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3008, 도로를 움켜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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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3008, 도로를 움켜쥐다
  • 표영도
  • 승인 2013.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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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3008은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푸조의 다른 모델과 달리 Crossover 라는 단어가 가장 어울리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2009년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공식 데뷔했고, 308을 베이스로 유럽 시장을 겨냥해 세그먼트를 세분화한 모델이다. 푸조의 패밀리 룩은 그대로 이어나가고 있다.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한 넓은 적재공간, 친환경적인 디젤 엔진, 1등급의 연비, 프랑스의 디자인적인 감수성 등이 반영되었다. 푸조 라인업중 판매에 있어서도 제 몫을 다하고 있는 상머슴격의 모델이다. 2012년 국내 판매량은 659대, 2013년 1월~11월까지 517대를 판매했다.



푸조 3008의 특징과 드라이빙의 즐거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본다.




Exterior


푸조 3008의 외모는 한 번 보면 쉽게 기억된다. 전면의 푸조의 패밀리 룩인 펠린(Feline, 고양이과) 룩을 충실히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날카롭고 커다란 이빨을 연상시키는 전면 그릴과 에어 인테이크, 좌우로 날렵하게 뻗은 유선형 헤드라이트, 동그란 크롬 안개등 까지 3008의 특성을 충실히 보여주고 있다. 커다란 푸조의 엠블렘은 살짝 부풀린 보닛위로 자신감있게 자리잡고 있다.


전반적으로 짧은 오버행, 보닛과 더불어 루프라인에서 C필러를 둥글게 감아내리는 모습이 물방울을 연상시킨다.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운 곡선의 느낌을 강하게 실었다. 확 트인 실내 공간도 이 느낌을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다.




전장 4,365mm, 전폭 1,835mm 경사진 사이드 미러를 포함하면 2,113mm이다. 전고 1,639mm, 휠베이스는 2,613mm, 짧은 오버행으로 차체가 더 길고 높아 보인다. 두툼한 휠하우스와 껑충한 루프 라인은 믿음직한 MPV임을 표현하고 있다. 견고한 5스포크 휠에는 미쉐린 215/60R16 타이어가 하체를 더욱 단단히 받쳐주고 있다.


측면부에서는 벨트라인 없이 검은색의 플라스틱 소재의 캐릭터라인이 자리잡고 있다. 하단부의 스테프와 창문 윗부분은 사이드 미러와 함께 크롬재질로 마감해 측면의 세련됨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이다.


삼각형 스타일의 독특한 테일램프가 눈에 띄는 것을 제외하면 후면부의 느낌은 다소 평범해 보인다. 클램 쉘 방식의 트렁크 도어는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시 짐을 싣고 내리기 편리한 구성이다. 윗쪽으로 아래쪽으로 나누어서 테일 게이트를 열 수 있기 때문에 짐을 위로 들어올려 싣는 것이 아닌 내려 놓는 방식으로 적재할 수 있어 사용하기 매우 편리한 구조이다.




Interior


인테리어에 있어 가장 매력적이었던 부분은 시엘루프(Ciel Roof)라 불리는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였다. 골격 없는 통유리지만 4중 특수 처리되어 일반 유리의 30배 높은 강도를 자랑한다. 지붕 면적 2/3 이상을 차지하며 확실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버튼 하나로 여닫을 수 있는 간편한 구조이다.



실내의 전체적인 느낌은 포근하며 운전자와 동승자를 감싸 안는 느낌이다. 직물 시트의 느낌은 세련되고 마감도 꼼꼼하게 마무리되어 있다. 스티어링 칼럼 밑 쪽, 뒷좌석 발 아래 밑 쪽, 글러브 박스, 도어트림 등 곳곳에 수납 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실용적인 프랑스 감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3 스포크 타입의 스티어링휠에 메탈 트림 구성은 세련된 느낌을 준다. 뒤쪽으로는 패들 시프트, 좌측에는 크루즈 컨트롤, 우측에는 오디오를 위한 독특한 레버가 설치되어 있다. 잘 보이지 않는 부분에 달려 있어 다소 불편했다.




계기판의 시인성은 뛰어나다. 선명한 클러스트, 트립 컴퓨터를 통해 주행중 정보들을 쉽게 감지 할 수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서는 현재 속도, 차간거리 DA(Distance Alert)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 상단의 토글 스위치를 누르면 손바닥만한 투명한 디스플레이창이 올라온다. 하지만 작은 사이즈와 제한된 정보 제공에 이 장치가 필요할까라는 의문점은 생긴다. 또한 네비게이션 모니터는 운전자의 손이 여류롭게 미치지 못해 주행중 사용이 불편하다.





운전자 중심의 센터페시아는 마치 비행기 조종석과 유사한 콕핏구조로 형성되어 있다. 센터페시아는 운전석을 향해 방향을 살짝 틀고 있다. 대시보드는 비대칭 구조이다. 동승자석은 다소 밋밋하다. 센터페시아의 중앙에는 7개의 토글 스위치, 오디오, 에어컨 패널이 상하로 배치된다. 기어 레버 패널에는 P가 없는 특이한 점이 보인다. 주차시 기어 레버를 N에 두고 전자식 파킹 스위치를 작동하면 된다.




2열 시트는 심플하지만 디자인은 세련된 느낌이다. 시트의 느낌은 포근하고 부드럽다. 60:40 분할 폴딩타입으로 트렁크문을 열고 좌우측 레버를 당기면 간단하게 접힌다. 2열 시트를 접은 상태에서의 적재공간의 용량은 1,604리터이다. 기본 적재 공간은 512리터다. 러기지 바닥판을 들면 엄청난 또 하나의 수납 공간이 보인다. 트렁크를 열고 사용이 가능하다. 비상용 공구는 별도로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별도로 있다.





Comfort & Safety


3008은 MPV가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충분한 수납 공간과 여유로운 실내공간을 비교적 잘 갖추고 있다.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다양한 크기의 수납공간은 가장 큰 장점이다. 캠핑 장비를 수납한다면 대형 텐트, 타프, 의자, 화로대, 버너, 난로, 침낭, 랜턴, 음식, 물놀이 용품 등 대부분을 싣기에 충분할 듯 하다. 대형 적재물을 위한 고정 네트와 벨트까지 갖추어져 있다.





장거리 여행을 위한 뒷좌석 사이드 윈도우-선블라인드도 마련되어 있다. 주차 브레이크는 엑셀레이터를 밟으면 자동으로 해제된다. 힐 어시스트 기능은 언덕에서 정차시 매우 유용하다. 통합 주행 안정 시스템(ESP), ECU, BOGE 쇼크 업소버는 주행 안정성을 높여준다.




Performance


시승차는 3008 1.6L e-HDi이다. 신형 e-HDi 엔진을 얹고 최고출력 112ps/3,600rpm, 최대토크 27.5kg.m/1,750rpm이다. 초반 가속력은 만족스럽지만 후반부까지 이어지는 시원한 가속력과 출중한 달리기 능력엔 다소 부족한 성능이다. 아무래도 무거운 차체를 감당하기엔 다소 힘이 부치는 엔진출력이 주된 원인이다.


또하나의 불만족스러운 요소는 MCP변속기어를 채용했다는 것이다. 수동기반을 기본으로 한 자동변속기로 이해하면 쉽다. 연비를 위한 고육지책의 선택으로 보인다. 연비면에서는 확실한 성과를 확보한 반면 변속감에 따른 변속 충격은 푸조가 변속장치를 바꾸지 않는 한 짊어지고 갈 십자가가 아닌가 판단된다. 1단에서 2단으로 변속시 가장 큰 변속충격을 느끼게 된다. 이를 피하려면 1단에서 2단으로 변속되기 전 시점에서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었다 다시 밟으면 변속충격을 덜 받게 된다. 패들시프트를 사용하면 변속충격은 덜하다. MCP 변속기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6단 전자제어 기어 시스템 MCP(Mechanically Compact Piloted)는 AUTO모드, MANUAL모드, SPORT모드로 선택 가능하다. 다양한 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 신형 e-HDi와 MCP의 조합은 연비에 있어서는 나무랄 때가 없다. 복합 연비는 18.1km/L 지만 가혹한 테스트와 갑자기 쏟아진 폭설로 인한 극심한 정체 구간을 통과하니 평균 16.6km/L, 최저 15.4km/L를 보였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푸조가 주장하는 18Km/L이상의 연비도 가능해 보인다. 3세대 스탑&스타트 시스템도 연비를 끌어올리는 일등 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시승 느낌


푸조의 서스펜션에 대한 평은 상당히 후한 편이다. 특히, 고속도로의 직선구간과 곡선구간을 주행하면서 느낄 수 있는 단단함과 안정감은 단연 돋보이는 강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3008도 이런 감성을 충분히 담고 있었다. 운전에 대한 재미를 배가 시키기에 충분하다. 댐핑 스트로크는 짧지 않아 일반노면의 충격을 적절히 받아 소멸시켜준다. 승차감도 나름대로 안락하고 편안한 편이다.


오프로드에서의 3008은 어떤 성능을 보여줄까?


3008은 크로스오버를 지향한다. 다양한 모드의 ´그립 컨트롤´을 잘 활용한다면 오프로드에서의 ´3008의 보여지지 않는 매력´을 찾을 수 있다. 평지, 눈, 전지형, 모래, ESP off, 다이얼 노면 상황이나 기상상황에 맞게 조정하면 각기 다른 5가지 모드로 차체 세팅이 바뀐다. 각 모드마다 독특한 특성을 보여준다. 상황에 따라 전륜의 트랙션, 스티어링 휠, 서스펜션 등의 반응도 각기 달라진다. DRC(Dynamic Roll Control) 시스템은 노면상황에 따라 댐핑 스트로크, 롤 억제에 대한 부분도 적절히 조절해준다.



시승이 있던 날 오후, 전국적으로 폭설이 내렸다. 눈이 오기전 오프로드 테스트에서 3008의 진가를 느낄 수 있었다. 제법 긴 구간에서 만나게 되는 크고 작은 구덩이와 울퉁불퉁한 노면에서 받는 충격은 잘게 잘라 실내의 운전자가 받는 충격을 최소화 시켜주었다. 높은 지상고로 인한 좌우로의 출렁거림도 생각보다는 덜했다. 낮은 산 중턱까지 스트레스 없는 주행으로 등정이 가능했다. 가늘었던 눈발이 굵어지기 시작했다. 모드를 눈길로 바꾸어 테스트를 진행했다. 가속력, 접지력, 제동력은 만족스러웠다. 눈 쌓인 노면에서 헛 바퀴 없이 안정적인 출발할 수 있었고 브레이킹 시, 어느 정도의 제동거리는 있었지만 흔들림 없이 멈춰 주었다. 눈길 위에서의 밀림 현상은 피할 수 없었지만 브레이크와 엔진브레이크, 두가지 방법을 적절하게 사용해 안전한 제동을 할 수 있었다. 4륜 구동이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돌아오는 길, 나지막한 언덕길에서 1톤 트럭과 소형차들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돌기 시작했다. 심지어 대형 트럭까지 멈추어 섰다. 난 3008의 비상등을 켜고 스노우 모드로 언덕길을 별 불편 없이 넘었다. 그런 언덕길을 족히 10개는 넘은 듯하다. 단단한 차체와 안정적인 노면 접지력은 갑작스런 눈길 상황에서 진가를 발휘해주었다.


푸조의 진부하고 올드한 편견을 깨버릴 수 있었던 시승이었다. 도심과 고속도로, 오프로드 주행 등을 통해 전반적으로 만족할 만한 성능을 보여주었다. 흔히, 차는 타 봐야 알수 있다고 말한다. 3008은 이말을 듣기에 충분한 자질을 갖춘 차이다. 다양한 목적에 적합하고, 만족스러운 주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뛰어난 연비까지 1석 3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3008이 경쟁해야 하는 상대들이 즐비한 경쟁 상황에서 어떻게 포지셔닝할지 그리고 어떤 전략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갈지 그 행보가 기대된다. 가격은 40,700,000원(VAT포함)




글, 사진 표영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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