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잊혀질 XC90! 잊혀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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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잊혀질 XC90! 잊혀질까?
  • 김재민
  • 승인 2014.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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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카로서 한 가정을 대표할 수 있는 차! 여유로운 공간과 편안한 승차감 그리고 다용도 목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차!


아이들의 등/하교 픽업 차량으로, 일주일 동안의 식료품 장보기 용도로, 주말이면 레져 활동을 위해 많은 짐을 싣고도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용도로, 오프로드에서도 주행 성능이 우수한 차이어야만 한다.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한 가정의 또는 엄마의 차량으로 그 모습을 종종 보이는 차량이 있다. 바로 XC90이다.


왜 XC90일까?


Crazy, stupid, love 란 영화에서 XC90은 여주인공인 부인이 소유한 세컨드 카 용도의 패밀리 카로 등장한다. 이 영화는 세 자녀를 둔 부부 사이에서 일어나는 헤어짐과 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고 감동스럽게 그려낸 영화이다. 왜 XC90을 패밀리 카로 선택했을까?


첫째, 미국의 중산층이라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남편인 칼은 보험회사 재무담당, 아내인 에밀리는 회계법인에서 근무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중산층의 가정으로 볼 수 있다. XC90은 미국이나 유럽의 중상층에서 부담 없이 소유할 수 있는 가격대부터 판매되고 있다. 여러 가지 트림이 있으나 평균적으로 43,000달러 정도면 구매가 가능하다. 일정 소득층 이상부터는 구매의 장벽이 적은 차이다.


둘째, 세 자녀를 둔 5인 가족이 이용하기 넉넉한 공간과 안전성 무엇보다 가족의 안전을 중요시 하는 가장이라면 볼보의 변함 없는 안전성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또한, 7인승인 XC90은 세 자녀와 부부가 여가활동을 즐길 시에도 넉넉한 공간과 다양한 공간 연출이 가능하다. XC90은 안전하고 편안한 차이다.


셋째, 무난한 디자인과 잔 고장 없는 성능 실용성과 합리성을 중시하는 미국인의 정서를 읽을 수 있다. XC90의 튀지 않고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디자인과 차를 귀중품이 아닌 일상의 생필품으로 간주하는 습성이 XC90을 선택하게 했을 것이다. 그만큼 일상과 어울리는 차이다.


위와 같은 이유에서 일상과 가장 잘 어울릴 수 있는 패밀리 카로 선택된 것이라 판단된다.


국내에는 2003년 7월에 출시되었다. 벌써 10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났다. 볼보의 기타 모델들이 겉 옷을 전부 벗어 버리고 새로운 옷으로 바꿔 입었을 때도 XC모델 라인업의 플래그쉽(Flagship) 모델 격인 XC90은 홀로 제 모습을 지켜내고 있다. 맏형님의 자존심이 엿보인다. 하지만, XC90도 그 오랜 된 외투를 벗어버릴 날이 멀지 않았다. 새롭게 등장할 XC90를 기대하며 XC90을 알아보기로 하자. 시승차는 XC90 R-디자인이다.

안전하면? “볼보”


이 말은 하나의 명제처럼 사람들의 뇌리 속에 잠재되어 있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2013년 6월,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BS)가 실시한 전/측면 충돌테스트에서 최고 안전등급을 획득했다. 전면 부의 25%에 해당되는 면적을 64Km로 장애물과 부딪히게 하고, 결과 값을 분석해 안전성에 대한 등급을 도출하는 테스트이다. 이미 획득했던 정면, 측면, 후면, 루프강성 테스트 등에서의 최고안전등급 획득과 더불어 전/측면 충돌 테스트에서도 IIBS의 안전기준을 가장 완벽하게 충족해내는 결과를 낳았다. XC90은 “가장 안전한 차(Top Safety Pick )로 선정됐다. 더욱이 눈 여겨 볼만한 사항은 새롭게 도입된 전/측면 충돌테스트에서 좋은 등급을 위해 구조를 크게 변경했던 타 자동차 메이커와는 달리, XC90은 출시 이후 동일한 플랫폼을 그대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참고로 XC90은 대부분의 SUV가 그렇듯이, 세단 모델인 S80을 기반으로 개발되었다.


출처 : IIBS 공식홈페이지 {www.youtube.com/embed/lPL0Vi_8fiI}

 

볼보의 창립자인 구스타프 라슨과 아서 가브리엘슨의 말을 떠오르게 한다. “ 자동차는 사람에 의해 운전 됩니다. 그러므로 볼보에서 제작하는 모든 것은 안전이라는 지상과제를 기본으로 하여 만들어지고 있으며, 이는 영원히 지속될 것입니다.”


이를 반영하듯 세계 최초로 안전에 관련된 기술들을 장비들을 시장에 선보이게 된다.


1959년에 3점식 안전벨트, 1944년에 사이드 에어백, 이중접합 라미네이트 유리(깨지면 조각 조각의 형태로 분산 되는 안전유리), 1998년 커튼형 에어백 등이 차량에 적용되었다. 최근에는 시티 세이프티, 보행자 에어백, 자동감속기능 내장 충돌 경고 시스템(CWAB) 등의 안전기술들이 그것이다.


´2020년까지 탑승객이 중상해를 입거나 사망하지 않도록 한다´는 목표를 실행하기 위한 안전기술에 대한 볼보자동차의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외관


크기는 전장X전폭X전고는 4800X1900X1745mm이다. 한마디로 듬직하다. 세련되지도 그렇다고 눈에 띄는 그런 부분도 없다. 하지만 왠지 신뢰가 간다. 그리고 보면 볼수록 친근한 감성을 이끌어 낸다. 2003년 국내 출시 이후, 큰 변경 없이 잔잔한 부분 변경을 통해 XC90은 나름대로의 업그레이드를 시도했다. XC90 R-디자인 모델의 경우, R-디자인만의 특징들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전면 부는 회전하는 베어링을 형상화한 화살표 문양의 엠블렘이 R-Design 로고와 함께 그릴 중앙에 자리잡고 있다. 그 양 옆으로는 듬직한 크기의 듀얼 제논 헤드램프가 위치해 있다. 야간의 곡선구간 주행시 좌우로 최대 15도까지 움직여 준다. 어두운 곡선구간에서 전방의 시야확보에 도움을 준다. 직사각형 모형의 3개의 에어 인테이크가 범퍼와 일체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범퍼에 위치시킨 것이 조금은 의아하다. 디자인적으로도 왠지 연약해 보인다. 범퍼 밑으로는 R디자인의 표시인 스커프 플레이트가 LED 안개등과 함께 자리잡고 있다.

개인적으로 측면 부는 포드의 SUV인 익스플로러와 함께 가장 뛰어난 디자인을 보유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곧고 바른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헤드램프에서 테일램프까지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벨트라인은 매우 안정적이다. 또한 윈도우를 감싸고 있는 크롬 테두리 마감은 세련되어 보인다. 모두 직선에 가까운 디자인이다. R디자인 전용 20인치 알루미늄 휠에 맞춰 장착된 255/45R의 타이어는 XC90을 듬직하게 떠받치고 있기에 충분하다. 사이드미러는 R 디자인 전용 실크 메탈릭 아웃사이드 미러 캡을 적용했다. 사이드 스커트도 R 디자인의 포인트.

후면 부는 볼보의 엠블럼과 함께 볼보의 아이덴터티를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 LED 테일 램프가 루프라인부터 후면 중단부분까지 긴 길이를 자랑하며 자리잡고 있다. 대우차인 레죠의 테일 램프가 떠오르기도 한다. R디자인의 요소인 리어 스키드 플레이트와 듀얼 트윈 머플러가 스포티한 인상을 전달해 준다. 테일 게이트는 상하 7:3의 비율로 여닫을 수 있다. 하단 게이트의 경우, 확장할 수 있어 크고 작은 짐의 적재 시 매우 유용할 것으로 판단되다. 루프랙과 루프레일이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다.

실내


최근 출시되는 모델들과 비교하자면 XC90의 실내는 매우 심플하고 단출해 보인다. 그러나 초라해 보이지는 않는다. 공간 구성의 간결함을 통한 뛰어난 사용 효율성, 각 조작부의 편리한 구성, 센터페시아를 구성하고 있는 단순 명료한 버튼 구성으로 뛰어난 인지성 제공 등은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XC90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 온 주요 요인들이다.


실내로 눈 길을 옮기면 크롬 재질의 R디자인의 포인트들이 스티어링 휠, 센터 콘솔, 도어 손잡이 등에 위치해 있다. R디자인임을 직감할 수 있다. 운전석에 앉아 보았다. R디자인 전용 가죽 스포트 시트는 매우 편안했다. 물렁한 느낌이 아닌 반듯이 몸을 잡아주면서 적당한 텐션으로 우수한 착좌감을 전달해 준다.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촉감도 매우 좋은 편이다. 시트구성은 2-3-2 형태를 지니고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2열시트의 중앙시트는 어린이 슬라이딩 부스터 시트로 변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1열 시트 방향으로 가까이 슬라이딩이 가능하다. 1열의 좌석에서 좀 더 가깝게 유아를 돌볼 수 있다. 대부분의 SUV가 그렇듯이 3열의 경우는 성인이 이용하기엔 부족한 공간이다.


계기판도 R디자인 전용 계기판이다. 타코 미터와 스피도 미터가 블루 색의 배경과 어울려 스마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가죽 재질의 스티어링 휠은 사용하기 편리했다. 3 스포크 구성으로 좌측에는 크루즈 컨트롤 버튼이 우측에는 멀티미디어 버튼이 아래쪽에는 R디자인 포인트가 배치되어 있다. 림의 두께도 적당해 손에 편하게 들어온다. 사각지대 경보장치인 블리스는 좌우 사이드 미러와 연결된 내부에 위치해 있다.


시동을 켜면 앙증맞게 고개를 내미는 TFT 디스플레이 창은 앞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다. 빛의 반사를 방지하기 위한 기울기라고 한다. 시동을 켜면 다시 다소 곳 하게 들어간다. 오랜 된 모델이다 보니 디스플레이의 창은 매우 작은 편이다. 센터페시아는 멀티미디어, 냉난방 기능, 주요기능 영역으로 3단 구성으로 분리되어 있다. 사용하기에 무척이나 편리한 구성이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의 경우 너무 많은 기능을 제공하는 버튼들이 산재해 있어 인지하기까지의 소요기간이 제법 긴 반면, XC90의 경우면 하루 정도만 주행해도 대부분 기능들을 인지하고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트렁크 공간은 매우 편리하게 늘릴 수 있다. 3열의 시트를 원 터치로 접어 바닥과 평평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실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적재공간으로의 연출이 가능하다. 다양한 아웃도어 생활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파워트레인


볼보의 대표적인 D5 엔진이 탑재되어 있다. 직렬 5기통 2.4리터 터보 디젤 엔진이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200마력/3,900rpm, 42.8Kgm/1,900~2,800rpm이다. 변속기는 기어트로닉 자동 6단 변속기가 물려 있다. 이 변속기는 토요타 자동차그룹 계열 트랜스미션 전문 제조업체인 아이신 AW사가 생산한 것이다. 또한, 상시 4륜 구동시스템이 조합되어 있다. 4바퀴중 어느 한 바퀴라고 마찰력을 잃는 경우가 발생되면 마찰력을 잃는 바퀴의 출력을 나머지 바퀴로 분배해 안정감을 유지시켜는 시스템으로 Instant Traction™이라고 부른다.

안전사양


Instant Traction™이 내장된 4륜 구동시스템을 기본으로 다양하고 효율적인 안전사양들이 XC90에 탑재되어 있다. 대표적인 기능인 DSTC이다. 접지력을 제어하는 기능으로 눈길 주행에 매우 효율적이다. 차량의 주행방향과 운전조작에 따른 구동되는 휠의 회전상태를 분석해 출력을 조절하거나 각 휠에 제동력을 전달해 미끄러짐을 방지해 준다. 또한 전복방지 시스템, 미끄럼방지 시스템, 경추 보호 시스템, 측면 충격 보호 시스템 등이 탑재되어 있다.

시승기


XC90 R디자인의 시승 바로 전까지 닛산의 패스파인더를 시승했던 터라 이 두 차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 라는 궁금증이 있었다. 먼저 키를 돌려 시동을 걸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버튼이 아닌 키를 돌려 엔진을 깨우는 것이 이젠 매우 낯설게 느껴진다. 편함에만 익숙해져 가는 세상이 아닌가 새삼 생각해 본다.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과 소음이 발생한다. 그러나 기분이 나쁘지 않을 정도이다. 초기 모델보다는 상대적으로 진동과 소음을 개선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초기 출발 응답성은 무난한 편이다. 급격하게 지면을 박차고 질주하는 스타일의 성향이 아니다. 지긋이 여유롭게 거동한다. 최대토크 구간에 다다르면 나름대로의 가속 감을 느낄 수 있다. 엔진의 사운드도 좀 더 거칠게 변한다. 초반에 있는 힘을 전부 토해내는 디젤 엔진의 특성상 고속에서의 가속 감을 얻기 위한 불편함 정도는 인내해야만 하는 겸양의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일정 구간 동안 어느 정도 탄력을 받아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정적인 주행성능은 매우 탁월한 편이다. 묵직하지만 안정적으로 조작이 가능한 스티어링 휠의 반응에 따른 차체의 움직임은 기민하지는 않지만 여유롭고 믿음직스럽게 차체를 이끈다. 굼뜬 반응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세단이 아닌 가족이 여가를 즐기기 위한 SUV차량임을 또한, 공차중량이 2,185Kg임을 감안한다면 나쁘지 않은 반응이다.

코너 구간에서는 매우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인다. 기본형 모델에 비해 좀 더 탄탄하게 조정된 서스펜션과 스태빌라이저가 장착되어 있기 때문이다. 코너구간의 노면을 제대로 파악하고 확실하게 돌아 나간다. 코너주행이나 고속주행 시에도 비교적 안정감 있는 주행을 확보할 수 있다. 각종 차체제어시스템도 안전한 주행에 한 몫 하는 요소들이다. 패스파인더의 경우, 지나치게 부드럽고 출렁거리는 서스펜션 때문에 불편했던 느낌들을 XC90의 주행을 통해 모두 지워낼 수 있었다.


직선 구간에서는 가속페달에 힘을 가할 때 마다, 한 숨 고르고 반응해준다. 반응 시 엔진 사운드도 좀 더 날카롭게 변한다. 차내로 유입되는 풍절음이나 각종 소음에는 다소 취약한 모습이다.


오프로드로 발길을 돌렸다. 몇 차례의 회전, 곡선 구간을 지날 때 마다 높은 지상고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노면이 좋지 않은 구간도 훌륭하게 빠져나간다. 그러나 다소 단단한 세팅의 차체는 외부의 충격을 그대로 운전자에게 전달해 주었다. 잔 자갈이 많은 구간을 주행 시 느꼈던 잔 진동들로 인한 잔잔한 충격은 아직까지 머리 속에 남아 있다.


구동방식이 할덱스 타입의 상시 4륜구동임을 감안한다면, XC90 R디자인은 오프로드보다는 도심주행에 가중치를 조금 더 둔 것으로 판단된다. 오프로드 주행이 많은 경우라면 R디자인보다는 기본형을 권하고 싶다. R디자인에 비해 비교적 긴 서스펜션과 댐핑스크로 세팅된 기본형이 오프로드에서는 보다 편안한 주행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연비는 도심 구간 8Km/l, 고속도로 12Km/l이다.

총평


퇴역을 앞 둔 멋진 항공모함처럼 느껴지는 차이다. 언제나 듬직하며, 언제나 여유가 있어 보이는 차이다. 부담스럽지 않은 차이다. 카이엔이나 X5, Q7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래서 그리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았나 보다. 올해 상반기면 새로운 모습의 XC90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인고의 세월 동안 제 역할을 다한, 구형 모델이 될 XC90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가격은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73,300,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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