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트로가 없으면 아우디가 아니다? - 아우디 A6 2.0 TDI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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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트로가 없으면 아우디가 아니다? - 아우디 A6 2.0 TDI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3.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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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A6는 BMW의 5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와 경쟁하는 어퍼미들급 세단이다. 오늘 시승한 모델은 A6 라인업 중 엔트리급으로 배정된 2.0 TDI 버전이다.



아우디는 독자적인 AWD시스템인 ´콰트로´로 유명하다. 하지만 오늘 시승하게 된 2.0 TDI 모델은 아우디의 자랑이자 상징과도 같은 시스템인 ´콰트로´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지 않다. 이 대목에서 이미 이 아우디 세단은 초장부터 존재 가치를 상실했다고 판단할 이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콰트로를 품지 않은 엔트리급 아우디 세단은 진정으로 그 존재 가치를 상실했을까? A6 2.0 TDI를 시승하면서 과연 콰트로가 아우디의 전부인가를 짚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익스테리어


A6의 첫 인상은 예나 지금이나 항상 ´반듯´하다. 최근 BMW나 메르세데스의 경쟁 모델들이 더욱 화려하고 생동감 있는 비주얼을 내세우는데 반면 아우디는 항상 모범생과 같은 단정한 스타일의 외관을 보인다. 물론 경쟁자들에게 뒤처지는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소소한 디테일은 확실히 화려해졌지만 여전히 단정하고 정돈된 분위기는 그대로다.





아우디 A6 2.0 TDI는 엔트리급 모델임에도 제논 헤드램프와 LED 데이라이트, 헤드램프 워셔까지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테일램프도 LED가 적용되어 있고 사이드 미러에도 LED 방향지시등이 적용되어 있다. A6의 전장X전폭X전고는 4915X1874X1455mm이다. 휠은 17인치 휠이 사용되고 있으며 타이어는 225/55/R17 규격의 피렐리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인테리어


A6의 인테리어는 형제차인 A7의 것과 비슷한 모양새다. 원목무늬 마감만 제외하고 중앙 에어벤트의 형태부터 대시보드, 센터 터널에 이르기까지 소소한 디테일을 제외하면 거의 같은 형태를 보이고 있다. 시승차는 블랙하이그로시 패널과 메탈그레인으로 꾸며져 있다. 타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내장재의 구성이나 마감 등에서 원가를 절감하려 했던 흔적들이 보인다.




아우디의 그릴을 닮은 형상을 하고 있는 4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오디오, 핸즈프리 리모컨 및 중앙의 디스플레이를 조정하는 기능들을 갖추고 있다. 그립감은 우수한 편이다. 크루즈 컨트롤을 조정하기 위한 컨트롤러는 스티어링휠 뒤편에 별도의 컬럼식 레버로 마련되었다.




아우디의 3세대 MMI 시스템은 로컬라이징에 크게 신경 쓴 흔적이 보인다. 한글화가 잘 되어 있고 센터 터널의 터치 패드로 필기 인식까지 가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기능은 터치 스크린 기반의 UI가 익숙한 한국 시장에서는 여전히 설득력이 부족하다. 또한, 일일이 조그 셔틀과 버튼으로 조작을 해야 하는 점은 조작량을 쓸데 없이 많이 늘리는 있어 불편한 부분이기도 하다.


한국형 내비게이션도 개선해야 할 점은 많아 보인다. 목적지에 대해서 주소로만 검색이 가능한 점부터 납득이 안 간다. 한글 음성 안내의 완성도도 떨어져서 운전 내내 어색한 안내 멘트를 들려주었다.



시트의 품질은 만족스럽다. 운전자의 몸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적당한 쿠션감과 부드러운 착좌감이 편안한 운전을 돕는다.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는 모두 전동식 각도 조절과 요추받침의 조절이 가능하다. 운전석은 3개의 메모리 기능도 적용되어 있다.



리어 시트 역시 운전석에서 느낄 수 있덨던 부드러운 착좌감과 적당한 쿠션감을 가지고 있다. 뒷좌석 공간은 충분히 넓은 편이고 도어 포켓과 같은 소소한 수납공간과 전용 에어벤트도 준비됐다.



이에 반해 트렁크 공간은 다소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바닥이 너무 높고 좌우 폭이 트렁크 리드의 폭을 넘지 않는다. 전후 길이가 긴 것이 그나마 위안을 주는 점이긴 하지만 시장에서 흔히 말하는 ´골프백 적재 능력´면에서는 많은 한계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파워트레인


아우디 A6 2.0 TDI의 파워트레인은 2.0리터 배기량의 4기통 TDI 디젤 엔진과 아우디 특유의 멀티트로닉 CVT변속기로 구성 된다. 2.0티러 4기통 TDI 엔진은 최고출력 177마력/4200rpm에 38.8kg.m/1750~2500rpm의 최대토크를 갖고 있다. 아우디의 멀티트로닉 CVT 변속기는 수동 모드로 총 8단까지 변속이 가능하게 만들어져 있다. 콰트로가 탑재되지 않은 아우디 모델이므로, 기본이 되는 구동계는 전륜구동이다.






로드 테스트


초반 아이들링 정숙성은 아우디라는 프리미엄 세단의 이름에 걸 맞는 우수한 수준을 보여 준다. 주행 중에도 정숙하고다. 쾌적한 감성은 가솔린 모델이 부럽지 않을 정도이다. 멀티트로닉 CVT는 성능도, 감성 품질도 나무랄 데 없다. CVT 변속기를 채용한 차량에서 나오는 특유의 이질감이 적다. 변속반응도 매우 빨라 운전자가 느끼는 변속감응도 만족스러웠다.



가속력은 큰 차체에 2.0리터 엔진을 얹고 있는 차로서는 무난한 수준이었다. 0-100km/h 가속은 제원 상 8.2초로 명시되어 있고, 실제로도 제원상의 수치에 가까운 성능을 보여주었다.


A6 2.0 TDI에는 5가지의 주행모드를 제공하는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시스템의 5가지 주행모드는 각각 이피션시(연비 위주), 다이나믹(성능 위주), 컴포트(승차감 위주), 자동(자동 조정), 그리고 커스텀(사용자 정의) 설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 시스템을 이용하여 ´다이나믹´모드로 설정하고 주행을 시작하면 스티어링과 기어박스의 반응 속도가 한 템포 정도 빨라진다. 기본적으로 탄탄했던 섀시는 좀 더 열정적인 주행을 돕기 위해 조금 더 타이트해진 감각을 전달한다. 이로써 운전자가 운전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이 상태에서 보여지는 아우디의 안정되고 영민한 몸놀림은 운전자에게 남다른 감흥을 주기에 충분했다. 나는 지금 콰트로를 타고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고전적인 전륜구동계와 유압식 스티어링을 가진 엔트리급 아우디를 타고 나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물론 콰트로가 있었다면 더욱 칼같은 핸들링이 가능하겠지만 본 바탕이 탄탄하기 때문에 전륜구동계로도 필요충분을 만족시키는 운동성능을 확실히 보여주기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전륜이 아닌 콰트로 구동계를 탑재했다해도 좀 더 박력있고 열정적인 주행을 펼치기에는 2.0 TDI 엔진의 한계는 명확하다. CVT 변속기의 태생적인 한계는 역동적인 운전을 하는 데 방해가 된다. 제원 상 최고 속도는 222km/h로 명시되어 있지만, 140km/h만 넘겨도 거친 숨을 몰아 쉰다. 알 찬 가속이 어려워진다. 저회전 대역에 몰려있는 토크 밴드도 A6 2.0 TDI가 열정적인 주행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결국 이 녀석은 엔트리급 모델이고, 일상적인 도심생활에서의 운전 환경을 배려한 모델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A6 2.0 TDI는 퍼포먼스 면에서는 한계가 명확하지만 일상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 벨트라인이 낮은 편이라 시야가 넓게 확보되고 차체 사이즈에 대한 인식감이 빠르게 오는 편이다. 최근 출시되는 차들은 대부분 벨트라인이 높아져 외관상 날씬한 모양새를 제공해주지만 정작 내부의 탑승자들은 답답한 느낌을 받게 된다. 넉넉한 차체와 탄탄한 섀시에서 오는 안정감, 그리고 컴포트나 자동모드에서 시종일관 부드러운 반응을 보이는 파워트레인 구성은 운전자에게 쓸데 없는 스트레스를 안겨 주지 않는다. 프리미엄 세단이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에는 충실한 셈이다.




사양 & 가격


아우디 A6 2.0 TDI는 엔트리급 모델이지만 다양한 편의 사양을 제공한다. 외관 부분에서 언급한 LED 등화류는 물론이고, 5가지 모드를 제공하는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 시스템, ECM 룸미러 및 사이드 미러, 전/후방 주차 센서, 힐스타트 어시스트 시스템, 한국형 DMB TV 튜너 등을 갖추고 있다.



안전 사양은 전방, 측면, 커튼 에어백을 갖추고 있고 ABS와 ESP외에 ´ASR´이라는 별도의 미끄럼방지 장치도 탑재되어 있고, 전자식 차동기어 잠금 장치까지 준비된다. 리어시트의 암레스트에는 별도의 구급함까지 갖추어져 있다. 아우디 A6 2.0 TDI의 가격은 VAT 포함하여 5,780만원이다. 공인 복합연비는 15.9km/l이고 CO2 배출량은 194g/km이다.




총평


이번에 만나 본 아우디 A6 2.0 TDI는 반듯하고 단정한 스타일, 충실한 편의사양, 효율적인 파워트레인으로 무장한 웰-메이드 세단이었다. 운전자에게 쓸데 없는 스트레스를 안겨주지 않는 안락하고 정제된 승차감과 주행감은 A6가 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말해 준다.



결론은 이렇다. 콰트로가 없는 아우디 세단도 충분히 통용될 만 하다는 거다. 다이나믹 모드에서 A6 2.0 TDI는 운전자에게 나름 대로 즉각적이고 충실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명확한 단점은 열정적으로 차체를 붙이기에는 다소 부족한 파워트레인을 얹고 있다는 것이다. 이 단점은 탄탄하고 정교한 섀시가 적당히 만회해 준다. 좀 더 재밌고 역동적인 주행을 원한다면 윗 급인 3.0 TDI 콰트로 다이나믹 트림을 권하고 싶다.


아우디 A6 2.0 TDI가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되길 기대해보며 글을 마친다.


글.사진 박병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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