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차량 화재, 수입차 시장의 춘추전국시대 만드는 계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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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차량 화재, 수입차 시장의 춘추전국시대 만드는 계기될까?
  • 김상혁
  • 승인 2018.08.1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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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BMW 화재 사고로 시끄럽다. BMW측과 정부, 언론, 소비자는 각각 화재 원인을 분석하며 의견이 분분하다. 올해 유독 심했던 폭염 탓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이야기부터 타 브랜드 역시 화재 사고가 적지 않았다며 단순 에피소드로 생각하는 모습도 많았다. 수많은 의견이 오가는 상황에서도 매일 같이 새로운 BMW 차량 화재 뉴스가 올라왔다. 

하루가 멀다 하고 화재 사고가 발생하자 소비자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BMW는 7월 25일 국토교통부에 리콜 계획서를 제출했고 국토교통부는 다음 날인 27일부터 긴급 안전진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차량 화재의 원인으로 지적된 EGR 부품 교환을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긴급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은 운행을 자제하란 말이 더해지면서 소비자의 불안감은 높아졌다.

BMW 차량 화재에 대한 불안감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논란거리가 됐다. 일부 주차장에선 출입을 금지하기도 하고 주행 중인 차량의 사진을 찍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리고 웃음 소재로 사용한다. BMW 오너들은 아예 차량 뒷면에 가솔린 차량임을 명시하는 문구를 붙이거나 화재 사고와 다른 모델임을 알리는 문구를 붙여 다니기도 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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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측에선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빠르게 수습에 나서는 모양새지만 브랜드 이미지의 타격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리콜 대상에 포함되는 차량은 520d 등 총 42개 차종 106,317대인데 긴급 안전진단을 서비스센터에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진단을 받기 위해 소비자가 몰렸다. 차주 동의하에 평택항에까지 차를 옮겨놓은 상태다. 

위험에 노출된 상태에서 안전을 확보하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운행을 포기하고 차를 줄줄이 세워 기다릴 정도라면 신뢰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더구나 이번 BMW 차량 화재는 명확한 원인 규명, 징벌적 손해배상 등 다양하고 광범위한 요구가 맞물려있다. 단기간에 사안이 사그라들 확률이 적다는 얘기다. 

실제로 BMW 오너들이 모인 ‘BMW 피해자 모임’은 지난 9일 형사고소장을 제출했다. BMW가 2016년 초부터 2018년 6월까지 EGR 밸브 및 EGR 쿨러의 결함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화재 원인 실험 중이었으며 2018년 6월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위 부품의 결함이 화재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는데 세계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는 BMW 독일 본사가 2년 반이 넘도록 화재 원인 규명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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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중고차 매매에 있어서도 성능, 상태 점검기록부에 리콜 대상임을 명시하여 해당 차량의 소유주인 매매업자와 향후 차량을 구매할 소비자에게 명확히 고지하도록 하는 등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운행 중지 명령까지 검토한다고 하니 향후 전개될 파장은 감히 종잡기도 어렵다. 

과거 폭스바겐 그룹이 디젤 게이트로 추락한 후 판매 재개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활동 재개 후에도 브랜드 이미지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여전히 조롱거리가 되거나 불신감을 공공연히 드러내는 소비자도 상당하다. 그만큼 한번 무너진 브랜드 이미지는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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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그룹이 디젤 게이트로 휘청일 때 메르세데스 벤츠나 BMW 역시 소프트웨어 조작 의혹을 받았지만 폭스바겐에 가려 다소 조용히 넘어갔다. 오히려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는 폭스바겐이 물러난 자리를 양분하며 입지를 굳건히 했다. 하지만 이번 BMW 차량 화재는 디젤 게이트와 맞물려 디젤 엔진의 몰락과 독일 브랜드에 대한 불신까지 번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또한 연이어 독일차 브랜드에서 대형 사건이 터진 탓에 그 여파도 길게 갈 것이 자명하다. 

올해 상반기 독일 브랜드가 차지한 시장 점유율은 62.3%로 수입차 시장의 절반을 뛰어넘는다. 물론 BMW 차량 화재 여파가 다른 독일 브랜드 판매량을 올려주는데 기여할 가능성도 있으나 최근 기세가 오르고 있는 볼보나, 재규어, 캐딜락 등 프리미엄을 강조하는 타 브랜드에겐 기회가 열린 셈이다. 

특히 디젤 엔진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은 타 브랜드에 긍정적으로 적용될 요소다. 탈 디젤을 외친 볼보는 물론이고 가솔린 엔진에서 강점을 보여왔던 미국 브랜드, 하이브리드를 추진해온 일본도 수입차 시장의 잠룡이다. 제네시스도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려 독일차 점유율을 뺏어올 여지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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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측은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이미지 타격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문제 수습과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는 입장도 밝혔지만 소비자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또한 BMW의 미래도 어두워졌고 조금 더 크게 바라보면 독일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독일 브랜드의 어두운 현 상황은 타 브랜드에게 빛이 될 기회로 어쩌면 지금 시점은 절대 강자가 없는 수입차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한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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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52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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