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터 제체, 다임러 AG 수장 자리 물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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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터 제체, 다임러 AG 수장 자리 물러난다
  • 윤현수
  • 승인 2018.09.2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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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부터 다임러 AG를 이끌어 온 디터 제체가 머지않아 회장직을 내려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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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터 제체는 다임러-벤츠 시절부터 여태껏 다임러 AG에 꾸준히 몸담아 온 진정한 '다임러 맨'이다. 그의 다임러 맨 히스토리는 무려 197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76년, 처음 사원증을 받은 그는 평사원에서 보조 개발 매니저, 이사회 이사 등을 역임하다 2006년 1월 1일, 입사 30년 만에 다임러 AG의 회장 및 CEO 자리까지 오르기에 이르렀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흥망성쇠를 모두 맛본 그는 브랜드의 주요 모멘텀들을 몸소 겪어왔다. 입사 당시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크라이슬러와의 합병, 그리고 다임러-크라이슬러 시대의 막바지에 무너져가는 미국 BIG3 브랜드의 한 축을 손수 도맡아야 한다는 부담감은 이루 말할 것 없이 거대했다. 비록 크라이슬러와 손잡았던 세기의 합병은 실패로 평가되고 있으나 그는 마지막 매듭을 완벽하게 짓지 못했을 뿐, 실패의 주역이라 보긴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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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를 중심으로 한 핵심 브랜드를 시대의 흐름에 걸맞게 변화시켰다는 점에서 그는 훌륭한 수장이었다. 품질 문제로 떨어져갔던 브랜드 만족도로 프리미엄 브랜드답지 않다는 평을 받아 골머리를 앓던 와중에 그는 꾸준한 품질 관리를 통한 소비자 만족도 향상으로 다시 평판을 끌어올렸다. 2000년대 중후반 BMW에게 밀려 프리미엄 브랜드 2위 자리로 물러나야 했던 설움도 현재는 온데간데없다.

그는 이와 같은 본질적 문제는 물론, AMG 디비전 확장을 통한 수익 창출과 이미지 제고라는 부수적인 성과도 이뤘다. 또한 그룹 디비전들을 메르세데스-마이바흐 / 메르세데스-AMG / 메르세데스-벤츠 등 카테고리에 맞게 서브 브랜드로 꾸려 효율적인 기업 운영의 기반도 마련했으며, 근미래 그룹 전략 수립을 위한 'EQ' 브랜드 런칭으로 더할 나위 없는 그룹 운영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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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영웅담과 같은 이력들을 줄줄이 풀어놨으나 지금 당장 디터 제체가 CEO직에서 물러나는 건 아니다. 다임러 AG는 내년 5월에 열릴 주주총회에서 후임을 공식적으로 임명할 예정으로, 현재 다임러 AG의 근미래자동차 개발을 주도한 R&D 부서장 올라 칼레니우스를 차기 CEO로 내정하고 있다.

다임러는 사고방식이 점차 상이해지는 신세대 소비자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보다 젊은 지도자를 원했으며, 다임러 AG 내의 전동화 차량과 자율주행차의 개발을 선도한 칼레니우스를 내정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여담으로, 블룸버그 보도를 통해 드러난 재밌는 사실은 칼레니우스는 스웨덴 출신으로, 그가 예정대로 후임 CEO 자리에 오른다면 칼레니우스는 그룹 최초의 비(非) 독일 출신 CEO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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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임러-크라이슬러 그룹에 이어 현재의 다임러 AG까지 오며 역대 최장기간 그룹 CEO 타이틀까지 거머쥔 디터 제체는 주주들의 동의를 거쳐 2021년에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된다고 한다. 한 평생 다임러에서 청춘과 열정을 쏟은 그는 경영 수장 자리에서 내려온 이후에도 '다임러 맨'의 소명을 다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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