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컨트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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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컨트리맨
  • 모토야
  • 승인 2013.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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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프리미엄, BMW 미니



브랜드를 이해 하려 들 때 BMW 미니만큼 복잡한 회사도 없는 것 같다.
분명 니치 브랜드인데 소형 프리미엄 브랜드임을 주장하고 있다. 또 BMW 인수 전엔 소형 대중차 였다는 사실이 우리를 더욱 난해하게 만든다.

이처럼 기존 틀에 구애 받지 않는 것. 그게 바로 미니라 할 수 있다.



 <좌 미니 해치백, 우 미니 컨버터블>


미니는 1959년 태어났다. 2차 세계대전과 2차 중동전쟁(수에즈 전쟁)을 거치면서 유럽엔 석유파동이 일었고, 영국은 휘발류 배급제를 하기에 이르렀다. 

한마디로 실용적인 차가 필요했던 상황. 영국의 BMC(British Motor Corporation)는 디자이너이자 엔지니어였던 알렉 이시고니스 2세에게 작고 가볍고 실용적인 차의 설계와 디자인을 의뢰했고 그는 모노코크 바디에 엔진을  가로로 얹고 전륜 구동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실용성을 극대화 시킨 차를 만들어냈는데, 그게 바로 오스틴(또는 모리스) 미니다.

이전에도 전륜 구동은 존재했지만 이시고니스 2세가 미니에 시도한 치밀한 패키징은 현재까지도 전륜 구동 설계의 교과서로 여겨지고 있다.
(그는 69년 미니를 설계한 공로로 기사 작위를 받았다)

<알렉 이시고니스의 미니 스케치>



61년엔 영국의 전설적인 레이스 인스트럭터 ´존쿠퍼´의 튜닝 버전을 출시했고, 가벼운 몸놀림을 무기 삼아 여러 레이스를 석권했다. 성능도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은 셈이다. 귀여운 외모, 실용적인 쓰임새, 운동성까지 훌륭했던 미니는 수많은 서민들의 발이 되었고 비틀즈, 스티브 맥퀸, 트위기 등의 유명인사와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까지 소유했을 정도로 시대의 명차 이자 문화 아이콘이 되었다.



 <조지 해리슨의 미니와 존 레논의 롤스로이스>




 <스티브 맥퀸의 미니쿠퍼>



이렇게 미니는 성공의 길을 걸었지만 미니를 만든 BMC는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1960년대 후반 레일랜드 자동차(Leyland Motor Corporation)가 로버와, 모리스-오스틴(BMC), 재규어등을 합병하며 BLMC(British Leyland Motor Corporation)를 만들지만 사정이 악화되어 75년 국유화 되었다. 

영국은 80년대 들어 BLMC를 로버 그룹으로 개명, 회사를 살려내려 애쓰지만 갈수록 불어나는 적자로 인해 94년 BMW에게 8억 파운드에 넘기게 된다.

로버그룹을 인수한 BMW는 30억 파운드를 들여 신차 개발을 했지만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결국 BMW도 로버그룹을 감당하지 못하고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포드사에, 미니를 제외한 나머지 로버는 단돈 10파운드에 영국 피닉스 컨소시움에 팔아버린다.

로버는 이후 중국 상하이차 그룹에 팔려가고 포드가 인수한 재규어와 랜드로버 역시 적자를 지속하다 인도 타타 그룹에 팔려 간다.

미니와 재규어, 그리고 랜드로버. 영국의 이 명차들은 이런 수모를 겪으면서 영국인환자, ´English patient´ 라는 치욕스런 별명까지 얻게 된다.





BMW는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버릴 망정 미니는 버리지 않았다. 그만큼 미니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고 그 미래에 대해 자신이 있었다. 

BMW는 2000년 9월, 1959년부터 41년간 이어진 미니를 단종 시키고 같은 해 파리모터쇼에서 애정과 자신감을 담아낸 R53, BMW 미니의 1세대 모델을 공개했다.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 온 미니가 BMW품에서 어떻게 변하는가는 업계 관계자들과 전세계 자동차 매니아들의 최대 관심사였고 시험대에 올라 냉정한 심사를 받은 미니는 찬사를 받아냈다. 이런 호평은 시장으로도 이어져 목표의 두배 가까운 판매고를 기록하며 ‘미니’ 브랜드의 고속 성장을 일궈냈다.

BMW의 엄청난 노력이 아니었다면 이런 성공은 없었을 것이다.
오리지널 미니의 개성 있는 외모를 유지하며 치밀한 휠 베이스 설정, A필러 각도와 위치, 루프라인, 스텐스등 전체적인 프로포션을 치밀하게 짰다.
이렇게 심혈을 기울인 디자인에 BMW 특유의 탄탄한 주행성능과 프리미엄 브랜드의 높은 품질을 미니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또 전례를 찾아 볼 수 없는 독창적인 브랜드 전략과 그에 따른 마케팅 전략도 성공에 한몫 했다.



<미니 컨트리맨>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을 거둔 BMW는 곧 미니의 컨버터블 버전을 출시했고 2006년 2세대에 접어들면서 롱버전의 클럽맨과 5도어 크로스오버 컨트리맨, 3박스 형태의 2인승 쿠페를 출시, 연간 20만대를 상회하는 판매고를 이끌어내며 볼륨 확장에 성공해 ‘미니는 소형 프리미엄 브랜드’ 라는 자신들의 주장을 구현해냈다.

국내에는 해치백, 컨버터블, 클럽맨, 컨트리맨, 쿠페의 5개 바디 타입 모두가 공급되며 1.6 자연흡기, 1.6 터보 2가지 엔진이 각각의 바디에 탑재 된다.

122마력 16.3kg.m 의 1.6리터 자연흡기 엔진은 숫자만 보면 그 힘이 조금 부족해 보인다. 하지만 140마력의 1.6리터 국산 준중형 승용차들과 동일한 수준의 가속력을 가지고 있다. 해치백과 쿠페의 0-100km/h 성적은 10초 초반, 상대적으로 무거운 컨버터블과 클럽맨, 컨트리맨은 11초 언저리를 마크한다. (자세한 건 제원표를 참고)

미니는 디자인이 좋아서 구입을 고려하는 사람이 많다. 터보 엔진의 S사양은 써스팬션까지 스포츠 사양이라 승차감이 딱딱한대, 굳이 스포츠 주행을 즐기지 않는 사람은 이 자연흡기 엔진도 괜찮은 선택이라 생각된다.

184마력 24.5kg.m 의 1.6리터 터보 S사양의 엔진은 해치백, 쿠페에 얹혀질 경우 0-100km/h 7초 극 초반을 마크한다.

‘서민들의 포르쉐’ 폭스바겐 골프 GTI가 6.9초인걸 감안하면 발군의 실력이라 할 수 있다. 역시 무게가 조금 더 나가는 나머지 3모델은 7초 중반에서 후반을 마크한다. 작은 배기량에 과급기로 출력을 만들기 때문에 편안하고 넉넉한 느낌은 조금 부족하지만 회전을 높여서 달리면 꽤 본격적인 스포츠 주행이 가능하다.



<좌 미니 해치백, 우 미니 컨버터블>



3도어 해치백, 미니

4인승 3도어 형태의 가장 기본적인 미니다. 01년 데뷔한 R53에 이은 2세대인대, 얼핏 봐선 1세대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모든 부분이 다르다. 그릴과 램프류 등의 외장부품, 계기판과 데쉬보드 등의 세부 사항은 물론, 빠르게 변화하는 트랜드와 변경된 보행자 안전 규정 등을 적용하며 전체적인 균형을 전부 다시 구성했다. 1세대의 느낌을 그대로 가지고 가면서 완전 새로운 차를 만들었다는 것, 이 과정에서의 디자이너들의 노고가 짐작되며 역시 BMW란 말이 나온다. 컨트리맨을 제외한 모든 미니 모델은 이 3도어 해치백 미니를 기본으로 만들어지며 4명이 탈 수 있는 미니중 가장 빠르고 경쾌한 주행이 가능한 모델이다.


미니 컨버터블

말 그대로 컨버터블이다. 오픈시 미니 특유의 곧게 선 A필러 형상 덕분에 개방감이 아주 좋다.
또 다른 컨버터블에선 볼 수 없는 미니 컨버터블만의 기능 ‘선루프 모드’가 최대 장점이다. 이건 탑의 절반이 선루프처럼 열리는 기능인데, 특유의 곧게 선 A필러 각도와 윈드쉴드 탑 부분 프레임이 타이트 해 선루프 모드로만 열어도 하늘이 한눈에 들어 온다. 사실 도심에서 톱 오픈은 적잖이 부담이 되는데 이 기능 덕분에 톱을 개방할 일이 많지 않다. 많은 이들이 이 기능 하나만으로도 구입을 고려할 정도며 BMW에서도 이 기능을 세일즈 포인트로 삼고 있다.
무거운 무게로 인해 다소 떨어지는 운동성과 협소한 트렁크가 조금 아쉽지만 대부분의 컨버터블이 가진 문제기 때문에 충분히 납득이 된다. 

  


<해치백 미니의 뒷모습>



<선루프 모드로 탑을 개방한 미니 컨버터블 실내 모습>


4도어 롱버전, 미니 클럽맨.

기본이 되는 미니 해치백을 24cm 늘린 버전이다. 늘어난 24cm중 8센티는 휠 베이스 안쪽에 적용되어 거주 공간, 특히 뒷자석 공간을 늘렸고 나머지는 뒷 오버행으로 보내 트렁크 용량을 100리터 가까이 늘렸다. 조수석 쪽엔 수어사이드 도어 형식의 뒷문을 숨겨 놓아 뒷자석 승하차가 수월해졌고 대형 밴에서나 볼 수 있는 중앙 분할 여닫이 트렁크 도어는 쓰임이 좋고 톡톡 튀는 개성을 자랑 한다. 
넓어진 실내공간, 편해진 승하차, 늘어난 트렁크 적재용량, “미니는 작아서 못타”라는 분을 위한 실용적인 모델이다.


라이프 스타일 크로스오버, 미니 컨트리맨


컨트리맨은 해치백 미니보다 전장 40cm, 폭 10cm, 높이 15cm 정도 큰 나름의 다목적(?) 차량이다.
당연히 다른 미니와 비교했을 경우 다목적이라는 이야기다. 덩치는 커졌지만 보다시피 미니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컨버터블, 클럽맨, 쿠페는 해치백 미니의 섀시를 손봐 만들었지만, 컨트리맨의 섀시는 새로 개발 했다.
한단계 위의 세그먼트 공략을 위한 모델이자 ALL4라고 명명된 4륜 구동 시스템을 얹기 위해서다.

‘미니’중에선 가장 크고 실제로도 꽤 커 보이지만 사실 폭스바겐 골프보다도 조금 작다. 전고가 높고 미니 특유의 필러 형상과 다부진 벨트 라인 때문인데, 적당히 높은 지상고와 4륜 구동 시스템, 5도어의 바디는 다른 미니보다 활용도가 높다.

다양한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다 해도 본격적인 SUV처럼 험로를 주파하는 성격의 차는 아니다.
도심에서의 실용성을 강조한 차량이라 할 수 있는대, 실용성 하니 위에 언급한 클럽맨이 떠오른다.
컨트리맨은 클럽맨, 둘다 실용적인 차량이지만 운전감각에서 두 차의 성격이 상당 부분 다르다.

클럽맨은 미니 특유의 주행 성향, 타이트한 고카트 느낌을 그대로 가지고 있지만 컨트리맨은 이를 상당 부분 감소시켰다. 핸들과 악셀의 반응은 미니 특유의 즉답성을 간직하고 있지만 늘어난 휠 베이스로 인해 변화된 거동, 커진 차체로 인한 소음 유입 감소, 높아진 전고에 따라 길어진 댐핑 스트로크가 좀 더 부드러운 성격의 차로 만들어 준다. 늘어난 무게가 주는 느긋함은 말 할 것도 없다.

인테리어 역시 다른 미니 모델과는 조금 다르다. 데쉬보드와 송풍구 형상이 다르고 센터에 위치한 레일은 라이프 스타일카로서 컨트리맨의 존재를 주장하고 있다. 이 레일은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컵홀더, 썬그라스 케이스, 휴대폰 거치대 등의 옵션을 때에 따라 추가, 제거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요소다.

컨트리맨은 기존 미니의 용도가 개성이 강해 구매가 부담됐던 고객을, 폭스바겐 골프와 같은 준프리미엄의 C 세그먼트의 고객을 겨냥한 모델이다.

 


<미니 클럽맨>


<미니 컨트리맨>



남자들의 장난감, 미니 쿠페

쿠페는 달리기 위해서 태어났다. 3박스 2도어 2인승 쿠페. 실용성은 제로에 가깝고 컨버터블과 같은 낭만도 없다. 또 공기 저항을 고려하고 쿠페의 실루엣을 갖추기 위해 A필러의 각도를 눕혔다는 것도 매우 아쉽다. 하지만 헬멧을 뒤집어 쓴 듯한 유머러스한 루프 디자인으로  아쉬움을 달래려 애쓰고 있다.

쿠페의 섀시는 컨버터블의 그것 이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컨버터블의 차체는 지붕이 없기 때문에 매우 단단하게 만든다. 쿠페는 이런 컨버터블 섀시에 지붕으로 보강까지 했으니 강성으로는 미니중 최고다. 게다가 뒷자석을 들어내며 그곳에 토션월이라 불리는 비틀림 강성을 올리기 위한 보강판까지 설치 했다. 게다가 이 뒷자석 탈거로 인해 해치백 미니에 비해 무려 75kg나 감량할 수 있었다. 

트렁크 리드에는 BMW 그룹 최초로 엑티브 스포일러를 적용해 80km/h 이상에서 40kg의 다운 포스 효과를 낸다. 축거와 윤거가 작은 미니는 저속에선 움직임이 경쾌하지만 고속에선 조금 불안 했다. 이 엑티브 스포일러는 미니의 고속 안정성을 대폭 향상 시켜 주었다. 

섀시가 단단해지면 써스팬션에 여유를 둘 수 있다. 그래서 써스팬션을 좀 더 부드럽게 셋팅 하고 댐핑 스트로크를 늘려 승차감을 향상 시켰다.
물론 승차감 향상만이 아니다. 접지력과 운동성 역시 향상 되었으며, 늘어난 스트로크 역시 고속 주행 안정감을 높이고 있다.

BMW에선 쿠페의 라이벌로 아우디 TT, 자사의 Z4, 포르쉐 케이맨을 지목했다. 위트 넘치는 마케팅이긴 하지만 운동성에서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소리다.

BMW의 스포티함을 전륜 구동에 고스란히 담아낸 차. 그게 바로 미니 쿠페라 할 수 있다.


 


<미니 쿠페 전면부>




 <미니 쿠페 후면부>  



BMW는 미니를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로 훌륭하게 재탄생 시켰다.

해치백, 컨버터블, 왜건 형태의 클럽맨, 크로스오버 형태의 컨트리맨, 스포티한 쿠페. 
또 쿠페의 컨버터블 버전인 로드스터와 연비와 출력을 모두 만족 시킬수 있는 2.0 디젤 엔진도 추가될 예정이라 한다.

이처럼 다양하게 구비된 차종과 BMW의 높은 품질, 미니가 가진 고유의 역사와 트랜디 아이콘으로서의 가치 등 B,C 세그먼트의 차의 구입을 고려하는 사람들은 미니가 쳐 놓은 거미줄에서 빠져나가기가 쉽진 않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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