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조련된 맹수의 숨길 수 없는 본능 A7
상태바
잘 조련된 맹수의 숨길 수 없는 본능 A7
  • 김재민
  • 승인 2014.02.2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술을 통한 진보(Vorsprung durch Technik)”라는 슬로건은 아우디란 브랜드의 핵심 철학이다. A시리즈와 Q시리즈, TT와 R라인에서 그들의 철학을 느낄 수 있다. 특히, A6, A7, A8 모델에는 미래지향적으로 진보된 세련된 디자인과 첨단기술력이 잘 베여있다.



이들 모델 중 가장 역동적인 디자인과 발군의 달리기 성능을 보여줄 A7을 만나보았다.


아우디의 A7은 5도어 쿠페 모델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4도어 쿠페인 CLS, BMW의 6시리즈 그란쿠페와 그 맥을 같이 한다. 이들의 공통적인 외형은 C필러 부분을 낮게 떨어뜨려 후면과 일체형으로 결합시켜 스포티한 라인을 살렸다는 것이다. 세단의 무거운 외투를 훌훌 벗어버리고 하드 트레이닝을 거쳐 식스 팩을 멋지게 만들어낸 쿠페의 외형을 과감히 택한 것이다. 감각적으로 날렵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뒷좌석 헤드룸 공간의 일부는 스포티한 디자인 때문에 포기해야만 하는 단점도 있다.



아우디는 2009년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쿠페 형식의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루프에서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완만한 기울기를 가진 형태였다. A7는 A6의 뼈대를 기본으로 5도어 쿠페로 이듬해 출시되었다. 수려한 외모와 완성도 높은 인테리어로 세간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국내엔 2011년 7월에 출시되었다. 사실, A7의 모티브는 아우디 100쿠페 S이다. 전형적인 패스트백(Fast Back) 쿠페 형상을 갖춘 차이다. 뒤에서 보았을 때 빠른 형상을 갖추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경쟁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의 4도어 쿠페CLS는 2004년 하반기에, BMW 6시리즈 그란쿠페는 2012년 7월에 국내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CLS는 A7과 6시리즈 그란쿠페가 국내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기 전까지 홀로 4도어 쿠페 시장을 점유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2013년 판매대수의 경우, A7은 2, 019대로 BMW 6시리즈 그란쿠페의 205대, 벤츠 CLS의 1,109대를 훌쩍 뛰어 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A7의 라인업은 가솔린엔진을 얹고 콰트로, 다이내믹, 프레스티지 등 총 3가지의 트림으로 구성되어있다. 시승차는 3.0TFSI S-line Quattro이다.





Exterior


A6가 순수함, A8이 화려함의 이미지로 표현할 수 있다면, A7은 그 사이에서 역동적인고 다이내믹한 이미지를 보여 준다. 강력한 외관을 지니고 있다. 쿠페형 세단의 특징이다. 전장/전폭/전고는 4,969 X 1,911 X 1,420mm이다. 상대적으로 긴2,914mm의 휠베이스와 짧은 오버행을 가지고 있다. 낮은 전고, 긴 보닛, 루프에서 후면부로 이어지는 날카로운 라인은 A7의 역동성을 더욱 부각시켜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참고로 CLS와 6시리즈 그란쿠페의 제원표를 비교해 보았다. 6시리즈 그란쿠페가 가장 긴 전장과 휠베이스, 가장 낮은 전고를 갖고 있다. 가장 넓은 전폭은 A7이 지니고 있다.




전면부는 아우디의 패밀리 룩인 싱글 프레임 그릴이 6각형 모양으로 여전히 중앙에 보란 듯이 자리 잡고 있다. 좌우로 날카로운 눈매의 LED헤드램프가 18개로 구성된 LED 데이라이트을 머금고 날 선 각을 세우고 있다. LED는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해 주는 장점이 있다. 헤드램프 밑으로는 에어인테이크가 안개등 형태의 전방 감지 센서를 감싸 앉고 있다. 전면부의 전체적 분위기는 날카로운 발톱을 숨기고 풀 숲에 숨어 먹이를 노리고 있는 맹수와 같은 강인한 인상이다.



측면부는 A7의 미적 감각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헤드램프부터 테일 램프까지 이어지는 벨트라인은 가장 눈에 두드러지는 실루엣으로 A7의 미를 적절하게 표현해주고 있다. 이 벨트라인은 차의 하체부분과 상체부분을 상하로 분리시켜 놓았다. 밖으로 툭 튀어나온 벨트라인 윗면으로는 사이드 미러를 올려 놓을 정도로 폭이 넓다. 떡 벌어진 어깨로 든든하게 차 전체의 중심을 잡아 준다. 캐릭터라인은 벨트라인과 함께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외부에 녹아져 있다. 간결하며 든든하게 측면의 디자인을 완성시켜 주는 사이드 스커트는 믿음직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다. C필러부분에서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쿠페의 전형적인 완만한 라인은 세련되고 날렵하기 보이기 위한 필요충분 조건으로 부족함이 없다.



후면부는 간결하다. 루프라인에서 트렁크라인까지 완만하게 흐르던 라인은 후면부가 시작되는 트렁크 손잡이 부분에서 90도 각도로 뚝 떨어진다. 패스트백의 실루엣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트렁크 덮개 부분에는 스포일러 윙을 숨기고 있다. 일정 속도에 다다르면 스포일러 윙이 자동으로 올라온다. 물론 버튼으로도 올릴 수 있다. 또한, 리어 램프와 하단부의 디퓨저까지 일체감있는 면 구성은 가장 일반적인 스타일로 처음 보더라도 부담감 없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Interior


실내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오크목(Oak wood) 무늬 패널로 마무리된 실내 곳곳의 포인트들이다. 자연스러우면서 고급스럽다. 대시보드, 도어잠금레버 주변, 변속기레버 주변 등이 그렇다. 특히, 운전석 도어에서 시작된 오크목 무늬 패널은 대시보드를 거쳐 동반석 도어까지 연속성을 가지고 장식되어 있다.



운전석에 앉으면 운전석 방향으로 고개를 살짝 틀고 있는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가 눈에 들어온다. 비행기 조종석과 유사하게 구성된 콕핏 구조이다. 운전자가 각종 버튼을 사용하기 편리한 구성과 거리를 가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랩-어라운드(Wrap-Around)” 디자인으로 운전석과 동승석을 기준으로 원형 형태로 감싼 느낌을 전달해준다. 주행 중 안락함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랩-어라운드는A7 실내의 핵심요소라고 아우디는 이야기 한다.



시트는 운전자의 몸을 편안하고 단단하게 감싸주기에 적당하다. 안마기능은 고속도로 주행 중 휴식을 위해 휴게소에 잠시 들러 안마와 함께 운전으로 지친 몸을 새롭게 충전하기에 충분할 것 같다. 뒷좌석은 175Cm이상 되는 성인이라면 헤드 룸이 좁아 다소 불편하다. 하지만 장거리 주행이 아닌 근거리 이동이 많은 시내 주행 시라면 큰 불편함은 없어 보인다.




트렁크공간은 마술과도 같았다. 기본적으로 535리터의 공간을 제공한다. A6의 트렁크 공간과 비교 시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4:6분할시트를 완전히 접으면 최대 1,390리터 까지 트렁크 공간이 확장된다. 전동식 트렁크 리드는 최대 1.8m까지 개방이 가능하다. 높이가 있는 크고 작은 짐들을 싣고 내리는데 유용하다. 다양한 아웃도어 생활에 필요한 많은 짐들을 편리하게 적재하고 이동할 수 있다.




Convenience


풀 LED 전조등이 장착되어 있다. 야간 주행 시 눈의 피로를 덜어준다. 레이더로 작동하는 ACC 크루즈 컨트롤은 앞 차의 속도 변화에 따라 자동으로 속도를 제어해 안전 거리를 유지해 준다. 드라이브 셀렉트 모드로 좀 더 디테일 하게 운전자의 운전성향에 맞게 조정한 후 운전할 수 있다. 네비게이션과 연동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HUD는 전면 창을 통해 네비게이션의 정보를 전달 받을 수 있다. 시동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는 디스플레이 창은 대시 보드와 송풍구 사이에 위치해 있다. 시트는 스포츠 주행 시 버튼 조작을 통해 세미 버킷 시트로도 변경이 가능하다. 또한, 자가 잠금식 센터 디퍼런셜을 사용한 최신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이 장착되어 주행의 안정성을 한 층 높였다. MMI(Multi-media Interface)는 운전자가 조작 버튼의 수를 최대한 줄여 사용할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기본 사양으로 탑재되어 있다. 터치패드를 이용한 문자인식 능력은 다소 뒤 떨어진다. 이 밖에도 전동식 트렁크, 한국형 네비게이션, 컴포트키, 액티브 헤드레스트, 에어 서스펜션 등이 적용되어 있다.






프레스티지 라인업에는 BOSE 오디오가 장착되어 있고 기본형과 다이내믹에는 아우디 기본 순정 사운드시스템이 장착되어 있다. 아우디의 자랑인 뱅앤올룹슨이 장착되지 않아 아쉽다.




Powertrain


3.0 TFSI 콰트로에 탑재된 V6 3,000cc TFSI 엔진은 최고 출력 310마력/5,500-6,500rpm , 최대 토크 44.9kg.m/2,900-4,500rpm 을 보인다. 공차중량은 1,920kg 이다. A6 보다 75kg 무겁다. 이 엔진에는 수퍼차저 기술이 결합되어 있다. 수퍼차저는 엔진과 벨트로 직결된 구조여서 터보차저에서 보이는 터보랙 현상 없이 즉각적인 반응성을 보여주는 장점이 있다. 순간적으로 최대토크를 뽑아낼 수 있다. A6 3.0 TFSI에도 동일한 파워트레인이 적용되어 있다. 8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최상의 조합을 이뤄냈다. 제원상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5.8초만에 도달한다.





Road Test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두 개의 인터쿨러를 포함한 기계식 알루미늄 V6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 절제된 듯하면서도 듬직한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 초기 가속감은 경쟁 모델들과 비교 시, 월등한 능력을 보여준다. 가속페달을 밟았다. 급격하게 움직이면서도 타이어 스퀼(squeal) 이 일어나지 않는다. 노면을 꽉 잡고 채준다. 시트로 몸이 밀린다. 토크감이 상상 이상이다. 엔진과 배기사운드는 잘 조련된 맹수처럼 때론 거칠게 때론 부드럽게 운전자의 감성을 깨우기에 충분할 정도로 매력적이다. 소음과 진동 억제 능력(N.V.H)도 수준급 이상이다.



시승 당일, 아직까지 녹지 않은 노면 곳곳에 쌓인 눈은 콰트로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눈길이라는 최악의 조건에서는 제 아무리 뛰어난 제동 보조장치나 주행장치가 있더라도 궁극적인 안전장치가 될 수 없음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A7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2륜 구동체계보다는 월등히 뛰어난 노면과의 접지력을 보여줬다. 미끄러짐이 다소 발생했지만 운전자를 곤혹스러울 정도로 당황시키지는 않았다.



다이내믹 모드로 설정했다. 스티어링 휠은 묵직해지고 서스펜션이 단단해진다. 반응은 비보이들의 움직임처럼 박진감 있고 경쾌했다. 조향에 따라 차체는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굼뜨지 않고 잽싸게 따라온다. 차량의 앞머리와 뒤꽁무니가 하나처럼 움직인다. 기분 좋은 움직임이다. 운전자의 의도에 따라 그대로 반응해주는 차는 그리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눈 깜짝할 사이 스피도미터의 바늘은 중반을 넘어선다. 엔진 회전수를 보니 아직도 숨겨둔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구간의 여력이 충분하다. 130Km/h를 넘어설 땐 트렁크 리드에 숨겨진 스포일러가 살짝 고개를 내밀고 올라선다. 발 빠른 자동 8단 팁트로닉 변속기는 수퍼차저 기술이 적용된 V6 3,000cc TFSI 엔진과 맞물려 강력한 주행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변속타이밍이 매우 빨라 만족스러웠다. 2톤에 가까운 무게의 차라는 것을 잊기에 충분한 조합의 파워트레인이다.



곡선 주로의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구불구불한 산길로 발길을 돌렸다. 급회전구간에서의 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주행안정장치를 off모드로 했다. 잘 조련되었던 맹수가 다시 야생으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인다. 역학적인 쏠림 현상과 언더스티어 반응이 전달된다. 하지만 기분좋은 흐트러짐이다. 콰트로 시스템과 차체의 효율적인 무게배분은 주행안정장치를 대신해 회전구간에서의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롤링억제 능력이 뛰어나다. 다시 주행안정장치를 작동시켰다. 고속에서의 회전에도 차체는 역학적 논리에 얽매이지 않는다. 단단하고 재빠르게 제 갈 길을 정확하게 읽어 낸다. 그리고 뒤틀림 없이 빠져나간다. 기분 좋은 반응이다.



공인연비는 9.4km/l 인데 다이내믹 모드로 주행 시 실제 연비는 5km/l 정도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ACC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하여 정속 주행시에는 12 km/l 가까운 연료 소모량을 보여주었다. ACC 크루즈 컨트롤은 최초 볼보에 탑재된 Acc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 큐 어시스트 보다는 인식률이 좀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시승을 마치며..


A6 세단 플랫폼을 이용해 만든 A7 . 어떠한 조건의 노면에서도 만족스러운 주행성을 느끼기에 충분한 차이다. 특히, 코너링 구간에서의 안정성은 무척이나 빼어난 수준이다. 감속이 아닌 계속적인 가속을 가능하게 한다. 직선 구간에서의 가속성 또한 일품이다. 강력하게 노면을 박차고 나간다. 더 치고 나갈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



A7은 벤츠 CLS350의 시승시 후반 가속성의 더딘 반응에서 느꼈던 불만족함을 만회해 주기 충분한 달리기 성능을 보여주었다. 안정감은 더욱 특출하기만 하다. 콰트로 시스템은 뛰어난 주행성을 탄탄하게 받치고 있는 믿음직한 기반이 되어준다.


A7은 멀티플레이어다. 4인가족의 여행시 안정적인 세단으로, 스포티한 달리기 성능을 느끼고 싶을 때는 쿠페로, 아웃도어 생활을 즐길 때는 넉넉한 적재 공간을 제공해 주는 캠핑 수단으로도 가능하다. 만족도 높은 달리기 성능에 다양하고 알찬 편의장비들에 이르기까지 A7이 가지고 있는 매력은 매우 출중하다.



하지만, 가격대가 만만치 않다. 시승차인 A7 3.0TFSI 콰트로 프레스티지의 판매가격은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102,400,00원이다. 다소 과하게 느껴지는 판매가는 소비자의 발걸음을 흠칫 멈추게도 할 수 있어 보인다.


“팔방미남 A7” 이란 말로 시승기를 마무리하고 싶다. 거친 질주 본능 속에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은 멋진 차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