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에 자동차 시장에 들어선 유구한 역사를 가진 알파로메오지만 국내 소비자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다. 국내 자동차 시장이 저변화 된 시기가 길지 않을 뿐 아니라 알파로메오가 국내 정식 출시된 적도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뛰어난 성능과 배기 사운드, 독특한 디자인으로 많은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다.
알파로메오 소유자들은 종종 ‘알파로메오는 타보기 전까지는 매력을 전부 알 수 없는 차’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또한 레이싱 역사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기고 특유의 역삼각형 그릴, 우아함이 깃든 디자인은 알파로메오 매력의 아주 일부분뿐이라고 주장한다. 흔히 말하는 ‘주행 감성’과 자동차와 운전자 간 교감이 가장 특별한 매력이라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특별한 매력 덕분에 종종 자동차와 실랑이를 벌이기도 하고 매번 스티어링을 잡을 때마다 새로움을 느낀다고 한다. 아쉬운 점은 볼수록, 탈수록 매력덩어리인 알파로메오을 접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국내든 해외든 말이다.
그런 알파 로메오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2022년까지 7대의 신차를 내놓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7대의 신차에는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 SUV 모델 두 대와 포르쉐, 페라리와 경쟁하게 될 슈퍼카가 포함될 예정이다.
‘8C’라고 이름 붙여질 모델은 전륜구동 방식에 전기모터와 터보차저를 조합해 약 700마력의 성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시간은 3초 미만이다. 또한 알파로메오 스포츠 세단이 줄리아 기반으로 ‘GTV’ 마크를 단 2도어 쿠페 모델도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GTV 마크를 달게 될 모델 역시 하이브리드 모델이며 4륜 구동 방식에 약 600마력의 성능을 지녔다.
8C는 1930년대 알파로메오가 레이스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던 당시 시작된 이름이다. 2006년 현대화된 디자인과 파워트레인을 장착하고 출시된 바 있다. 전기 모터와 터보 차저를 얹은 모델이 출시되면 공식적으론 8C 2세대 모델이 될 터, 하지만 과거 1930년대 이름을 계승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스포츠 성능을 무기로 시장을 공략해나가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여기에 GTV 마크를 단 모델을 내놓는 것도 승부수를 던졌다고 볼 수 있다. GTV는 ‘Gran Turismo Veloce’의 약자로 Veloce는 이탈리아어로 ‘빠르다’는 의미다. 즉 알파로메오가 가진 역동성을 전면에 내걸어 시장에 올라서겠다는 의미다.
알파로메오가 피아트 크라이슬러라는 거대 그룹 산하 브랜드로 자리하고 있지만 존망이 위태로운 브랜드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 새로이 출시될 8C와 GTV 모델은 위기 속 알파로메오의 레이싱 DNA와 글로벌 브랜드 도약이란 책임을 짊어진 셈이다.
2018년 알파로메오가 목표로 설정한 판매량은 17만 대다. 2017년 약 11만 대를 기록했던 것을 떠올려보면 상정 가능한 목표치라 할 수 있다. 나아가 2022년은 40만 대를 목표로 정했다. 40만 대는 2017년 기준으로 랜드로버, 세아트의 판매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매년 글로벌 판매량 순위에서 5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알파로메오로서는 상당히 호전적인 목표치다. 최근 시장에서 좋은 평가 및 성적을 거둔 줄리아와 스텔비오의 탄력을 이어간다면 역삼각형 그릴을 가진 알파로메오를 심심치 않게 마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