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 1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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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 10대
  • 윤현수
  • 승인 2018.07.2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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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SUV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현재 자동차 시장은 대륙을 불문하고 크로스오버와 SUV 광풍에 휩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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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자동차 판매량 세계 2위의 미국은 픽업트럭을 제외한 판매량 차트 최상위권을 컴팩트 SUV들이 장악했고, 압도적 규모를 자랑하며 세계 1위 시장 자리를 지키는 중국 역시 SUV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다만 유럽 역시 SUV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긴 하나, 시장 색깔이 워낙에 뚜렷한 곳이었던 것인지 아직까지도 해치백들이 주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 10대 중 7대가 해치백이었다.

디젤 엔진과의 전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영국에서도 이러한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친(親) 포드 성향이 짙은 데다 선호 브랜드 특성이 다른 지라 유럽 전체 판매량 순위와는 다소 차이가 있긴 해도, 해치백이 대세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지난 상반기,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 상위 10대를 나열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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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위.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 19,684대

연초부터 10위에 이름을 올리던 C클래스는 끝끝내 상반기 결산에서도 10위의 성적을 내며 쾌재를 불렀다. S클래스를 축소한 듯한 우아한 디자인과 출중한 엔지니어링, 그리고 삼각별 엠블럼으로 자아내는 번쩍거리는 후광 탓에 C클래스는 영국 내 게르만 프리미엄 트리오 전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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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위.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 20,002대

엔트리 메르세데스가 상반기 영국 판매량 차트 9위에 올랐다. A클래스는 올해 2분기부터 세대 변경을 이룬 신형 모델이 투입되고 있으나, 되려 판매량이 예년보다 줄어들며 연초보다 순위가 많이 떨어졌다. 영국인들은 고급감을 대폭 키우며 환골탈태를 이룬 새로운 A클래스의 모습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은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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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위. 포드 쿠가 - 21,784대 

제법 쓸만한 내용물에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영국인들에게 사랑받는 포드 브랜드답게, 최상위권 차트에는 포드의 이름이 제법 많이 올라와 있다. 초대 쿠가의 플랫폼을 여전히 활용 중인 현행 쿠가는 슬슬 은퇴 시기가 도래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사실상 제2의 홈그라운드와 다름없는 영국 내의 높은 인지도, 그리고 딱히 흠잡을 데 없는 무난한 완성도가 쿠가의 꾸준한 성공 가도를 가능케 했다. 특히 이름만 다른 모델인 이스케이프가 미국에서 상반기에만 14만 대를 상회하는 뛰어난 실적을 자랑하는 와중. 이 정도면 상품성에 이견이 없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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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위. 폭스바겐 폴로 - 22,027대

사실 연초만 해도 폴로는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월간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시작하더니, 지난 6월에만 5,494대가 팔리며 월간 순위 5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꾸준한 판매 상승은 기어이 폴로를 상반기 순위 7위에 올려놓기 충분했고, 영국 B세그먼트 해치백 시장 3위 기록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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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위. 미니 - 23,641대

'프리미엄 미니카'를 외치는 미니 해치백이 23,614대를 기록하며 상반기 6위에 올랐다. 올 상반기 영국 시장은 프리미엄 모델들이 강세를 보인 시즌이었다. 특히 6월에만 5,839대가 팔리며 월간 순위 4위에 오른 것이 이번 상반기 최상위권 깜짝 등극에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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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 복스홀 코르사 - 28,003대

이제는 PSA 소속이 된 오펠의 영국 전용 브랜드, 복스홀은 소속 변경과는 무관하게 여전히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엔지니어들의 고집이 느껴지는 든든한 만듦새와 크게 흠잡을 데 없는 내 외관 디자인이 인기의 요인. 무엇보다 8위에 랭크되었던 연초보다 인기가 높아지며 5위까지 치고 올라온 저력이 대단하다.

참고로 본래 PSA 인수 이전에 오펠은 올해 6세대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PSA의 라인업 개편 문제가 맞물리면서 5세대 코르사가 현역으로 뛸 시간이 더욱 길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차세대 모델 개발이 생각보다 빨리 돌입된 관계로 큰 문제는 없다. 2014년에 데뷔한 5세대 모델의 모델 주기도 싱싱한 편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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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 닛산 캐시카이 - 30,066대

지난해 기준,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SUV는 캐시카이였다. 캐시카이는 유럽 내 압도적인 브랜드 밸류를 자랑하는 폭스바겐의 동 세그먼트 모델보다도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그리고 영국 SUV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초대 모델의 탄생부터 유럽 색깔 다분한 몸놀림과 우수한 완성도로 빠르게 인지도를 높여온 캐시카이는 2세대 모델 출시와 함께 판매량과 함께 평가가 절정에 달했으며, 날카로운 스타일링 역시 호평을 받으며 지난해에는 25만 대에 달하는 실적을 기록하며 신기록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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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포드 포커스 - 30,757대

그야말로 시장을 휩쓸었던 200년대 초반의 포스는 아닐지라도, 여전히 포커스는 포드 유럽 법인의 주역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생산 중단이 발표되며 서서히 찬밥 신세로 전락 중이긴 하나, 적어도 유럽에서만큼은 이야기가 좀 다르다.

여전히 유럽에서만 연간 20만 대 볼륨을 유지하며 포드 유럽 법인의 효자 노릇을 도맡고 있으며, 최근에는 8년 만에 이뤄진 풀체인지를 통해 신차효과를 받고 있는 와중이다. 친정 같은 영국에서도 골프에 밀린 2인자 신세이지만, C세그먼트 해치백도 서서히 내리막을 걷고 있는 통에 포커스의 꾸준한 활약은 포드에게 있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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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폭스바겐 골프 - 39,930대

전통적으로 B세그먼트 해치백 인기가 드높은 유럽 시장에서 C세그먼트에 속한 폭스바겐 골프는 공고한 명성을 자랑하며 유럽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굳이 구구절절 늘어놓지 않아도, 골프는 수십 년간 유럽 시장에서 판매량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세월의 흐름으로 슬슬 정점을 찍고 하강하는 경쟁력에 수요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긴 해도, 사실 유럽 내에서도 생각보다 강하게 불어닥치는 크로스오버의 광풍을 감안하면 골프의 성적은 여전히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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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포드 피에스타 - 56,415대

포드는 1위 자리에까지 피에스타의 이름을 올려놓으며 영국에서의 여전한 강세를 입증했다. 유럽 시장 왕좌에 앉은 이후 도통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 폭스바겐 골프마저 뛰어넘으며 영국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저유가 시대가 도래한 이후 꾸준히 줄어드는 판매량을 이유로 피에스타의 현지 생산을 포기한 미국 사정과는 영 딴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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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피에스타는 2위 골프와의 차이도 상당히 벌어져 있어 올해 역시 무난하게 영국 시장 1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풀체인지 이후 피에스타의 판매량도 줄어들고 있는 와중,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영원할 것 같았던 영국 시장의 왕좌도 내줘야 하는 시기가 도래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다양한 세그먼트에서 SUV와 크로스오버들이 활약하며 유럽에서 전통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해치백과 왜건 등의 수요를 야금야금 빼앗아 오고 있는 노릇이긴 해도, 유럽의 터줏대감은 아직까지 건재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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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영국 시장은 지난해 유럽 전역에서 판매된 자동차 순위와는 판이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그렇게 불티나게 팔리는 르노 클리오나 푸조 208과 같이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프랑스제 B세그먼트 해치백들이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 사실 전통적으로 프랑스차들은 영국에서 인기가 없었다. 수백 년간 투닥거려온 두 나라의 관계를 어렴풋이 떠올려보면 그 이유를 알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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