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뉴 아반떼 1.6 디젤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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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아반떼 1.6 디젤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3.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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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아반떼는 항상 국내 준중형차 시장의 베스트셀러로 군림하는 모델이다. 최근 아반떼는 경쟁사의 신 모델들의 잇단 출시로 상품가치가 위협받고 있다. 현대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디젤 파워트레인´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디젤 승용차를 타는 오너에게 아반떼는 일상을 위한 자동차로서 얼마만큼의 가치를 지니고 있을까? 이 시승기는 전적으로 ´일상을 위한 패밀리 살룬´으로서의 가치에 초점을 두고 2014 ´더 뉴 아반떼´ 디젤 모델을 짚어본다.




Exterior



▲LED 데이라이트가 추가된 전면부. 쿠페의 스타일을 일부 차용하여 스포티한 감각을 살렸다.


2014년 형으로 교체된 ´더 뉴 아반떼´는 외관에 소소한 변경을 가했다. 전/후방의 디테일에서 쿠페의 스포티한 느낌을 빌려왔다. 헤드램프에 LED 데이 라이트가 추가되었고 테일 램프도 간접 배광식 LED 램프로 변경되었다. 휠 역시 아반떼 쿠페와 동일한 품목으로 변경되었다. 쿠페와 디자인을 유사하게 만들어 줌으로써 스포티한 스타일을 추구한 듯하다. 그리고 A필러 부근 프론트 휀더에 ´Blue Drive´라는, 환경 운동가에게 어울릴 듯한 레터링이 추가되었다. 



▲디테일 전반에 쿠페 모델과 비슷한 감각을 더함으로써, 스포티한 감각을 살리고 외관의 신선도를 높였다.



▲프론트 휀더 부근에 자리잡은 블루드라이브 엠블럼. 환경과 연비에 민감한 사람들이 좋아할 디테일.


 외관 디자인에 대한 문제는 지극히 주관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함부로 언급하기가 까다로운 문제이다. 기존 아반떼의 스타일링에 호감을 갖고 있던 이들에게는 쿠페 버전의 스포티한 터치가 더욱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현대차가 내세우고 있는 ´플루이딕 스컬럽쳐´라는 이름의 디자인 언어는 아직도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 편이다.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는 여전히 비호감으로 다가올 것이다. 




Interior



▲실내 디자인은 i40에 더 가까워졌다. 기능의 배치가 종전보다 깔끔해졌고 쓰임새가 좋아졌다.


 2014년식으로 교체된 ´더 뉴 아반떼´의 인테리어는 센터 페시아 쪽에 많은 변경이 가해졌다. 중간 쯤에 위치했던 에어벤트가 위쪽으로 올라왔고, 센터 페시아 전반의 분위기를 i40 쪽에 더 가깝게 일신했다. 종전보다 정리가 되어 보이고, 쓰임새가 훨씬 좋아졌다. 1열 시트에는 통풍 기능 옵션이 추가되었다. 내장재는 여전히 원가 절감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그것이 일상에서의 운전 자체를 방해하지는 않는다.


 한 가지 고마웠던 점은, 시승차에 냉/온 기능이 각 3단계로 조절 가능한 통풍 시트가 탑재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조작 체계는 원하는 기능의 버튼을 연속적으로 누르면 1→2→3→0 순으로 순환하는 구조다. 한 겨울에도 운전만 했다 하면 등줄기에서 땀이 줄줄 흐르는 기자에게는 참으로 고마운 기능이었다.


 운전석의 전/측방 시야는 요즘 출시되는 모델 치고는 괜찮은 편이다. 차폭과 앞의 길이를 가늠하기 쉽고, 적당한 사이즈의 사이드 미러가 뒤편을 잘 비춰준다. 하지만, 요즘 차들이 다 그렇듯이, 후방시야는 좋지 못하다. 룸미러 안에 뒷 유리창이 전부 들어온다. 시승차는 후방카메라가 장착되어 있어, 이런 부분에 대한 불만은 크지 않겠지만, 뒤를 보면서 주차하는 버릇이 있는 사람에게는 분명히 마이너스 요소이다.


 가죽으로 마감된 스티어링 휠은 질감이 부드러운 편이고, 바늘땀이 굵지 않아 그립감이 나쁘지 않다. 사이즈도 적당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스티어링 휠에 적용된 버튼이 너무 많다. 9-3시 방향에 위치한 버튼들을 제외한 나머지 버튼들은, 스티어링 휠을 쥔 상태에서의 조작이 불편하다. 가격을 올리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기능을 억지로 우겨 넣었단 느낌이 드는 부분이다. 핸즈프리 같은 경우는 예전의 아반떼 XD 시절처럼 별도로 작은 칼럼을 만들어 두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센터 페시아 쪽에 장착되는 장비는 조작체계가 전반적으로 알아보기 쉬운 편이지만, 스티어링 휠 좌측 뒤편에 위치한 5개의 기능 버튼들은 스티어링 휠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보는 각도에는 개인 차가 있겠으나, 기자는 버튼의 기능을 확인 하기 위해 핸들 너머를  살짝 내다 봐야한다. 센터페시아 부근으로 옮겨서 설치했다면 이 정도로 불편하진 않을 것이다. 비상등도 너무 작고, 위치도 너무 낮다. 좀 더 위쪽으로 옮겨 설치해 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사진左-도어포켓에 마련된 보틀 홀더. / 사진右- 컵을 꽂지 말라고 새겨진 경고 표시. 


 패밀리 살룬인 만큼, 수납공간에 대한 배려는 확실히 세심하다. 모든 도어에는 포켓이 준비되어 있고, 병 음료를 꽂아둘 수 있는 보틀 홀더가 마련되어 있다. 컵을 꽂지 말라고 음각으로 새겨진 표시가 있다. 도어에 마련된 보틀 홀더는 기울어진 형상을 하고 있고, 내부가 원기둥에 가깝게 성형되어 있기 때문에 컵을 수납하는 데에는 부적절하다.



▲트렁크는 개구부가 크게 설계되어 있어 사용이 편리하고 마감처리가 깔끔하다.



▲사진上-트렁크 리드의 마감 상태. / 사진下-스페어 타이어가 사라지고 펑크 수리킷이 들어 앉았다.


 트렁크는 충분히 깊고 넓은데다, 개구부가 큰 설계 덕에 사용하기가 편하다. 스페어 타이어는 타이어 펑크 수리 키트와 공구함으로 대신했다. 트렁크룸 내부의 마감도 세심하게 잘 되어있어, 상당히 깔끔한 인상을 준다. 



▲지지대에 설치된 전선의 상태. 비교적 우수한 실내외 조립품질 속에서 발견한, 딱 한 가지 아쉬움. 


 트렁크 리드의 힌지 부분에는 2열 시트 폴딩을 위한 레버가 설치되어있다. 때문에 모든 적재 작업을 트렁크룸 위치에서 해결할 수 있다. 가족과 일상을 위한 자동차로서의 세심한 배려 중의 하나다.


 하지만, 여기에 딱 하나 세심함이 모자란 부분이 한 군데 있다. 바로 트렁크 리드의 지지대에 설치된 전선들이 그것이다. 겉 보기에는 깔끔하게 선을 정리해서 달아 놓은 것처럼 보이나, 지지대가 끝나는 부분의 날 선 부위에 전선들이 맞닿아있다. 자동차는 끊임없이 진동과 충격을 받으며 움직인다. 근데 전선의 처리를 이렇게 해버리면 피복에 미약하지만 지속적인 손상을 유발하여 트렁크 리드에 연결된 전자부품의 전력 공급에 문제를 초래한다. 작은 사이즈의 고무 패드라도 덧대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Powertrain



▲더 뉴 아반떼의 1.6리터 디젤 엔진. 시승 내내 차를 열심히 밀어주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시승차는 1.6리터 배기량의 터보디젤 엔진과 6단 자동 변속기를 탑재하고 있다. 제원 상의 최대 출력은 128마력이고 최대 토크는 26.5kg/m이다. 디젤 엔진이므로 최대 출력은 휘발유 모델보다 낮은 4000rpm에서 발생하고, 터보 엔진이기 때문에 1900~2750rpm의 영역에 걸친 구간에서 최대 토크를 형성한다. 이 급의 세단으로서는 부족할 것 없는 성능이다. 변속기는 현대 파워텍의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되어 있다.


 ´더 뉴 아반떼 디젤´의 트림은 등급 순으로 ´스타일´, ´스마트´, ´모던´의 총 세 가지가 제공된다. 스타일과 스마트 트림에는 수동변속기가 기본이며, 모던 트림은 자동변속기가 기본으로 탑재된다.




Driving Impression



▲더 뉴 아반떼 디젤은 탄탄한 서스펜션 덕에 속도와 관계없이 차의 거동이 매우 안정적이다.


´더 뉴 아반떼´는 일상을 위한 자동차로서의 기본 덕목에 매우 충실하다. 시승차에 탑재된 1.6리터 디젤엔진은 소음과 진동이 잘 억제되어 있고, 차에게 필요 충분한 출력과 토크를 내준다. 똘똘한 파워트레인 덕에 좁은 시내에서도 영민하게 움직일 수 있다.


 트랜스미션의 완성도도 괜찮은 수준이라, 예전처럼 맞는 단수를 찾지 못해 허둥대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평범한 자동변속기가 늘 그렇듯이, 변속 시간은 다소 여유가 있는 편이다. 하지만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시내의 교통 상황 속에서 아반떼의 파워트레인은 허둥대는 기색 없이 차를 열심히 밀어 준다.


 체감 상으로 ´더 뉴 아반떼´의 전반적인 N.V.H(Noise, Vibration, Harshness) 억제 수준은 매우 뛰어나다. 회전 수를 3000rpm 이상으로 올려버리면 소음이 급격히 증가하지만, 일상적인 엔진 사용 영역에서는, 휘발유 모델 부럽지 않은 수준의 소음과 진동 억제력을 발휘한다.


 샤시에 대한 부분도 상당히 만족스럽다. 과거의 아반떼는 줄곧 부드러운 셋팅을 유지해 왔으나, ´더 뉴 아반떼´는 지향하는 바가 많이 다르다. 이전의 아반떼와 비교하자면, 마치 쇽업소버에 고기를 덩어리째로 가져다 꽉꽉 다져 넣어 둔 듯한 느낌이다. 디젤 파워트레인을 탑재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중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단단한 서스펜션 셋팅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간의 현대차 하고는 성격이 많이 다른 서스펜션 셋팅이 상당히 이채롭다. 도로가 엉망인 부분을 지나거나 할 때는, 이전에 비하면 허리에 제법 충격이 온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서스펜션 셋팅은 차의 전반적인 거동을 굉장히 안정시켜준다. 때문에 도로가 엉망인 시내에서는 오히려 이런 셋팅이 정답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도 지향점 자체가 ´일상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으므로, 도로 사정이 괜찮다면 여전히 편안하기 그지없는 패밀리 살룬이다.


 제동 시스템에 대해서는 딱히 부족한 점은 없다. 고속에서 풀 브레이킹을 했을 때의 불안한 느낌이 많이 줄었다. 무엇보다도 반가운 점은, 브레이크의 반응이 즉답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페달에 갖다 대기만 해도 차가 서려고 울컥거리는 종전의 감각보다 훨씬 부드럽다. 이런 리니어한 반응은 무엇보다도 일상에서의 주행을 편하게 만들어준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MDPS 체계에도 개선이 이루어 졌나보다. 조향 체계의 완성도가 다소 높아졌다. 특히 중/고속에서, 마치 선박의 방향타마냥 시도 때도 없이 보정을 넣어야 했던 상황이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기자처럼 여전히 기존의 유압식 조향 체계의 감각에 익숙한 운전자에게는 아직도 완전히 자연스럽진 못하다. 조향 감각에 신경 쓰는 운전자들은 차를 고를 때 신중해 질 필요가 있겠다. 하지만 그런 것에 구애 받지 않는 운전자들에게는, 아반떼 디젤은 일상을 위한 자동차로써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일상에서의 주행에 관한 이야기 중에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연비´ 문제다. 그러나 이 문제에 관해서는 많은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아반떼의 연비는 동급의 디젤 세단들과 비교해도 상당히 우수한 수준의 연비를 보여준다. 에코 스타트, 스톱 기능을 지원하므로 더 나은 시가지 연비를 보장한다. 기자가 진행한 시내 주행 내내 연비가 12km/l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시내에서 급가속과 급감속은 물론, 정체구간에 들어서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나온 평균 최저 연비가 12.6km/l였다. 경제속도를 유지하며 운행하면, 통상적으로 평균 13km/l대의 연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탁 트인 고속도로나 국도에서 정속으로 주행한다면 더욱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 아반떼의 정부공인 표준연비는 복합 모드에서 16.2km/l이고, 도심 연비는 14.8km/l, 고속도로 연비는 18.5km/l이다. 수동 변속기를 고를 경우, 복합모드에서 18.5km/l, 도심 16.9km/l, 고속도로 20.8km/l이다.




Verdict



 이번에 만나 본 2014년식 아반떼 디젤 모델은 일상을 위해서는 더없이 훌륭한 차다. 신선하게 일신한 내부와 외부 디자인, 충실히 억제된 소음과 진동, 모자람 없는 충분한 성능에 경제성까지 갖춘 디젤 파워트레인, 탄탄해진 샤시와 세단으로서 충분한 실용성까지 갖췄다. 일상을 위한 패밀리 살룬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덕목에 한없이 충실하다.


 아반떼는 항상 시장의 스테디셀러이자 스탠다드이다. 음식으로 치면 비빔밥이나 찌개백반같은 느낌이다. 취향이 유별난 사람이 아닌 이상, 차를 선택함에 있어 실패를 경험할 확률이 매우 낮은 모델이다. 현대는 그 메뉴의 레시피를 살짝 바꿔서, 좀 더 신선하고 알싸한 향내를 더했다. 그 만큼 더 많은 고객을 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가격 또한 경쟁차인 크루즈나 i30보다도 낮게 책정된 점도 환영할 만한 사항이다.


 패키징이 의외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는 점 또한 아반떼의 상품가치를 높여주는 부분이다. 거기다 디젤 파워트레인까지 추가되었으니, 한 동안 한국의 준중형차 시장에서 아반떼의 독주를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글, 사진: 박병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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