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했던차]대우자동차 라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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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했던차]대우자동차 라노스
  • 박병하
  • 승인 2018.04.0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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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에서 소형차의 신세는 찬밥도못 얻어 먹는 신세로 전락했다. 소형차는 과거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을 이끌어 온 주역이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큰 차를 선호하는 소비 성향과 더불어 경차 및 준중형차, 그리고소형 크로스오버 등, 소형차를 압도하는 매력을 지닌 신규 세그먼트들의 대두 등으로 꾸준히 내리막을 걸으며작금의 상태에 이르렀다.

하지만 1990년대까지만해도 대한민국의 소형차 시장은 오히려 중형 세단 시장 보다도 경쟁이 치열했다. 그렇기 때문에 1990년대까지 소형차 시장에는 다양한 바리에이션의 소형차들이 출시되어 대한민국을 누볐다. 시장이 크기 때문에 품종의 다양화로 판매량을 높일 수 있었던 시절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 시기는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 상 가장 성공한소형차들이 득세하고 있었던 시기였다. 대우는 GM의 월드카프로젝트로 태어난 르망(Le Mans)으로, 기아는 포드의월드카 프로젝트로 태어난 프라이드(Pride)로 각각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소형차 시장은 대우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양자 구도가 전개되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이 소형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던 1990년대 중반, 현대자동차에서 새로운 소형차 ‘엑센트’를 내놓으면서 소형차 시장의 판도가 크게 바뀌었다. 혁신적인 디자인과 기술적인 면에서 100%에 가까운 국산화를 이룬엑센트는 시장에 등장하자마자 기아가 프라이드의 후속으로 내놓은 아벨라를 판매량으로 압도했다. 그리고프라이드와 르망이 나눠가지고 있었던 판매량을 착실하게 뺏어 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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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쟁자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특히 1992년부터 GM의지분을 사들이며 GM과의 결별을 선언한 대우자동차는 본격적인 독자생존 체제에 들어서며, 자신만의 독자적인 신모델의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이 과정에서 대우자동차는 1996~1997년도까지 3종의 신차를 연달아 내놓았다. 그 중 첫번째 주자가 바로 프로젝트 S, 코드네임 T100으로 개발된 완전신형 소형차, ‘라노스’였다.

라노스는 대우자동차가 1993년부터 추진한 새로운 독자개발 소형 승용차, ‘프로젝트-S’를 통해 만들어졌다. 1994년,대우자동차는 영국의 워딩 테크니컬 센터를 인수하여 ‘대우 워딩 테크니컬 센터(DWTC)’를 세웠다. 그리고 이 대우 워딩 테크니컬 센터의 첫 작업이바로 프로젝트-S 의 개발이었다. 그리고 대우는 독일에도연구소를 설립해 자체 R&D 역량을 크게 키워 나갔다. 그리고이것이 라노스, 누비라, 레간자 등의 신차를 빠른 속도로투입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이 되었다.

프로젝트 S의개발 코드네임 T100으로 정해졌다. T100은 르망과 씨에로를모두 대체하기 위한 통합형 소형차로 개발되었다. 또한 프린스, 에스페로등에 이은 대우자동차의 본격적인 독자개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엔진 등의 주요 부품은 홀덴등, GM 계열사들의 것을 일부 활용했지만 기존 오펠 레코드와 르망의 플랫폼을 활용해 만들어진 프린스, 에스페로 등과는 달리, 플랫폼을 자체 개발하여 기술적 자립도는 더욱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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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2년여의개발기간을 거쳐 1996년 11월, 프로젝트 T100은 ‘라노스’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전격 공개되었다. 그리고 출시 1년도 채 되지 않은 1997년 상반기, 해치백 모델인 라노스 로미오(3도어)와 라노스 줄리엣(5도어)을연달아 내놓으면서 풀-라인업을 구축했다. 차명인 라노스는라틴어로 ‘즐거운’을 뜻하는 ‘Latus’와 ‘우리’를뜻하는 ‘Nos’를 합쳐, ‘우리를 즐겁게 하는 차’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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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노스의 스타일링은 주지아로가 맡았다. 라노스의 외관 디자인은 동시대의 엑센트와 같은 곡선 기조를 취하면서도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있었다. 후기 대우자동차 모델들 특유의 3분할 라디에이터 그릴과 더불어 큼직한눈망울과 군더더기 없는 디테일 등, 당시 국산 소형차종 중에서는 독보적인 세련미를 자랑했다. 또한 해치백 모델인 로미오와 줄리엣은 테라스 해치백의 형태를 지녔던 엑센트와는 달리, 보다 정통 유럽형 해치백에 가까운 디자인으로 완성되었다.

파워트레인은 기존에 사용하고 있었던 1.5리터 SOHC 엔진(A15SMS)과홀덴에서 새로 공수한 신형 1.5리터 DOHC 엔진(A15DMS)을 사용했다. 또한 국산 소형차 최초로 가변흡기 시스템(Variable)을 도입했다. 가변흡기 시스템은 엔진의 회전수에 따라흡기 매니폴드의 길이를 변경하여 흡기효율을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1.5 SOHC 엔진은 95마력의 최고출력과 14.0kg.m의 최대토크를, 1.5 DOHC 엔진은 110마력의 최고출력과 14.3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했다. 이후 라노스 로미오와 줄리엣을추가하면서 도입된 1.3리터 SOHC 엔진은 84마력의 최고출력과 12.1kg.m의 최대토크를 냈다.

편의 사양도 당대 소형 승용차 중 가장 풍족한 편이었다. 국산 소형차 최초로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에어백을 장착할 수 있었으며, 당시중형 이상급의 차종에만 적용되었던 CD플레이어도 고를 수 있었다. 게다가가격 정책 역시 경쟁사인 현대자동차나 기아자동차 등에 비해 10~20만원 낮게 책정했고, 선택사양 가격 역시 이들보다 더 낮게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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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센트에 소형차 시장을 내주기 시작한 대우자동차가절치부심 끝에 내놓은 라노스. 라노스는 주지아로가 빚어낸 세련된 스타일로 시선을 끌었다. 개선된 파워트레인과 엑센트 보다 풍부한 편의사양, 그리고 가격에민감한 소형차 시장의 성향을 핀포인트로 파고 든 가격정책 등으로 무장하여 뛰어난 상품성까지 갖췄다.

라노스는 출시 첫 날부터 심상치 않은 성과를 올렸다. 시판 개시 하루 만에 6천대가 넘는 계약고를 올린 것이다. 이는 대우자동차 역사 상 가장 경이로운 실적 중 하나였다. 라노스는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두 달 만에 1만 6천대에 가까운 판매고를올렸다. 그리고 1997년 초, 대우자동차는 라노스를 앞세워 내수 2위인 기아자동차의 턱밑까지 추격하기에이르렀다. 물론 현대자동차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현대자동차는 엑센트의 대대적인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이며라노스에 맞섰다.

그러나 1997년의하반기, 사상 초유의 경제 위기라 할 수 있는 1997년외환위기가 불어 닥쳤다. IMF 체제로 불리는 이 시기, 3저호황으로 성장해 왔던 대한민국경제는 순식간에 추락했다. 또한 이 시절 엑센트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며무서운 기세로 소형차 시장에 파고 들고 있었던 라노스는 대우그룹이 휘청거리면서 힘을 잃기 시작했다. 당시대우자동차는 라노스의 컨버터블 모델을 서울모터쇼에 내놓고 1998년경 시판할 예정이었지만 대우그룹의불안과 함께 출시 계획이 무산되었다. 이후 라노스는 대우그룹의 위기와 함께 판매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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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도에는 라노스에게도 변화가 가해졌다. 1999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각각 완전신형 모델 베르나, 그리고 리오를내놓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부분변경은 주력 모델인세단 모델에만 진행되었다. 이름은 차세대 모델임을 강조하기라도 하듯,‘라노스 II’로 붙였지만 실질적으로는 라노스 해치백 모델의 전면부를 이식하고 테일램프를변경한 정도에 그쳤다. 또한 기존에 일반형과 스포츠형이 구분되어 있었던 해치백 모델들은 모두 스포츠형으로일원화되었다. 그리고 2002년, GM대우의 출범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단종을 맞았다. 그리고 라노스의자리는 코드네임 T200으로 개발된 칼로스가 이어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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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노스는 국내에서는 모기업의 위기와 함께, 출시 초기의 뜨거운 시장 반응의 모멘텀을 이어가지 못했다. 하지만그에 비해 해외 시장, 특히 유럽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엑센트보다 인기가 좋았다. 그리고 과거부터 김우중 회장이 공들여 터를 닦아 놓았던 동구권과 제3세계의일부 국가에서는 국내 출시된 지 20년이 지난 모델임에도 여전히 신차가 생산되어 판매되고 있다. 이는 대우자동차가 GM으로 넘어가면서 뿔뿔이 흩어진 구 대우자동차의해외 공장들 일부에서 생산되는 차량들로, 우크라이나 ZAZ에서‘센스(SENS)’라는 이름을 달고 승용 세단/해치백 모델과 판넬 밴 모델이 생산되고 있다. 또한 이집트의 쉐보레공장에서도 ZAZ의 부품을 공급받아 생산 중이라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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