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과 즐거움의 공존 - 볼보 S60 D2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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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과 즐거움의 공존 - 볼보 S60 D2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4.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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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의 스포츠 세단, S60은 기자에게 있어 꽤나 각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 동안 가지고 있었던 볼보에 대한 고루한 선입견을 타파하게 만들어 준 장본인이었기 때문이다. 도전적인 인상의 외모를 시작으로 호쾌한 감각의 파워트레인과 튼튼한 섀시에서 나오는 그 옹골찬 감각은 지금도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런 S60에 D2 모델이 추가되었다. 막내인 V40 D2에 얹히던 1.6리터 디젤 파워트레인을 이식한 모델이다. 경제성을 중시한 파워트레인을 스포츠 세단을 표방하는 S60의 보닛 아래 두기에 여러모로 부족하지 않을까 싶은 걱정이 앞선다. 작년에 경험했었던 V40 D2의 다소 아쉬웠던 기억 때문이다. V40 D2는 경제성,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차는 타 보지 않고는 모르는 법. S60 D2를 직접 시승하며 S60 D2가 그저 시류에 영합하는 경제적이기만 한 차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을 지를 짚어본다.






S60 D2는 전체적으로 상위 등급의 S60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외양을 가지고 있다. 가장 낮은 트림에 드는 모델이지만 외관 상으로 상위 등급 모델들과 차이를 찾기가 어렵다. 굳이 찾아 내라면 전방의 레이더나 주차 센서 등이 제외된 점, 좀 더 작은 사이즈의 휠/타이어를 사용하는 점, 그리고 트렁크 리드에 D2 뱃지와 ‘DRIVe’스티커가 붙어있다는 점 정도다. 전장 X 전폭 X 전고는 4630 X 1865 X 1480mm이고 타이어 규격은 215/50 R17이다.







독특함이 살아 있으면서도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의 실내 분위기 또한 상위 모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크 그레이 톤의 컴포트 가죽 시트와 센터 스택의 메탈 장식, 메탈로 악센트를 준 스티어링 휠 등, 전반적인 구성이 D4모델의 사양과 유사하다. 볼보의 센서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물론, 3 가지 시각 테마를 제공하는 어댑티브 디지털 디스플레이 또한 공히 적용되어 있다. 물론 볼보의 자랑, 시티 세이프티 시스템 또한 적용되어 있다.






S60 D2에 적용된 컴포트 시트는 허리에 자연스럽게 감겨오는 느낌이 일품이다. 착석감은 부드러우면서도 은근히 탄탄한 구석이 있어, 장시간 운전 시 피로감이 적게 드는 편이다. 급격한 주행환경에서 몸을 잡아주는 능력 또한 동급의 엔트리급 세단들 중에 크게 뒤지지 않는 편이다. 뒷좌석 시트는 부드러운 착석감을 갖고 있으며 비교적 넉넉한 공간을 가지고 있다. 늘씬한 루프 라인에도 불구하고 헤드룸에 꽤나 여유가 있고 레그룸 또한 넉넉한 편이다. 트렁크 용량은 다른 S60모델들과 같다. 가벼운 짐을 임시 고정하기에 좋은 볼보의 그로서리 홀더 또한 기본 적용 되어있다. 6:4 분할 식의 리어시트와 스키 쓰루 기능도 지원한다.





S60 D2는 초입에 언급했듯이, 1.6리터 터보 디젤 엔진이 장착되어 있다. 여기에 게트락의 자동 6단 파워시프트 더블 클러치 변속기가 매칭된다. 최고출력 115마력/3600rpm, 최대토크 27.5kg.m/1750~2500rpm을 발휘한다. 공인 연비는 17.2km/l로 명시되어 있다. V40 D2에서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던 기억으로 남았던 이 파워트레인 구성이 S60에서 어떻게 발현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쁘지 않다"다. 일상적인 운행에서는 무난한 순발력을 보인다. 제원 상의 0-100km/h 가속 시간은 12.3초이고, 실제로 측정해본 시간도 12.5초 내외로 근접하게 나온다. 가속감 자체는 폭발적인 감각과는 거리가 멀지만 꾸준히, 그리고 진득하게 차를 밀어주는 느낌이 든다. 늦기는 하지만 힘이 모자란다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는다. 더블 클러치 변속기도 개선이 이루어졌는지, 고회전 영역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는 일이 적어졌다. 그만큼 동력이 착실히 노면에 전달되는 알찬 느낌이 든다. S60 D2는 D5모델과 같은 패들 시프트가 준비되어 있다는 점도 만족스런 부분이다.





그런가 하면 코너에서도 꽤나 즐겁게 달려준다. 본 바탕도 튼실한 편이지만 무엇보다도 D2 모델을 위해 적용된 투어링 섀시가 이러한 감각을 자아내는 데 크게 공헌한다. 이로 인해 엔트리급임에도 불구하고 상위 등급 모델들에 기죽지 않는 탄탄한 감각을 전해준다. 일상에만 치중하여 아쉬움을 주었던 V40 D2와는 확실히 다른 성격이다. 스포츠 세단으로 태어났던 자신의 태생을 피력하는 듯, 운전자의 의도에 정직하게 반응한다. 물론 한계는 생각보다 높지 않지만, 즐겁게 달려주는 데 있어서 필요 충분한 정도의 능력은 발휘한다.





일상으로 돌아오게 되면 S60 D2는 무난한 수준의 승차감과 소음 억제능력을 지닌 패밀리 세단으로 변신한다. S60 D2의 투어링 섀시는 탄탄한 감각과 함께 적당한 부드러움을 겸비하고 있다. 탄탄하지만 불필요할 정도로 딱딱하지 않다. 소음과 진동의 억제 능력 또한 동급 세단들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다. 정제가 잘 되어있고 마무리가 잘 된 느낌을 준다.


S60 D2에 장착된 스타트/스톱 시스템은 차가 완전히 정지하고 나서 작동하기는 하는데, 시동을 끄는 시점이 조금 빠른 감이 있다. 간혹 브레이크를 떼었다 붙였다 하며 거리를 조절하려는 도중에 작동하는 경우도 있다. 재시동은 대체로 엑셀러레이터를 조작하는 시점에서 이루어진다.



공인 연비는 도심 15.9km/l, 고속도로 21.1km/l, 복합 17.2km/l로 등록되어 있다. S60 D2를 시승하며 트립 컴퓨터 기준으로 측정한 연비는 다음과 같다. 연비 측정 중에는 스타트/스톱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급가속과 급제동을 최대한 자제해 가며 운행했다. 러시아워 시간대의 남부순환도로와 양재대로 등을 거치며 측정한 평균 연비는 12.8km/l를 기록했다. 한산한 시간대의 서울 시내 평균 연비는 16km/l 초중반 대를 기록했다. 원활한 교통흐름을 가진 고속도로에서는 공인연비인 21.1km/l를 상회하는 평균연비를 보여주었다. 과격한 주행 상황에서는 10km/l까지도 떨어지지만 그 이하로는 잘 내려가지 않는다.



S60 D2를 시승하기 전에 걱정을 다소 했다. 인상적인 감흥을 주었던 스포츠 세단이 단지 ‘절약’만을 위한 세단으로 전락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확실히 S60 D2는 절약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볼보는 그것을 위해 S60이 가진 스포츠 세단의 캐릭터를 완전히 지워버리는 짓은 하지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S60 D2가 본격적인 스포츠 세단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어디까지나 일상적인 이용을 위한 편안하고 경제적인 패밀리 세단이다. 하지만 그 태생에서 나온 스포티한 요소들을 약간 남겨두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약간 남겨진 요소들이 S60 D2를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어준다.


유류비 부담이 악화 일로로 가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1.6리터급 디젤모델들은 그 경제성 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경제성을 챙기면서도 좀 더 즐겁게 운전하기를 원한다면 S60 D2는 만족스런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가격은 VAT 포함 4,180만원이다.

S60 중고차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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