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과 토요타의 엇갈린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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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과 토요타의 엇갈린 행보
  • 윤현수
  • 승인 2018.05.0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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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국적을 지닌 자동차 브랜드들은 자신들 본진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라인업을 뜯어고치고 있다. 시장 전반이 크로스오버 중심으로 흘러가는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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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GM은 올해 안으로 자사의 서브컴팩트 해치백, '소닉(Sonic, 한국명 아베오)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한 라지 세단인 '임팔라'의 생산도 2년 이내로 중단을 계획이라 덧붙였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러한 라인업 개편의 원인은 해당 모델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가령, 세단이 미 대륙을 점령했던 시절엔 임팔라는 그야말로 천하를 호령했었다. 임팔라의 판매량은 2000년대 중후반까지 절정에 달했고, 2007년에는 31만 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SUV들의 득세를 이기지 못하고 슬슬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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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틈을 비집고 등장하는 여러 체급의 SUV들이 임팔라를 압박하기 시작하면서 판매량은 매년 눈에 띄게 줄기 시작한다. 2007년 31만 대를 기록한 임팔라는 5년 후인 2012년 16만 9천 대 수준으로 판매량이 줄었고, 2017년에는 7만 5천 대 수준으로 폭락하며 경쟁력을 잃어버렸다.

이러한 부진은 비단 임팔라에게만 찾아온 시련이 아니었다. 임팔라와 같이 미국 국적을 지닌 다른 라지 세단 역시 단종의 길을 걷게 생겼기 때문. 포드 역시 비슷한 시기에 라인업 개편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포드는 서브컴팩트 해치백 '피에스타'와 라지 세단 '토러스'를 단종시킬 예정이다. GM과 아주 유사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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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지 사이즈 세단들의 심각한 부진의 이유는 각 모델들이 황혼기에 다다르고 있다는 점도 어느 정도 이에 기여 하나, 가장 주된 원인은 SUV들의 급성장이었다. 컴팩트 SUV가 승용차 시장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나서도 어느 정도 수요가 유지되고 있는 미드사이즈 세단과는 영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서브컴팩트 해치백의 지속적인 실적 하락은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는 저유가 기조가 주요 원인이었다. 자동차 세계에서 양 극단에 있는 서브 컴팩트 해치백과 초대형 SUV의 판매량은 마치 시소를 타는 듯, 한 쪽이 서서히 무너지자 한 쪽은 무서운 속도로 치솟고 있는 와중이다.

이렇게 미국 내 서브컴팩트 해치백과 라지 세단은 그야말로 미국 현지 브랜드마저 손사래를 칠 정도로 부진을 일삼고 있다. 그런데 이 와중에 토요타는 최근 모두가 기피하는 라지 사이즈 세단 시장에 상반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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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가 큰 폭으로 줄긴 했어도 규모 자체는 여전히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여 환골탈태를 이룬 '아발론'을 시장에 투입하는 것이다. 토요타는 토러스 및 임팔라가 빠져버린 시장에 우뚝 서며 라지 사이즈 세단을 원하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갈 계획이다.

물론 아발론의 시장 성적은 되려 앞서 언급했던 토종 세단들보다 심각한 편이다. 라지 사이즈 세단 붐이 일었을 당시에도 막강한 홈그라운드 파워를 보인 미국제 세단들보다 네임밸류 측면에서 밀렸기 때문. 미드사이즈 세단 시장에서 천하를 호령하는 캠리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그렇기에, 시장 논리에 따르면 오히려 시장을 떠나야 하는 쪽은 토러스나 임팔라가 아니라 아발론이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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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그래서 토요타가 자신 있게 아발론을 시장에 들이미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현재 라지 사이즈 세단 시장은 전장을 지배했던 두 터줏대감들이 빠져나간 상황. 토요타의 최신형 아키텍처인 'TNGA'를 기반으로 빚어져 각종 최첨단 장비를 품은 아발론은 뛰어난 상품성을 자랑하며 전장의 지배자들이 자리를 비운이 시기를 노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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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토요타는 최근 미국 내 생산 중단이 결정된 포커스 소식과는 상반되는 면모를 보였다. 컴팩트 해치백 시장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최근 크로스오버들의 인기가 높아지며 제조사들이 미국 시장에 컴팩트 해치백 투입을 망설이는 것과는 다르다.

월평균 1만 대 이상을 팔며 나름 효자 노릇을 해오던 포커스도 수익을 이유로 중국 생산 제품 수입이 결정된 마당에 토요타는 자신들의 고집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아집'은 아니다. 美 컴팩트 해치백 시장의 수장과도 같던 포커스의 성적이 소형 SUV들의 득세로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긴 해도, 포커스를 제외하면 시장 수요와 규모가 제법 크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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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는 아발론과 마찬가지로 TNGA 위에서 빚어져 최상의 상품성을 자랑하는 신형 코롤라 해치백이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 믿고 있다. 그러나 이 모델은 토요타 '오리스'의 미국 버전으로, 사실 해당 모델의 주요 시장은 미국이 아니기에 이미지 리딩 역할을 주로 도맡을 것으로 보인다. 포커스만큼의 볼륨 모델로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해당 모델은 '코롤라 iM'의 네이밍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이며, 토요타 측은 'Scion' 브랜드의 정신을 지닌 이름답게 스포티한 모델 중심으로 마케팅을 풀어나간다고 전했다. 출시 시기는 여름으로 예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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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과 포드, 그리고 토요타는 이렇게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추락하는 시장에서 황급히 발을 빼는 두 터줏대감의 모습에 토요타는 오히려 신이 난 모습이다. 과연 미국 라지 사이즈 세단 시장은 어떤 국면을 맞이할까. 토요타가 꿈꾸는 아발론의 독주가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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