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탄치만은 않은 자율 주행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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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탄치만은 않은 자율 주행의 진화
  • 김상혁
  • 승인 2018.05.09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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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자율 주행차를 담당하는 웨이모(Waymo)가 지난 5월 4일 미국 애리조나 주 챈들러에서 자동차 충돌 사고에 휘말렸다. 당시 웨이모의 미니밴은 자율 주행 중이었고 충돌 사고는 다른 차량이 밴을 들이받으며 발생했다. 다행히 사망자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두 차량 모두 심하게 파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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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모의 충돌사고는 웨이모의 과실로 발생한 사고가 아니었고 피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란 평이다. 웨이모 측도 자율 주행 중 다른 차량이 끼어들어 충돌사고가 발생한 것이고 웨이모는 도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발생한 어쩔 수 없는 사고였다는 속내다. 

자율 주행에 있어 예측 불가능한 상황은 수없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자율 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 및 제조사는 꾸준히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이다. 축적된 데이터는 곧 기술력이 되며 웨이모는 기술력에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울 데이터를 축적한 회사다. 2009년부터 시작해 6년이란 시간을 거치며 2015년 100만 마일을 축적했다. 이후 매년 100만 마일 이상의 누적 데이터를 구축했다. 또한 올해 2월엔 약 500만 마일을 돌파하며 자율 주행 선도 이미지를 공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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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주행거리 누적 데이터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 25개 도시의 주행 여건과 도로 상태별, 지형별 데이터를 모두 가지고 있다. 또한 가상 주행을 통한 주행 경험치도 차곡차곡 쌓아 약 43억 2,000만km를 달렸고 2만여 가지가 넘는 상황을 마주했을 정도다. 그럼에도 웨이모는 충돌사고에 휘말렸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 발생 시 완전한 대응이 어렵다는 걸 인정한 것이다. 

자율 주행 중 예측 불가능한 사고가 발생하면 차량 소유자 혹은 사고 피해자는 난감하다. 탑승자가 직접 운전을 한 것은 아니고 소프트 웨어를 직접 손본 것도 아니다. 차를 직접 만든 것도 아니며 단지 소유자 일뿐이라면 대응하는 방법이 명확하지 않다. 피해자는 발생했음에도 가해자가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2016년 초 구글 본사 인근 도로에서 발생했던 구글카 사고와 테슬라 모델 S가 트럭과 충돌해 운전자가 사망했던 사고 역시 책임 소지로 논란이 일었지만 명확한 기준이 만들어진 것은 없다.

지난 3월 우버 자율 주행 중 발생한 사고를 돌아보면 당시 자율 주행차는 보행자를 인식하지 못했고 차 안에 탑승했던 라파엘 바스케즈(Rafael Vasquez)는 전방 주시를 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보행자를 치고 사망에 이르게 만들었다. 사고 이후 자율 주행을 주관한 우버와 탑승자 라파엘 바스케즈, 그리고 보행자의 무단 횡단 등 사고 책임에 대한 갑을론박이 이어졌다. 논란 속에 우버는 피해자 가족과 합의했지만 자율 주행 테스트를 전면 중단했다. 

우버 자율 주행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하자 토요타, 엔비디아, 뉴토노미 등 자율 주행을 개발하던 회사들이 속속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단순히 사망자 발생으로 생긴 여파가 아닌 결함에 따른 문제 발생 시 대처, 책임 소지 등 문제 해결 방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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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일일 평균 교통사고는 약 640건이 발생했다. 그중 대부분은 운전자 부주의로 일어난 사고다. 하지만 자율 주행의 경우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자동차 소유자에게 책임을 묻기엔 부당하고 제조사에게 묻기엔 경우에 따라 부품 공급사, 소프트웨어 제공사 등 거쳐야 할 관문이 많다.

뿐만 아니라 자율 주행차와 관련된 책임은 윤리적, 사회적, 법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운전자 혼자 탑승한 차와 다수 인원이 탑승한 차의 충돌이 예상될 때, 인공지능이 내려야 할 판단이 필요하다. 2016년 사이언스에 게재된 논문 중 ‘자율 주행차의 사회적 딜레마’에서는 흥미로운 설문 결과를 내놨다. 다수의 인원을 구하는 것이 옳다는 답변을 하면서도 자신이 혼자인 경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이다. 이는 자율 주행차를 개발하는 자동차 제조사에서는 빠져들 수 있는 딜레마다. 올바른 판단을 위해 기준을 정하고 책임 소지, 사회적, 윤리적 정서까지 고려해야만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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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 주행차의 궁극적인 목적은 윤택한 삶의 질 향상이다. 대부분의 전문가와 시장조사기관도 교통사고 감소, 교통체증 완화 등 자동차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역에서 큰 개선이 이뤄지고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노인 등도 쉽게 이동이 가능해진다는 이점을 강조해왔다. 소비자 역시 많은 이들이 자율 주행 기술을 필요로 한다. 지난 2월 갤럽 리포트에서 내놓은 설문 결과를 보면 자동차 자율 주행 기능을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매우 필요' 30%, '약간 필요' 28%, '별로 필요하지 않다' 23%, '전혀 필요하지 않다' 11%로 성인의 58%는 자율 주행 기능이 '필요하다', 34%는 '필요하지 않다'라고 답했고 8%는 의견을 유보했다. 단순하게 결과를 내보면 자율 주행 기능 필요성 ('매우+약간 필요하다' 응답 비율)은 필요하다는 의견이 58%,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이 3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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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든 자율 주행은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고 삶의 질이 향상시키며,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자율 주행 기술이 잠시 난제를 만난 것이겠지만 난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소비자 안전과 책임 소지 해결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자동차 관리법뿐 아니라 개인정보보호법,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 포괄적인 개정도 마련돼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제2차 자동차 정책기본계획에서 2020년까지 자율 주행차 상용화 계획을 밝히고 그에 따른 관련 법률 및 제도를 개선하고 안전성 평가를 강화한다고 밝혔는데, 불분명한 책임 소지로 인해 소비자 혹은 피해자가 ‘베타테스터’가 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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