1.5% 포인트 하락할 때, 일본 브랜드들의 점유율은 1.5% 상승하며 위상을 높이고 있다.

05.jpg

그렇다고 해서 현대차그룹 제품들의 질, 달리 말하면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한국차가 '배척'되다시피하는 시장분위기와는 달리, 브랜드 만족도와 초기품질 조사와 같은 자동차의 '질'을 평가할 수 있는 척도에선 현대차 그룹이 최상위권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분야 소비자 만족도 조사 업체인 J.D Power가 중국 자동차 소비자 2만 4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 중국 판매 만족도 조사(2017 China Sales Satisfaction Index Study)를 들여다보면, 현대차의 현지 합자 법인인 베이징 현대가 1,000점 만점에 665점을 기록하여 전체 1위를 차지한 것을 알 수 있다.

06.jpg

이는 2위인 장안 포드와 17포인트의 격차를 보일 정도로 매우 우수한 성적인데다, 동 그룹 내 브랜드인 둥펑위에다 기아 역시 637점으로 평균 이상의 점수를 기록했다. 대중차 시장 평균이 635점임을 감안하면, 판매량과는 별개로 두 브랜드의 만족도 수준은 상당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J.D Power의 차량 품질 조사 데이터로 보았을 때, 여전히 한국산 자동차가 중국제에 비해 품질이 높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 상품엔 결함이라고 볼 만한 큰 문제가 없는데 외적 요인들이 시장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는 것이다.

07.jpg

우선 현대차 그룹에 속한 일원들은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니다. 중국 토종 브랜드들이 합자와 더불어 시간의 흐름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꾸준히 이뤄온데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로 승부하는 물량 공세를 견뎌내기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가장 치열할 수밖에 없는 대중차 시장에서 점유율 하락은 사실 예견된 것이었다.

현대차 그룹은 이러한 부진 타파를 위해 중국 소비자 입맛에 맞는 스타일링과 편의장비 및 파워트레인 구성을 갖춘 현지 전략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이를테면 폭발적 성장을 이루는 SUV 카테고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판단하여 꾸준히 현지화된 중소형 SUV들을 내놓으며 사활을 걸고 있다. 다만 여러 복합적 요인들이 겹쳐 한국산 자동차 구매가 기피되고 있는 시점인지라 현대차 그룹이 부진의 늪을 빠져나오기가 여간 쉬워 보이지 않는다.

08.jpg

현대차 그룹은 예상치 못한 사드 후폭풍과 함께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또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국 자동차 시장 수준의 향상도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부진의 이유를 `사드` 하나만으로 치부하려면 북미 시장에서의 부진도 속 시원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저 수익성만을 위해서 구형 모델을 신형으로 둔갑하여 판매하는 전략도 이제는 거둬야 할지도 모르겠다. 현대차는 그런 꼼수를 사용해도 충성도가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니기 때문이다. 

09.jpg

그렇다면 현대차그룹은 작금의 부진을 이유로 신흥 시장으로 뱃머리를 완전히 돌려버려야 할까? 상기해야 한다. 중국은 여전히, 그리고 가장 거대한 시장 규모를 가진 곳이다. 글로벌 브랜드라면 응당 목숨을 걸고 사수해야 하는 곳이 바로 중국 시장이다. 그리고 부진을 더욱 심화시키지 않는 것이 현재 현대차 그룹이 풀어야 할 과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