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시작, 컨셉트카] 잊혀진 대우자동차의 컨셉트카 3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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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시작, 컨셉트카] 잊혀진 대우자동차의 컨셉트카 3선
  • 이창호
  • 승인 2018.10.26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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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현대자동차 및 기아자동차와 함께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의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었던  대우자동차. 대우자동차는 구 새한자동차 시절만 해도 GM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었으나, 1992년에 대우그룹이 GM이 가지고 있었던 지분을 사들이며 대우자동차는 GM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1993년부터는 처음부터 독자적인 신차 ‘라노스(Lanos)’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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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994년에는 자체적인 개발 역량을 키우기 위해 영국의 워딩 테크니컬 센터를 인수하며 자사의 신차 개발을 위한 ‘대우 워딩 테크니컬 센터(DWTC)’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 DWTC는 대우자동차 독자생존의 핵심 부서로서 기능하게 된다. 또한 같은 해 대우자동차는 독일 바이에른에 대우자동차만을 위한 전담 디자인 센터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이를 통해 국제적인 디자인 감각을 익히는데 주력했다. 이렇듯 1990년대의 대우자동차는 GM의 그늘을 벗어나 독자생존을 이루기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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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생존의 길을 걷기 시작한 대우자동차는 자사만의 색을 정립하고 자체 개발 역량을 키워가며 다양한 컨셉트카들을 제시해 왔다. 아래의 컨셉트카 3종은 대우자동차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역량을 담아냈지만 끝내 양산에는 이르지 못하고 업계에서도 잊혀진 비운의 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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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 대우 부크레인(Bucrane)

1995년 서울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인 부크레인 컨셉트카는 4인승 쿠페를 표방했다. 1960년대의 자동차에서 영감을 받은 부크레인의 스타일링은 이탈디자인의 작품이다. 길고 낮은 보닛, 볼륨감 있는 뒤 펜더까지 60년대의 쿠페를 연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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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 패널은 탄소 섬유와 철로 만들었다. 부크레인의 문은 정교하게 짜여진 2단계의 방식으로 열리는 구조를 취하고 있었다. 먼저 옆창문과 지붕을 걸윙 도어처럼 위로 열 수 있었다. 그리고 남아있는 문은 일반적인 자동차랑 똑같은 방식으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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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윙 도어를 채택한 문은 컨셉트카로써 멋은 있었지만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크레인은 지붕 패널과 창문을 모두 제거해 컨버터블로 활용할 수 있었다. 지붕 패널이 제거되어도 타르가 탑과 같은 방식의 B필러가 차체를 견고하게 받쳐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부크레인은 아카디아에 사용한 3.2리터 V6 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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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 대우 마이아(Mya)

대우 마이아(Mya)는 대우자동차가 1996년 10월 영국 버밍엄에서 개최된 버밍엄 국제모터쇼에 출품한 컨셉트카다. 마이아의 개발은 영국 대우 워딩 테크니컬 센터(DWTC)가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당시 영국 시장에 출시된 대우자동차의 중형세단 레간자(Leganza)의 플랫폼을 이용해 개발한 마이아는 이후 1997년 8월에 열린 러시아 모스크바 모터쇼에서도 다시 선보일 정도로 양산 가능성이 높았던 스포츠 쿠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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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아의 디자인은 당시 출시되었던 현대 티뷰론을 의식한 듯한 볼륨감 넘치는 스타일이 특징이었다. 스타일링 면에서 만큼은 티뷰론의 라이벌이 될 자격이 충분했다. 여기에 대우의 새로운 엠블럼과 3분할 그릴을 더해 당시 대우자동차의 디자인 언어를 구체화했다. 마이아는 버터플라이 도어를 채택해 세련된 스포츠카 감성을 느낄 수 있게 차별화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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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아의 실내는 2+2 좌석구성을 취하고 있었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를 채용했다. 엔진은 레간자에 사용된 136마력 2.0리터 엔진을 얹고 있었다. 마이아가 양산에 성공했다면 대우자동차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국내 스페셜티카 역사에 한 획을 그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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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 대우 조이스터(Joyster)

참신한 스포츠카의 디자인을 제시한 대우 마이아 컨셉트에 이은 대우자동차의 또 다른 컨셉트카는 바로 조이스터 컨셉트다. 조이스터 컨셉트는 마이아가 발표된 다음해인 1997년 서울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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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만들어진 대우 조이스터 컨셉트카는 쿠페 형태의 마이아와는 달리, 2인승 로드스터 형태의 컨셉트카로 제작됐다. 당시 디자인 콘셉트는 ‘달걀을 보호하는 집’을 형상화했다고 밝혔다. 조이스터의 서스펜션은 맥퍼슨 스트럿 뒤 트레일링 암을 적용했다. 1.5리터 직렬 4기통 엔진을 얹어 90마력 13.9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했다. 앞서 공개한 마이아에 비해 소형의 컨셉트카로, 상당히 선진적인 디자인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 차 역시 끝내 양산에는 이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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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997년 하반기에 들이닥친 외환위기와 함께 대우자동차의 모체인 대우그룹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대우자동차는 그동안 벌인 독자생존의 노력이 무색하게 몰락의 길을 걷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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