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외모와 우수한 실용성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폭스바겐의 초대 트랜스포터는 ‘마이크로버스’라는 애칭과 함께, 한 시대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남았다. 그런데 이러한 스타일의 자동차는 서방권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1965년에처음 태어난 이 차는 반세기가 넘은 지금도 당당히 ‘현역’으로유라시아 대륙을 누비고 있다. 동구권의 마이크로버스라고도 불리는 이 차의 이름은 UAZ-452 “부한카(Bukhanka, Таблетка)”다.
군용차로 출발한 동구권의 마이크로버스
러시아울리야놉스크 자동차 공장(Ulyanovsky Avtomobilny Zavod, 이하 우아즈)에서 만들어지는 UAZ-452 부한카는 본래 군용의 수송용 밴/승합차량으로 개발된 차다. 이 차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1박스, 내지는 캡오버형의 전면을 가진 승합차라는 점, 그리고 통상의 1박스형 승합차와는 달리, 엔진이 전방에 배치된다는 점, 그리고 약 20cm 이상에 달하는 높은 지상고를 들 수 있다.
우아즈부한카의 원형인 군용 모델, UAZ-450은 1950년대부터생산되고 있었다. 이는 1950년대 소련군의 요구에 따라개발된 차량으로, 혹독한 소련의 환경에서도 다목적으로 사용 가능한 캡오버형 차량을 목표로 개발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우아즈 부한카는 소련 최초의 1박스형 승합차가되었다.
차량의애칭인 부한카는 러시아어로 ‘덩어리’ 내지는 빵 덩어리를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의미의 애칭이 붙은 이유는 실제 차량의 외관을 마주하게 되면 단박에 이해가된다. 가장자리가 다소 둥근 식빵과도 비슷한 실루엣을 띈 부한카의 차체는 뛰어난 실용성의 근간이기도하다. 우아즈 부한카의 독특한 외관은 상기한 폭스바겐 마이크로버스를 비롯한 당대의 1박스형 상용차들의 디자인들을 참고했다고 전한다. 차체 길이는 4,360mm, 폭은 1,940mm, 높이는 2,100mm다.
우아즈부한카는 원박스형의 차체를 가지고 있지만 엔진의 위치는 휠베이스 앞쪽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엔진의위치 자체는 일반적인 1박스형 상용차와 동일하게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지만 특유의 극단적으로 짧은 휠베이스로인해 엔진이 전방에 배치되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우아즈부한카의 전면에는 엔진과 직접 통하는 대형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뚫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우아즈부한카는 1박스형 상용차로서는 극단적으로 짧은 휠베이스와 높은 지상고를 가지고 있다. 이는 본래 군용으로 설계된 것과 더불어, 소련 및 러시아 지역의도로 사정이 매우 열악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 오늘날에도 도로 사정이 다른 선진국들에비하면 상당히 열악한 수준이다. 또한 전형적인 대륙성 기후로 연교차가 매우 크고, 눈과 비가 많은 등, 자동차에게는 여러모로 혹독한 땅이다. 지금도 러시아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차종은 SUV들이다. 이러한 환경을 감안하여 만들어진 우아즈 부한카는 웬만한 크로스오버 SUV보다도월등한 30도의 접근각과 27도의 이탈각을 자랑하며, 50cm 깊이의 강을 도하할 수 있다.
초기의우아즈 부한카는 UAZ-69 트럭에 사용된 2.4리터 75마력 가솔린 엔진을 심장으로 했다. 변속기는 4단 수동변속기를 사용하며, 기계식 사륜구동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로동력을 전달한다. 최근에 만들어지고 있는 모델의 경우에는 개선된 성능의 2.7리터 112마력 가솔린 엔진을 사용한다. 최대적재중량은 800kg이다.
튼튼하고실용적인 우아즈 부한카는 소련을 위시한 다수의 동유럽 및 구 공산권 국가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심지어일본에도 상당수가 수출되었는데, 주로 기후조건이 혹독한 홋카이도 지역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었다. 이웃나라인 몽골에서도 상당한 숫자가 사용되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외에도 부한카는 ‘UAZ-3303’이라는 이름의 트럭 버전 또한 존재한다. 이 차량 역시 소련과 그 위성국들에서 많은 숫자가 사용되었으며, 부한카와함게, 일본에도 수출된 바 있다. 현재는 ‘우아즈 클래식(UAZ Classic)’이라는 이름의 민수용 상용차로서일부 개수를 거친 채 지금도 판매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