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대의 중형 세단을 제시하다 - 현대 쏘나타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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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의 중형 세단을 제시하다 - 현대 쏘나타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9.06.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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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8세대 쏘나타를 만났다.완전히 새로운 스타일과 새로운 기술,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하며 등장한 새로운 쏘나타는 자동차관련 매체는 물론, 자동차와 연관이 없는 매체에서조차 다뤄지고 있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그동안 대한민국에서 가장 상식적인 ‘국민차’로 여겨져 온 쏘나타의 놀라운 변신을 직접 경험하며, 쏘나타의 새로운모습과 가치에 대해 알아 본다. 시승한 쏘나타는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 트림으로, 모든 선택사양이 탑재된 차량이다. VAT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3,289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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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쏘나타에서 가장 충격적인 부분이 있다면 바로 그 ‘디자인’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시선을 끈 과거의 6세대(YF)가 처음 등장했을 때보다도 더욱 파격적인 인상을 남긴다. 새로운 쏘나타의 디자인은 미디어와 대중의 평들이 모두 엇갈리고 있을 정도로 파격적이다. 현대자동차가 새롭게 제시한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전면적으로 반영한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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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쏘나타의 외관 디자인은 ‘르 필 루즈’ 컨셉트의 형상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르 필루즈 컨셉트는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표방한 컨셉트카 중 하나로, 지난2019년 서울모터쇼에서도 선보인 바가 있다.

쏘나타의 외관 디자인에는 르 필 루즈 컨셉트의 상당한 부분이 그대로 담겨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유기적이고 볼륨감 있는 차체 형상과 더불어 앞이 길고 뒤가 짧아 보이는 비례미까지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 유달리 강조된 전/후 휀더 부분,길고 낮은 느낌을 주는 보닛 디자인, 볼륨감 넘치는 측면,그리고 배끈하게 빠진 패스트백 루프 라인 등에서 과거 EF쏘나타의 우아함과 티뷰론의 역동적인이미지가 일순간 오버랩된다. 또한, 측면의 어깨선과 캐릭터라인등은 단순한 한 줄의 엣지가 아닌, 하나의 면을 이용해 선적인 느낌을 주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인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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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쏘나타의 디자인은 역대 그 어떤 쏘나타보다도 극적인 인상을 남긴다. 하지만한 가지 아쉬운 부분들도 있다. 전면 하단의 길다란 크롬 장식이다. 보는시각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시점에 따라서 이빨, 혹은 비웃는 듯한 입모양으로 보이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날렵하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는 쏘나타의 전체적인 디자인 라인에서 홀로 벗어나 있는 느낌을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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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흡사 팰리세이드를 연상케 하는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눈에 들어 온다. 컨셉트카를떠올릴 정도로 간결하고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는 실내는 새로운 쏘나타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대시보드를비롯하여 실내 곳곳에 가죽 마감재를 다량으로 사용하여 동급 중형 세단에 비해 유달리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려고 하는 점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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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은 4스포크 타입으로, 우수한그립감을 지니고 있다. 좌우 스포크에는 다양한 기능의 버튼들이 배치되어 있으며, 사양에 따라 열선 기능도 지원한다. 시승차인 인스퍼레이션 모델을기준으로, 계기반은 100% 디스플레이로 이루어진 화면을사용하고 있다.

계기반은 주행 모드를 변경할 때마다 각 모드별 전용의 애니메이션과 함께 테마가 변경된다. 계기반의 구성도 상당히 빈틈없이 짜여져 있어, 계기반이 꽉 찬 느낌을준다. 하지만 계기반의 전반적인 응답성능은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디지털 속도계의 반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고, 후측방 모니터의영상 출력도 프레임이 떨어지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전반적인 사용 편의성이 우수하다. 오디오는 그동안사용해 왔던 JBL이 아닌, BOSE의 시스템을 사용하고있다. 이 외에도 센터페시아 하단에는 2개의 USB 포트와 12V전원, 스마트폰무선충전기 등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변속기의 조작은 팰리세이드와 동일한 스위치 패널 형태로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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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은 신체를 부드럽게 감싸준다. 편안한 착좌감 덕분에 장시간의주행에서도 피로감이 덜한 편이다. 하지만 시트 포지션은 근래에 등장하고 있는 중형 세단들에 비해 약간높다는 느낌이 든다. 운전석은 8방향의 전동조절 기능과 전동식요추받침, 열선 및 통풍 기능, 메모리 기능 등을 제공한다. 조수석은 운전석에서 전후 거리 및 등받이 각도 조절기능이 가능하며, 버튼하나로 완전히 눕혀주는 기능까지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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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의 착좌감도 수준급이다. 적절한 수준의 경도를 가진 시트와 알맞은등받이 각도로 중형 세단으로서 안락한 착좌감을 선사한다. 공간 역시 인상적이다. 패스트백에 가까운 루프 라인을 가지고 있는데다, 파노라마 썬루프까지적용되어 있는데도 머리 공간이 부족하지 않다. 레그룸 역시 넉넉한 편으로, 성인 남성에게 충분한 거주성을 제공한다. 뒷좌석의 편의장비는 간소한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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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의 공간은 충분하다. 510리터의 용량으로 설계된 트렁크는 바닥이낮고 평탄하며, 돌출부가 상대적으로 적어 사용이 편리하다. 중형세단으로서충분한 수준의 실용성을 지녔다. 트렁크를 열기 위해서는 트렁크리드에 붙어 있는 현대 로고의 위쪽 빈공간을 눌러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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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한 쏘나타의 파워트레인은 현대자동차가 새롭게 전개하고 있는 파워트레인 중 하나인 스마트스트림 G 2.0 CVVL 엔진과 자동 6단 변속기로 구성된다. 스마트스트림 G 2.0 엔진은 누우 엔진 기반의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으로, GDI(직분사) 방식이 아닌, MPI(다점분사) 방식으로연료를 공급한다. 새로운 엔진은 160마력/6,500rpm의 최고출력과 20.0kg.m/4,800rpm의 최대토크를낸다. 이는 기존의 7세대 쏘나타(LF)에 비해 최고출력은 8마력, 최대토크는 0.5kg.m 낮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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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쏘나타는 정숙성이 우수한 편이다. 정차 중에는 물론, 주행 중에도 정숙한 느낌이 이어진다. 저회전에서 엔진의 회전이 매끄러운편이고 부드러운 변속 특성이 드러나는 자동 6단 변속기 덕분에 일상적인 운행에서 소음으로 스트레스를받을 일이 적은 편이다. 외부 소음 차단 역시 상당히 신경을 쓴 모습이다. 특히 하부에서 들어 오는 소음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2,500~3,500rpm의 회전수에서 종종 웅웅거리는 소음이 들려올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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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감은 단단한 느낌이 강한 편이다. 노면의 요철 하나하나에 일일이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편은 아니다. 일반적인 중형세단의 상식 선 내에서 단단한 맛을 강조한 성향의 하체설정이라고 생각된다. 안락함과 스포티한 주행성 사이에서 적당한 타협점을 잘 찾아낸 느낌이다. 전반적으로 승차감에 대해서는 만족스럽다. 하지만 휠 직경과 타이어의선택은 다소 의아하다. 시승차인 인스퍼레이션 사양의 경우, 무려 18인치 알로이 휠에 피렐리 P-제로 타이어가 장착이 되어있는데, 이 구성은 차의 기본 성능에 비해 지나친 설정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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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력은 그리 대단하지 않다. 국산 2.0리터급 중형세단의 기준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일상에서의운행에서 딱 필요한 만큼만 확보해 놓은 느낌이다. 동급의 2.0리터급중형세단에 비해 미묘하게 힘이 부족한 느낌마저 받을 정도다. 사람에 따라서 모자람을 느낄 수 있을지언정, 절대 넘치지는 않는 수준의 가속력이다. 오늘날의 기준에서는 저속토크가 넉넉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동력성능을 100%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엔진을 많이 다그쳐야한다. 제원 상 중량이 기존 LF쏘나타에 비해 더욱 가벼워져서출력 대 중량비는 더 앞서는데도 미묘하게 묵직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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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링의 경우, 국산 전륜구동 중형세단의 기준을 살포시 넘어 서는능력을 보여준다. 물론, 일상을 위한 전륜구동 중형세단으로서는너무나도 호사스러운 타이어를 신고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기본적인 구조강성이나 섀시 설계가 뒷받침되지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타이어라도 제 성능을 내기 어려운 법이다. 그러한 점에서 쏘나타의 섀시 설계는이미 한 단계 발전을 보여주었던 7세대(LF)에 비해서도더욱 향상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섀시에서 의외의 든든함을 느낄 수 있으며 다소 격한 기동 상황에서도차체가 버텨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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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전히 부족한 조종 질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기골은 탄탄하지만조향 계통의 완성도가 기골을 따르지 못하는 것 같아 못내 아쉬운 기분이 든다. 전동식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은격렬한 기동 상황에서 피드백이 불분명해질 때가 종종 발생하고, 아직도 영점 근처에서 필요 이상으로 강하게되돌리려 드는 모습들이 보인다. 새로운 쏘나타의 탄탄한 기골은 올 하반기에 출시될 터보 버전의 성능을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이번에 시승한 새로운 쏘나타는 온갖 기상천외한 기능들이 적용되어 있다. K9에서나볼 수 있었던 후측방 모니터를 비롯하여, 국산 중형세단 최초로 도입한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기능을비롯해 '빌트인 캠'으로도 불리는 주행영상기록장치(DVRS, Drive Video Record System), NFC 기능, 카카오i 기반의 음성인식 시스템, 현대 디지털 키 등, 고급 승용차에서나 기대할 수 있는 각종 첨단 기능을 만재했다. 여기에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등 주요 안전사양을 전차종 기본 적용했다는 점도 특기할 만 하다.

새로운 쏘나타는 연비 면에서 확실히 향상되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가벼워진중량을 비롯하여 효율성 향상에 주안점을 두고 설계된 스마트스트림 파워트레인이 제 역할을 다 한 것이라 본다. 쏘나타의공인연비는 시승차와 동일한 18인치 휠 사양을 기준으로 도심 11.6km/l,고속도로 15.0km/l, 복합 13.0km/l다. 시승 중 기록한 구간별 평균 연비는 도심 11.2km/l, 고속도로15.5km/l로, 공인연비에 근접한 기록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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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달라진 8세대 쏘나타와의 만남은 여러모로 인상 깊은 시간이었다. 가장 평범하면서도 가장 상식에 가까웠던 ‘국민차’는 실로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쏘나타에 일어난 격동에 준하는 변화는통상적인 가족용 중형세단의 영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역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현대자동차의 의지 또한엿볼 수 있었다. 아울러 현재 크로스오버와 준대형급 세단들이 대세가 되어버린 시장에서 상품으로서의 힘을크게 상실한 중형세단을 새로운 형태의 상품으로 포장해내는 데에는 확실히 성공했다고 본다. 새로운 변화와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쏘나타가 시장에서 어떠한 변화를 불러 일으킬 수 있을 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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