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러브리티의 액세서리에서 모두를 위한 자동차로 - 프리우스 S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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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러브리티의 액세서리에서 모두를 위한 자동차로 - 프리우스 S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3.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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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도부터 등장한 토요타의 프리우스는 양산차 최초의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품고 태어난 자동차다. 하지만 등장 당시 국제 유가가 배럴 당 15~20달러 선에 머물던 시절이었다. 연비가 자동차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되질 못했다. 따라서 시장에서 썩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저 미래를 위한 ‘프로토타입’ 정도의 평가만 받고 있을 뿐이었다.



프리우스는 등장 당시부터 친환경 저공해 자동차라는 확고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헐리우드의 여러 셀러브리티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앞다투어 프리우스를 구매했다. 대표적인 인물로 자신은 물론, 일가족 전부에게 프리우스를 선물한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있다.



그런 프리우스가 2012년부터 국내에 상륙하여,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110달러 선을 넘나드는 요즘, 프리우스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올해 7월, 프리우스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이 300만대를 돌파했다. 프리우스는 더 이상 미래를 위한 프로토타입도, 셀러브리티들의 이미지 제고용 액세서리도 아니다.  모두를 위한 자동차로 거듭난 세계 최초의 양산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를 만나 보았다.


Exterior


프리우스의 외관은 여전히 신선하고 독특하다. 전년도 모델에 비해 몇 가지 구성이 변경되었다. 헤드램프의 내부 구성과 프론트 범퍼, 사이드 미러와 휠의 형상이 바뀌었고, 테일램프의 구성도 부분적인 변경이 가해졌다. 공기역학을 고려한 특유의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은 프리우스가 일반적인 자동차가 아님을 암시한다. 환경보호와 경제성을 기치로 내건 프리우스가 공기역학을 중시하는 이유는 연비다. 공기저항계수는 연비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프리우스의 외모와 ‘남다른’ 에어로 다이나믹스를 살펴보자. 시승차인 프리우스 S의 전장X전폭X전고는 4,460X 1,750X1,495이다.




전면부의 스타일은 인상적인 풍모를 자아낸다. 날렵한 인상을 지닌 헤드램프가 보는 이를 주시한다. 정면에서 바라볼 때는 평면적인 모양인 듯 보이지만 살짝 측면으로 각도를 옮겨보면 정면을 향해 입체적으로 튀어나와 있다. 이런 형상은 사이드미러에 부딪히는 바람을 바깥 방향으로 밀어주는 역할을 한다. 닛산의 전기차, ‘리프’도 이러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보닛과 라디에이터 그릴은 차의 인상을 해치지 않도록 완만한 곡선으로 헤드램프와 조화를 이룬다. 변경된 범퍼의 형상은 더 역동적인 이미지로 바뀌었다. 에어 인테이크를 크게 키웠고, 원형의 안개등을 에어 인테이크의 양 끝에 배치시킨 점이 눈에 띈다.



측면부는 프리우스의 개성이 드러나는 부분이 된다. 1박스에 가까운 스타일링은 해치백 타입의 자동차에서는 이미 정석으로 굳어진 형태이지만 프리우스는 리어를 처리하는 부분이 조금 다르다. 통상적인 해치백에서는 리어의 라인을 완만하게 다듬거나 라인이 직선으로 떨어지도록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프리우스는 두 방법론의 중간적인 형태를 띄고 있다. 완만하게 내려오다가 중간부터 직선으로 떨어지는 느낌이다. 이렇게 옆으로 뉘인 달걀과 같은 스타일은 아우디가 1999년에 내놓았던 A2와 유사하다. 이는 가용공간의 증대와 공기역학의 이점 두 가지를 양립하는 형태이다. 195/65 R15 타이어는 브릿지스톤 제품으로, 구름저항을 최소화하고, 경제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제품이다. 체결부 주변을 블랙 하이그로시 페인트로 마감한 신형의 15인치 휠은 기존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들이 갖는 디시 타입이 아니라는 점이 특이하다. 




후면부는 프리우스의 독특한 디자인이 특히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리어 스포일러를 중심으로 둘로 나뉜 리어 글라스와 급격하게 떨어지는 후면부는 프리우스만의 개성적인 스타일을 완성시켜주는 부분이다. 이러한 스타일은 고속 주행에서 필요 충분한 다운포스를 유도해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테일램프는 클리어 타입으로, 변경된 구성의 LED가 적용되어 있다. 후면부 오른편에는 ‘프리우스 피플’ 로고와 ‘하이브리드 시너지 드라이브’ 로고가 아래위로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Interior


프리우스의 도어를 열면, 미래지향적 스타일의 실내가 운전자를 맞는다. 인테리어는 여전히 환경을 생각하는 자동차라는 점을 강조하는 듯하다. 대시보드와 스티어링 휠에는 프리우스 특유의 ‘나뭇잎’ 문양이, 그 외의 부분에는 잎맥을 모티브로 한 문양이 실내 부품 전반에 적용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컨셉트카를 연상시키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면 분할과 독특한 스타일이 돋보인다. 캡 포워드 스타일에 충실한 익스테리어 덕에 전방 시야는 가리는 부분 없이 넓고 쾌적하다.



스티어링 휠은 일견 평범한 듯하면서도 특이한 형태를 하고 있다. 림이 가는 편이지만, 손이 작은 동양인들에게는 사용하기 더할 나위 없을 정도의 굵기이다. 스티어링 휠의 버튼들은 게임기의 조이스틱을 연상시키는 형태로 배치되어 있다. 특기할 만한 것은, 운전 중에 버튼을 조작할 때 운전자가 어떤 버튼을 누르고 있는 지를 인스트루먼트 패널에 표시해 준다는 것. 토요타에서는 이를 ‘터치 트레이서 디스플레이’라고 명명했다. 버튼을 찾기 위해 스티어링 휠까지 시선을 내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안전운행에 도움을 준다. 스티어링 휠은 수동식 틸트와 텔레스코픽 기능 모두를 지원한다.




대시보드 중앙 상단에 위치해 있는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다양한 정보를 표시해준다. 좌측은 주행정보, 우측은 변환이 가능한 디스플레이가 마련된다. 모드에 따라 분당 연료 소모량, 월간 연료 소모량은 물론, 하이브리드 구동계의 작동 상태와 엑셀 페달 조작량에 따른 구동계의 작동 비율까지 표시해 준다. 스피도미터는 디지털 방식이며, 단위 표시는 미터법과 야드파운드법 간의 전환이 가능하다.




센터페시아는 메탈릭 페인트로 마감되어 있고, 중앙의 7인치 스크린 모니터와 기능 버튼들이 양 옆으로 포진해 있다. 내비게이션은 아틀란 맵을 사용한다. 오디오는 JBL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중저음이 매우 강조된 성향을 보인다. 그 아래 위치한 공조장치 컨트롤러는 버튼 식으로 작동하며, 운전 중 조작이 편리하다.



프리우스의 기어노브는 손에 쏙 들어오는 앙증맞은 크기를 자랑한다. 조작 방법이 상당히 특이한데, P레인지에 넣을 때는 상단의 P버튼을 줄러야 하고, 나머지는 기어노브에 적힌 방향으로 움직여주면 되는데, 기존의 자동변속기와 상이한 조작법이라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린다. 기어노브가 조작된 방향에 머무르지 않고, 다시 원위치로 되돌아온다. 기어를 ‘조작’하는 것이 아닌, ‘모드를 변경’하는 느낌에 더 가깝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B’레인지인데, B레인지는 배터리의 충전효과를 더욱 끌어올리는 기능이다. 프리우스는 속도가 붙은 상황에서 엑셀 페달을 떼면 전기 모터를 구동하는 배터리를 충전시켜주는데, 이 효과를 더 높여주는 기능이다. 속도는 줄여야 하는데, 풋 브레이크를 조작할 필요가 적은 경우에 사용해 주면 요긴하다.



시승차인 프리우스 S의 시트는 전부 가죽 시트로 이루어져 있으며, 운전석은 8방향 전동시트가 적용되어 있다. 조수석은 레버 조절식이다. 시트의 전체적인 형상은 일상에서의 편안한 운전에 초점을 둔 형상이다. 리어시트는 6:4 분할 폴딩이 가능하고 컵홀더가 내장된 암레스트가 준비되어 있다. 실내 공간은 비슷한 사이즈의 준중형차보다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 앞, 뒷좌석 모두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트렁크룸은 높은 바닥 때문에 그다지 넓어 보이진 않지만, 바닥재를 들어 올리면 그 안에 가방 등의 물건을 수납하기 용이한 사물함이 나온다. 사물함까지 들어내고 나면, 그 안에 OVM공구와 템포러리 스페어 타이어가 보인다. 프리우스의 트렁크룸은 절대적인 용적보다는 종합적인 활용성에 강점을 보인다.










Powertrain


프리우스의 파워트레인은 직렬 4기통 1.8리터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 그리고 이 두 가지가 직렬로 결합돼있는 CVT변속기로 이루어진다. 1.8리터 배기량의 ZR계열 2ZR-FXE형 엔진은 5200rpm에서 99마력의 최고출력과 4000rpm에서 14.5kg.m의 최대토크를 생성하고, 3JM형 전기 모터는 82마력의 최고출력과 21.1kg.m의 최대토크를 생성한다. 5200rpm에서 엔진과 모터의 최고 출력을 합치면 총 136마력을 낸다.



프리우스는 토요타 특허의 병렬 스트롱 타입 하이브리드 구동계로 이루어져 있다. 이 구동계는 전기 모터만으로도 일정 거리를 주행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시내나 골목에서 저속 운행을 할 때는, 모터만 구동하는 ‘EV’모드로 주행하고, 중고속에서는 엔진을 구동시켜 출력과 토크를 더 얻어내는 구조이다. 단, 임의로 EV모드로 설정해도, 주행 속도가 35km/h를 넘기거나, 배터리의 용량이 절반 이하인 경우에는 강제로 엔진을 구동시킨다.


Road Impression


사람들은 흔히 조용한 자동차를 두고 ‘시동이 걸린 지 몰랐다’는 말을 하곤 한다. 통상적인 자동차에서 시동 버튼을 누르게 되면, 시동모터와 엔진이 구동되는 소음이 발생하기 마련인데, 프리우스는 그렇지 않다. 프리우스는 하이브리드 구동계의 특성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시동이 안 걸린 것으로 오해 받을 소지가 있다. 시동 버튼을 눌러도, 엔진에 시동이 바로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프리우스는 시동 직후 EV모드로 설정이 된다. 전기차와 같은 상태가 된다는 뜻이다. 시동 버튼을 누르고 엔진에 바로 시동이 걸리는 경우는, 배터리의 용량이 절반 미만인 경우다.



촬영을 진행했던 주차장에서 나오는 동안은 계속 EV모드가 유지되었다. 도로로 나서자, 잠자고 있던 엔진이 시동음을 내며 전기 모터를 돕기 시작한다. 시내에서 ECO모드로 달리고 있는 동안에는, 눈에 띄는 가속력을 보이지는 않는다. 준중형차의 크기에 1.8리터 엔진을 달고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 가속력이다. ECO모드가 경제 운전을 위해 스스로 스로틀 개도량을 조정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모드에서의 가속은 다소 답답한 느낌이 들지만, 평지와 시내에서 운전하기에는 크게 부족한 점은 없었다.



그러나 ECO모드 오른편에 위치한 PWR모드 버튼을 누를 경우, 그 전까지 들리지 않았던 제법 큰 엔진 소음과 함께 시원한 느낌의 가속이 시작된다. 그렇다고 해서 프리우스가 스포츠카처럼 정열적인 감각의 가속을 선보이는 것은 아니다. 추진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충분한 힘을 내줄 뿐이다. 그래도 1,395kg의 가벼운 차체와 맞물려 제법 쏠쏠한 맛이 있다. 대신, 연료 소모량이 큰 폭으로 올라가버리기 때문에 언덕길 운행이나 추월가속을 할 경우에 간간이 사용해 주는 것을 권장한다.


프리우스의 서스펜션은 전적으로 시내주행을 위한 셋팅이다. 시내를 운행할 때에는 크게 느끼지 못했지만, 소프트한 서스펜션 셋팅 때문에 좌우 롤링이 제법 있는 편이다. 브레이크는 고속에서 약간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이며, 스티어링 휠은 일정량 이상의 격한 조작에는 반 템포 늦게 반응한다. 하지만 일상영역에서의 주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일반적인 패밀리카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프리우스는 가지고 노는 차가 아니다. 일상을 함께하는 자동차다. 일상에서는 상기한 것들이 오히려 플러스 요인이 된다. 부드러운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반응, 민감하지 않아 조작하기 쉬운 스티어링 휠 등, 일상을 위한 요소는 합격점을 주고도 남는다.



연비에 있어서는 말 그대로 명불허전이다. 연비는 프리우스의 가장 큰 장점이자 자랑이다. ECO모드에서 시내 운행을 하는 동안 평균 연비가 18km/l수준에 육박한다. 공인 연비보다는 다소 적은 수치지만, 막히는 도심지에서도 EV모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면 20km/l를 넘는 연비도 실현이 가능하다. 고속도로에서 일정한 속도로 크루징을 할 경우, 20km/l 가량의 연비를 무리 없이 뽑아낼 수 있다. 장거리 연비가 인상적이긴 하지만 역시 뭐니뭐니해도 시내에서의 연비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45리터 밖에 안 되는 경차 수준의 연료탱크 용량을 가졌지만, 프리우스의 특성을 잘만 활용하면, 경차 이상의 효과를 체험하게 된다.


Equipment & Price


시승차는 프리우스의 최상위모델인 S트림으로서, 195/65 R15타이어와 전후방 주차 보조센서, 후방 카메라, 스마트 키 등이 기본사양으로 적용된다. 그 외에, 솔라 패널과 문 루프를 지원한다. 솔라 패널은 태양광을 모으는 집전판이다. 주행 중에도, 주차했을 때도 태양광을 통해 지속적으로 전기를 충전하여 차내의 공조장치에 활용되는 보조장치다. 그리고 그 앞에 자리한 문 루프는 시원스런 크기로, 뛰어난 개방감을 준다.



프리우스는 E, M, S의 총 3 가지의 트림으로 출시되어 있다. 2013년 기준 VAT 포함가는 E 모델 3,130만원, M 모델 3,770만원, S 모델 4,120만원이다. E 모델을 도입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린 점은 국산 하이브리드 모델들과의 경쟁을 염두에 둔 듯하다.



프리우스는 저공해차량 2종으로 분류되어 있어서 정부의 많은 혜택들이 주어진다. 취등록세 140만원 지원, 도시철도 공채 매입 완전면제, 공영주차장 할인 및 혼잡 통행료 면제 등의 여러 혜택이 기다리고 있다. 지자체 별로 마련된 다른 혜택들까지 감안하면 경차가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거기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있어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최초이자 최장기간 동안 신뢰성을 입증한 시스템이다. 정비소요에 대한 부담이 적은 점이야말로 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최대 강점이라 할 수 있겠다.

Verdict


´하이브리드는 미래가 아닌 현실이다.´ 프리우스를 시승하는 내내 기자의 머릿속을 맴돈 생각이다. 프리우스의 미래지향적인 외모 아래 감춰진 기술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 놀랄 만큼 충실하다. 편의성, 거주성, 그리고 경제성의 3박자를 두루 갖췄다. 고유가의 영향으로 연료비가 막대하게 치솟은 현실에서, 프리우스는 더할 나위 없는 일상의 동반자가 되어줄 수 있다.



서두에서 언급했지만, 프리우스는 더 이상 미래를 위한 프로토타입이 아니다. 하물며 셀러브리티들의 액세서리도 아니다. 그저 우리의 일상을 더욱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수많은 자동차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그 중에서도 프리우스의 능력은 단연 독보적이다. 가격은 아직 쉽게 다가갈 수준은 아니지만, 그 만큼 여러 가지 혜택과 장점들이 존재한다. ‘지구를 구할 수 있다’는 대의명분을 제외하고서라도, 프리우스는 일상용 자동차로서 충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나와 내 가족을 위한 차로서, 프리우스는 손색 없는 답이 되어 주었다.


글. 사진 박병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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