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찰나에 불과했던 'K3 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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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찰나에 불과했던 'K3 천하'
  • 윤현수
  • 승인 2018.08.1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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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에 '준중형차'라는 애매모호한 카테고리가 탄생한 이후부터 늘 해당 시장은 '아반떼로' 귀결되어왔다. 첫 탄생부터 높은 상품성을 자랑하며 시장을 호령한 현대차 아반떼는 20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정상에서 미끄러지는 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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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반떼의 그늘에 여타 브랜드의 준중형차들은 빛을 본 적이 없었다. 제법 긴 역사 속에서 아반떼를 향해 도전장을 던졌던 무수한 경쟁자들은 결국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아반떼 천하는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이어져 왔다.

그런데 올해 풀체인지를 이룬 기아차 K3가 이 지긋지긋한 전통을 깨고자 했다. 개선된 플랫폼을 기반으로 탄생한 K3는 4.6미터를 상회하는 큼직한 크기와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파워트레인 구성을 지니며 객관적으로 봐도 뛰어난 전력을 구비하기에 이르렀다. 이번에야말로 숙적을 뛰어넘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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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신차효과와 경쟁 모델 대비 우위에 있는 상품성으로 K3는 2세대로 탈바꿈한 이후 무서운 기세로 실적을 끌어올렸다. 이윽고, 4월에는 기아차 준중형 세단 역사 최초로 아반떼를 넘어서며 달콤한 승리의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새로이 다듬은 플랫폼과 효율성을 끌어올린 신형 파워트레인 투입, 그리고 수준 높아진 스타일링이 주효했다고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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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기쁨은 찰나에 불과했다. 수 십 년간 준중형차 시장의 베스트셀러로 군림했던 아반떼는 신차의 등장으로 잠시 주춤했을 뿐, 바로 다음 달에 K3가 빼앗아 간 왕좌를 탈환하기에 이르렀다. 여전히 K3는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으나, 아반떼의 저력은 예상한 것보다 대단했다.

이후 슬슬 내수 시장의 비수기가 찾아오며 K3의 성적은 그 시장의 분위기에 걸맞은 모습을 보였다. 꾸준히 판매량이 줄어오더니, 7월에는 4월 대비 반토막이 나버렸다. 그 와중에 아반떼는 7월에만 7,522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시장 기조와는 정 반대의 실적을 자랑했다. 신차효과가 희미해지고 있는 K3와는 대조되는 현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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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아반떼가 9월 즈음 페이스리프트를 앞두고 있어 상황 역전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아반떼 부분변경 제품 생산을 위해 기존 모델의 생산을 중단했다고 밝히며 슬슬 신 모델 투입을 준비 중에 있다.

다만 굳이 왕좌에 대한 미련을 버리더라도, 아직 싱싱한 신차가 빠른 속도로 실적이 줄어드는 것부터가 기아차 입장에선 악재다. 적어도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 직전까지 높은 판매량을 유지해주길 바랐을 터인데, 내수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 하락과 동반하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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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반떼 부분변경 모델의 유출된 실제 모습은 여러 매체들을 통해 공개된 바 있으며, 기존의 단정한 스타일과는 달리 파격적인 디자인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F/L 모델 출시 이전에 쌓인 아반떼의 대기수요가, F/L 모델의 전위적인 디자인이 공개되자 현행 모델에 대한 수요로 다시 이어졌다는 우스갯소리도 새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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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아반떼의 놀라운 뒷심 발휘는 8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생산 중단된 AD 초기형 모델 구매자에게 개소세 인하 기념으로 70만원 추가 할인 혜택을 더했고, 'New Stat Festa' 이벤트 명목으로 120만원 및 1.9% 저금리 혹은 30만원 캐시백까지 내걸며 매력적인 조건을 내세우며 재고를 털어낼 계획이다. 격변이 예상되었던 올해 준중형차 시장의 '주인공'은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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