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사이징의 핵심, 터보차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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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사이징의 핵심, 터보차저
  • 박병하
  • 승인 2019.01.2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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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디젤 자동차나 일부 스포츠 성향 자동차들의전유물로 여겨졌던 ‘터보차저(Turbocharger)’는이제 국내의 자동차 시장에서도 그리 낯설지 않은 요소로 자리 잡혀 가고 있다. 이는 ‘엔진 다운사이징’이 보편화됨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운사이징의 개념에 입각한 엔진의 설계에 있어서 터보차저는 기존 엔진에서 줄어 든 배기량만큼의 동력성능을 벌충하는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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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보차저는 과급기(Supercharger)의일종이다. 과급기란, 엔진의 실린더 내부에 더 많은 외부공기를 강제로 밀어 넣는 기계장치를 말한다. 과급기는 실린더 내부에 공기를 강제로 밀어 넣는 과정을통해 본래의 엔진이 가진 실린더 용적을 늘리는 효과를 낸다. 따라서 연소에 필요한 산소 또한 통상의자연흡배기 엔진보다 더 많은 양이 실린더 내로 유입되기 때문에 연소효율이 향상되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과급기는엔진의 동력을 이용하는 형태와 배기가스의 압력을 이용하는 경우의 두 가지로 나뉜다. 엔진의 동력을 이용하는형태의 과급기는 슈퍼차저(Supercharger), 배기가스의 압력을 이용한 과급기는 터보차저(Turbocharger)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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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보차저는 크게 터빈(Turbine)과 스크롤(Scroll), 압축기(Compressor) 등으로 구성된다. 터빈은 배기가스의 힘을 받는회전날개 형태의 부품이다. 배기가스의 힘을 회전운동으로 전환하여, 이회전력을 이용해 압축기를 구동한다. 스크롤은 배기가스가 터빈을 지나는 ‘경로’에 해당하며, 최대한의효율을 얻기 위해 주로 달팽이집과 같은 형상을 취한다. 터보차저의 외형적 특징이 가장 크게 드러나는부위로, ‘하우징(Housing)’이라고도 불린다. 압축기는 터보차저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부위로, 실린더 내부에밀어 넣을 압축공기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터보차저가 탑재된 엔진은 같은 배기량의 자연흡배기엔진에 비해 이론 상으로 더 높은 출력과 더욱 큰 최대토크, 그리고 더 높은 연소 효율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비슷한 성능을 내는 대배기량 자연흡배기 엔진에 비해 배출가스의 양도 적다. 버려지는 배기가스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 면에서도 이론 상으로 훨씬 유리하다. 전세계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터보차저를 이용한 다운사이징에 매달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터보차저는 터빈의 개수나 배치, 혹은 형태에 따라 몇 가지 다른 형태가 존재한다. 터빈의 개수에따라 ‘싱글 터보(Single turbo)와 ‘트윈 터보(Twin turbo)’, 그리고 배기가스가 유입되는 경로의설계를 달리한 ‘트윈스크롤 터보(Twinscroll turbo)’ 등으로나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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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터보는 말 그대로 터빈과 스크롤이 1개만 존재하는 형태의 터보차저를 말한다. 싱글 터보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고정 지오메트리 터보차저(Fixed Geometry Turbocharger)의 형태가 가장 많이 나타난다. 고정 지오메트리 터보차저는 말 그대로 공기가 흐르는 경로의 직경이 고정되어 있는 형태다. 배기가스의 양이 과도한 경우에는 웨이스트게이트(Wastegate)를이용하여 불필요한 배기가스를 빼낸다. 다른 방식에 비해 구조가 간단하고 가격 면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장점이 있다. 반면 성능과 효율 면에서는 다른 방식에 비해 부족한 편이다. 또한 배기가스의 양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저회전 영역에서 터보의 동작이 지연되는, 이른 바 ‘터보 랙(Turbolag)’현상이 발생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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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회전역의 토크를 중시하는 디젤엔진에서는 일반적인고정 지오메트리 터보가 가진 불리함을 해결하기 위해, ‘가변지오메트리 터보차저(Variable Geometry Turbocharger, VGT)’를 채용하는 경우도 있다. 가변지오메트리 터보차저는 공기가 흐르는 경로를 상황에 따라 넓히거나 좁힐 수 있도록 설계된 터보차저로, 배기가스의 양과 압력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충분한 압력을 유지할 수 있어, 과거유로 3~4시절부터 국내 자동차업계에서도 상당수가 사용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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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터보는 이름 그대로 2개의 터보차저를 사용하는 형태를 말한다. 통상적으로 트윈터보는 직경이작은 터빈 1개와 큰 직경이 터빈 1개로 구성되는데, 작은 터빈은 배기가스의 압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저회전 영역에서 동작하고, 그보다높은 회전수에서는 큰 터빈이 동작함으로써, 터보 랙 현상을 억제하는 효과와 함께 더 높은 효율과 성능을얻을 수 있다. 하지만 싱글 터보에 비해 구조가 복잡하고 그만큼 단가가 높은 편이다. 이 외에도 3개 이상의 터보차저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3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트리플(Triple) 터보, 4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쿼드(Quad) 터보로 일컫는다. 또한, 이와는 별개로, 같은크기의 터보차저 2개를 평행하게 설치하여 저회전에서는 1개, 고회전에서는 2개를 순차적으로 가동시키는 형태도 존재한다. 이를 ‘시퀀셜 트윈 터보(SequentialTwin Turbo)’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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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터보와 트윈터보 외에 근래 들어 일부 제조사에서사용되고 있는 ‘트윈 스크롤 터보’라는 형식도 존재한다. 트윈 스크롤 터보는 1개의 터빈에 배기가스가 지나는 경로에 해당하는‘스크롤’이 양쪽으로 2개가장착된 터보차저를 말한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저회전 영역과 고회전 영역 모두를 하나의 터빈으로 아우를수 있으면서도 트윈터보에 비해 구조적으로 더 간단하다. 중량과 단가 면에서도 트윈터보에 비해 유리하다. 하지만 결국 1개의 터빈을 사용한다는 한계가 존재하여, 트윈터보에 비해서 성능 면에서는 다소 불리하다.

세계의 배출가스 규제가 크게 변화하게 될 2020년을 단 1년 앞둔 올해, 자동차업계는 ‘배출가스의 저감’과 ‘성능 및 연비 향상’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형태의 터보차저를 사용해 왔다. 터보차저는 내연기관의 진화와 적응에 있어 앞으로도 중추적인 역할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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